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개발사들의 해외 선전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이제 해외 앱스토어에서 토종 앱이 상위권에 든 것이 더 이상 드물기만 한 일은 아니다.
특히 이러한 경향은 일본 앱스토어, 그것도 교육 분야에서 두드러진다. 이미 일본 앱스토어 교육 분야는 한국 앱 개발사들 사이의 경쟁 무대가 된지 오래다. 현재 일본에서는 코코네, 포도트리, 워터베어소프트, 마인드스퀘어 등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단순히 일본 앱스토어에 앱을 론칭한 것을 넘어서서 현지 법인을 설립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코코네는 아예 본사를 일본에 뒀으며 포도트리는 지난 5월, 워터베어소프트는 지난달 각각 일본 법인을 설립했다. 최근 ‘i사진폴더’로 일본 앱스토어를 휩쓴 인사이트미디어도 내년 초 법인 설립이나 주재원을 두는 것을 검토 중이다.
실제로 일본에서 선전 중인 개발사에게 비결을 물었다. 우선 이들은 일본 앱스토어가 한국 개발사들에게 매력적인 이유로 세 가지를 꼽았다. 구체적으로는 시장 규모, 앱의 다양성, 유료 콘텐츠 소비문화 등이다.
일본 앱스토어는 일단 유료 앱 시장 규모 자체가 한국보다 크다. 보수적으로는 세 네 배, 좀 더 공격적으로는 열 배까지도 한국 앱스토어와 차이가 난다는 의견을 내놨다. 똑같이 한일 앱스토어에서 1위를 했다고 해도 매출은 천지차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는 유료 콘텐츠 소비문화도 한 몫 했다. 돈을 내고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기 때문에 교육이나 출판 분야의 매출도 커진다. 또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는 게임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면 일본에서는 교육, 유틸리티 등 다양한 앱들에 대한 니즈가 상당하다.
조세원 워터베어소프트 대표는 “일본은 한국과 비슷하게 영어나 중국어 같은 어학, 교육, 북 카테고리에 대한 이용자들의 니즈가 있다”며 “게임이 차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다른 나라와 달리 일본은 전체의 30% 정도가 게임을 제외한 앱”이라고 말했다.
■빠른 의사결정, 한국 개발사 경쟁력
한국 개발사들이 일본 앱스토어 교육 분야에서 비교적 선전하고 있는 이유로는 빠른 의사결정과 적극적인 투자 등을 들었다.
조 대표는 “아무래도 한국 개발사들이 순발력이 좋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아직까지는 일본 앱 회사들은 업데이트를 하는 등에 대해 대응력이 한국 회사와 비교하면 느리다는 설명이다.
인사이트미디어 고만철 글로벌 마케팅팀장 역시 “스마트폰 앱은 주기가 짧고, 출시 후에도 빠른 대응을 필요로 하는데 일본의 경우 수직적인 결재 단계가 많고 시일이 오래 걸리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부분에서 발 빠르게 대응하는 한국 개발사들이 경쟁력을 가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개발사의 규모와 투자 등도 경쟁력으로 꼽혔다. 이진수 포도트리 대표는 “일본에서는 게임을 제외한 앱 개발사들은 규모가 별로 크지 않다”며 “오히려 한국 앱 개발사들이 더 크고 자금력에 우위를 가지고 있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장밋빛 환상은 금물, 현지화 주력해야
물론 한국 개발사들이 일본에 진출하기만 하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일본 앱스토어의 앱이 다양하다는 것은 그만큼 순위 경쟁이 더욱 심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많은 개발사들이 일본에 법인을 설립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우리나라의 티스토어 같은 일본 현지 앱스토어에 진출하려면 법인을 설립해야 한다는 실질적인 이유 외에도, 일본 이용자의 니즈를 파악하고 트렌드를 읽으려면 직접 부딪쳐봐야 한다는 필요성이 기저에 깔렸다.
유희동 코코네코리아 공동대표는 “한국에서 만들어서 일본 시장에 내놓는 것이 단기간에는 먹힐 수 있다”면서도 “오래 가지는 못한다”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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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스토어의 특성상, 처음 앱을 론칭한 후 차트 순위권에 들었다고 하더라도 하루 만에 밀려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다양한 앱이 쏟아지는 일본 시장에서는 이런 경향이 더욱 심하다는 설명이다.
유 대표는 “단순히 한국에서 일본어로 번역을 한다고 해도 실제 일본 사람들이 쓰는 문장이 아닌 경우가 태반”이라며 “한국에서 일본 시장을 바라보면 안 되고, 일본 기획자들의 눈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