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저가TV 시장, 이른바 ‘반값TV’ 생산에 뛰어든다는 보도가 나왔다. 지난 10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국제가전제품박람회(CES 2012)에서 윤부근 삼성전자 CE담당 사장과 이쌍수 LG전자 상품기획담당 상무가 이와 같은 의미의 발언을 했다.
윤 사장은 “시장 수요만 있다면 우리도 저가TV를 내놓을 수 있다”고 했고 이 상무는 “반값까지는 아니지만 저렴한 32인치 LCD TV를 상반기내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사업하는 사람 입장에서 의미있는 수익이 발생한다면 하지못할 것은 별로 없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역시 수요가 많다면 가격을 조금 낮춰서 내놓지 않을 이유가 없다. 어차피 가격은 시장이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쌍수 LG전자 상무의 말은 그렇다 치더라도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의 말은 아마도 이러한 자본주의의 원칙론에 입각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단언하자면 적어도 삼성전자가 향후 저가TV를 내놓을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세계 1위 TV 기업이 굳이 진흙탕 싸움을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나아가 국내 소비자들이 글로벌 1, 2위를 다투는 국내 TV 제조업체들에게 바라는 것 역시 무조건 가격이 싼 저가TV는 아니다. 만약 가격이 저렴한 TV가 필요하다면 중국 혹은 대만산 제품을 구입하면 그만이다. 비록 디자인이 기능이 다소 떨어지고 고장이 날 확률이 높더라도 일단 싼 맛에 구입하기 좋은 제품 말이다.
차라리 소비자들은 원하는 기능을 고를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기를 원하는 눈치다. 가령 이들 업체들이 내세우고 있는 3D나 스마트 기능의 경우 어떤 사용자에게는 불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능은 이제 32인치 이상 제품에 기본 탑재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저 큰 화면에 또렷한 화질로 공중파나 케이블 방송을 시청하고 싶은 시청자에게 이러한 기능은 단지 TV 가격을 올리는 요인으로 보일 뿐이다. 소비자들이 저가TV를 구입하면서 많이 하는 이야기다. “나는 3D도 스마트도 필요없으니 그냥 싼거 살래.”
물론 이들 업체가 이러한 결정을 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동안 제품 차별화를 위한 스마트와 3D 기능 개발에 투자한 막대한 비용도 물론이거니와 보급률 확대를 통해 향후 콘텐츠 생태계까지도 구축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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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소비자들은 아날로그 방송 종료와 함께 본격적인 디지털 방송 시대로 접어들게 되면 TV 교체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기왕 바꿀 TV라면 AS도 편리하고 디자인도 뛰어나고 화질도 좋은 삼성이나 LG TV를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
소비자 입장에서 돈만 넉넉하다면 첨단 기능이 집약된 최신 TV를 사면 그만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면 비록 3D나 스마트 기능은 없더라도 합리적인 가격을 가진 TV도 만족스럽다. 이것이 소비자들이 이들 기업에게 바라는 ‘반값’ TV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