보안업계가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업체에서 발표한 성과에 거품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장 입지를 다지기 위해 원가 수준의 저가경쟁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포화된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해외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겠다는 국내 보안업계는 그동안 분주히 해외 진출을 준비해 왔다. 해외 진출이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없는 시장인 만큼 오랫동안 숙원사업으로 해외를 노크해 온 업체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보안업계 일각에서는 업계 해외진출 성적표가 과대평가됐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미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일본, 중국 등의 시장에서 제 값을 받지 못하고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원가 겨우 넘긴 낮은 가격...“국내업체 중국서 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보안 시장에 뛰어든 국내 보안업체 A사는 현지 솔루션 업체의 절반가격에 제품을 납품했다. 여기에 유지보수 비용까지 할인해 주기로 했다. 이는 겨우 원가를 넘기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퍼런스 확보를 통해 입지 굳히기가 급선무다 보니 저가로 수주할 수 밖에 없었다.
국내서도 꾸준히 지적돼 왔던 저가경쟁에 따른 '제 살 깎아먹기' 영업활동이 해외서도 성행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저가경쟁은 중국의 대표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로 인해 시작됐다. 화웨이가 중국 보안 시장에서 워낙 낮은 가격정책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기업들도 저가겨쟁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중국에 진출한 한 보안업체 해외영업 담당자는 중국 보안시장은 상상 이상의 낮은 가격으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중국 내 레퍼런스 확보를 통한 시장선점이 우선시 되다보니 업체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토로했다.

■日서도 경쟁 본격화, “저가 경쟁 불가피하다”
국내 보안업체들의 첫 번째 해외 진출 목표였던 일본 보안 시장은 그 규모가 확대되고 있어 전 세계 보안업체들이 몰려있는 상황이다. 보안에 대한 높은 인식과 중소규모 시장까지 활짝 열려있기 때문에 상당히 매력 있는 시장이다.
그렇지만 대부분 영역에 보안 솔루션이 구축되면서 일본시장도 포화상태에 접어들었다. 이 때문에 시장 내 경쟁이 가속화되는 추세다.
보안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 시장에서는 제 값을 받을 수 있다는 것도 옛날 이야기라면서 일본 내 시장경쟁이 과열되면서 국내업체들이 저가정책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일본 보안 시장의 생태계가 무너진 상태는 아니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렇지만 경쟁과열로 인해 저가경쟁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수순이기 때문에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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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보안업체 해외영업 담당자는 일본 보안 시장은 국내는 물론 전 세계 보안업체들이 노리고 있어 가격 경쟁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어느 정도 시장이 조성돼 있는 상황에서 후발주자인 국내 업체는 저가 및 덤핑판매가 불가피할 수 있다면서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열악한 국내 보안 시장 환경을 개선해 자체 경쟁력을 정비할 수 있도록 범국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