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적이 오늘의 친구’
현재 국내 스마트폰 게임 시장을 한 마디로 표현한 말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국내 업체들의 합종연횡이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게임빌의 송재준 이사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30%이상을 게임빌이 점유하고 있는데 글로벌 시장에선 그렇지 못하다”면서 “시장은 크고 개발력은 한정되다 보니 게임빌 혼자 글로벌을 커버하긴 어렵고, 국내 역량있는 개발사와 힘을 합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배경에서 게임빌은 자사 리소스를 늘려 지속적으로 퍼블리싱을 확대하고 있다. 게임빌이 올해 출시한 28개 게임 가운데 퍼블리싱작만 절반에 이르는 13개다. 특히 게임빌은 올 초 퍼블리싱한 ‘에어펭귄’이 이른바 대박을 치면서 유통 사업에 더욱 전력투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내놓은 게임도 자사 간판작인 ‘2012프로야구’를 제외하고 ‘콜로세움 히어로즈’, ‘라스트워’, ‘카툰워즈 거너’ ‘컷더로프’ 등 모두 퍼블리싱작이다.
이에 못잖게 스마트폰 게임 퍼블리싱 사업에 공격적인 곳은 NHN 한게임이다. 한게임은 본사 제작센터와 자회사인 오렌지크루를 지원하는 한편 퍼블리싱작 물량 공세에 나서고 있다. 이 회사는 앱스토어 국내 게임 카테고리 개방을 전후로 일주일에 하나 꼴로 게임을 잇따라 출시했다.
그룹 차원에서도 전방위 지원 체제다. 전사적으로 ‘스마트 한게임’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는가 하면 네이버 포털 등을 활용한 매스 마케팅에도 적극적이다.
이미 시장서 역량을 인정받은 개발사 엔필, 소프트맥스, 나우게임즈 등과도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후속 시리즈를 내놓으면서 모바일 게임 퍼블리싱 명가의 이미지를 다지겠단 심산이다. 한게임 관계자는 “당장의 수익 창출을 생각하기 보다 다양한 게임을 많이 내놔 스마트폰 게임 시장에서 한게임이라는 브랜드 인지도와 시장 지배력을 높이는 목표”라고 설명했다.
성과도 좋다. 이 회사가 각각 10월 중순과 11월 초에 서비스를 시작한 ‘런앤히트’와 ‘에브리팜’은 최단기간 최다 다운로드를 달성했으며 출시 직후부터 앱스토어 매출 순위 상위권에 꾸준히 올라 있다. 두 게임의 통합 매출은 현재까지 수십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퍼블리싱이 스마트폰 게임 사업의 큰 축으로 자리잡으면서 새로운 협력 모델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모바일 게임 업계 라이벌 게임빌과 컴투스가 손을 맞잡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는 글로벌 퍼블리싱 컨소시엄에 참여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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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사업은 정부와 두 회사가 중소 모바일게임사들의 게임을 번역, CS지원, 현지화 컨설팅, 홍보·마케팅 등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내용이다. 8.25:1의 경쟁률을 뚫고 선정된 16개사를 게임빌, 컴투스가 각각 8개씩 나눠 맡는다. 게임당 지원 금액은 최대 1억원이며 개발사와 퍼블리셔간 수익배분도 기존 5:5에서 8:2로 개선해 개발사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같이 퍼블리싱 협력 모델이 가시화되는 현상에 대해 업계 전문가는 “규모 있는 게임사는 참신한 게임과 개발사를 발굴함으로써 전체 시장 내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고, 시장이 점차 조직화됨에 따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개발사와 인디 개발자들은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