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정현정 기자>2012년 말로 예정된 지상파 디지털 전환 이후 회수되는 700MHz 대역 주파수를 놓고 방송과 통신 업계 간 신경전이 벌어지는 가운데 지상파 방송사가 700MHz 대역 주파수를 활용한 차세대 방송 로드맵을 내놨다.
한국방송협회는 13일 제주 휘닉스아일랜드에서 ‘제1회 방송정책 포럼’을 열고 700MHz 여유대역을 활용한 지상파 차세대 방송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업계에서는 통신분야에서 4세대 이동통신 서비스가 나오는 것처럼 방송분야에서도 초고화질(UHD) 방송과 3DTV 등 실감방송 등 차세대 먹거리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포럼에서 발제를 맡은 정제창 한양대학교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TV 해상도가 높아지면서 이제 55인치 이상에서는 HDTV 해상도로도 부족함을 느낀다”면서 “60에서 90인치는 4K UHD, 100인치 이상에서는 8K UHD 필요하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UHD는 현재 HD방송 보다 해상도가 4배에서 16배 높아지는 방송을 말한다. 2009년 ‘천사와 악마’를 필두로 영화에서 먼저 도입됐다. 방송사도 제작현장에 4K 카메라를 도입해 TV드라마 ‘추노’, ‘전우’ 등 4K UHD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3D 역시 현재 66번 채널을 통해 듀얼스트림 방식을 이용한 실험방송을 진행 중이다. 듀얼스트림 방식은 좌우 영상에 다른 압축방식을 적용해 왼쪽 영상은 MPEG-2를 이용해 12Mbps 수준으로, 오른쪽 영상은 최신 기술인 H.264를 이용해 6Mbps 수준으로 압축해서 보내는 방식이다.
하지만 지상파 관계자들은 현재 가지고 있는 주파수 자원을 가지고는 UHD는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3D 역시 압축율이 높아지면서 풀HD 전송이 어려워 떨어지는 화질을 감수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박진우 KBS 송신기획팀장은 “3D가 차세대 방송의 종착점이 될 수 없고 오히려 UHD가 차세대 방송의 비전에 가깝다”면서 “하지만 주파수 자원이 부족해 UHD는 시도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차세대 방송을 위해 디지털 전환 이후 700MHz 대역 108MHz 폭 중 일부를 지상파 방송사에 배정해야 한다고 요구 중이다. 현재 HD환경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최소한의 대역을 이용해서 3D 또는 UHD 방송이 가능한 시나리오도 마련했다.
정제창 교수는 “방송사에 6MHz 채널을 하나씩만 더 주면 기존 6MHz에서는 기존처럼 HD 방송을 송출하고 추가 6MHz에 추가 영상을 보내면 화질 저하가 전혀 없는 3D 방송이 가능하다”면서 “남는 대역에는 추가로 HD와 SD 채널 배정하면 지상파다채널서비스(MMS)도 자연스럽게 해결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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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기존 대역에 HDTV보내고 추가 대역에 4K UHDTV로 UHD수상기 가진 사람은 더 선명한 화질로 볼 수 있다”면서 “만약 여기에 6MHz를 하나 더 추가로 배정한다면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있는 한계 해상도인 8K까지도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조삼모 SBS 정책팀 박사는 “현재 지상파 콘텐츠 제작 단계는 4K에서 8K까지 넘어가고 있지만 그걸 보낼 수 잇는 송신 인프라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HD 수준으로 낮춰서 보낸다”면서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전환은 끝나가는 단계고 이제 디지털에서 새로운 디지털로 발전해야 하는 시기인데 우리나라 정부는 지상파의 UHD 전송에 관한 부분은 백지상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