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기술을 보유한 국내 팹리스 3사가 중국 태블릿 시장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으나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현지 기업들의 맞대응에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엠텍비젼·텔레칩스·코아로직 등 국내 팹리스 업계는 70개~80여개 이상에 달하는 중국 내 태블릿 제조사들에게 AP를 공급하는 형태로 사업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역풍을 만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지난 2006년부터 이 시장에 진출한 텔레칩스(대표 서민호)는 현재 매월 30억원의 매출을 내고 있다. 그러나 이 회사 관계자는 중국의 록칩이나 대만의 비아(VIA) 등의 칩 제조기업들이 가격경쟁력은 물론 급격히 기술력 확보를 바탕으로 추격하고 있다면서 향후 1년~2년 내 시장판도의 변화를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하고 잇다.
코아로직(대표 서광벽)은 올해부터 휴대폰 사업을 접고 내비게이션·블랙박스·셋톱박스와 같은 컨슈머용 기기에 탑재되는 칩으로 체질을 개선했다. 태블릿용 AP의 경우 올해부터 ARM9이나 ARM11 코어에 기반한 저가형 칩을 중국에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코아로직 관계자는 현재 약 두 개 업체와 계약을 맺은 상태에 불과하며 물량 자체가 미미한 편이라고 털어 놓았다.
엠텍비젼(대표 이성민) 역시 SKT와의 합작법인인 SK엠텍을 설립하고 중국을 상대로 기술지원 및 유통담당 부서를 차렸으나 아직까지 AP분야에서는 실적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이성민 사장은 “중국 팹리스들은 반도체 설계 자산(IP)을 빠르게 확보해 제품화하는데 반해 우리나라 기업들은 IP회사들과의 라이선스 계약과정에서 여러 가지 조건이 까다로워 의사결정 진행이 더딘 편”이라고 밝혔다.
중국 태블릿 시장은 블랙마켓을 통해 형성된다. 전자제품 유통업체들이 이 마켓을 통해 인쇄회로기판(PCB)과 외관을 구성하는 케이스(일명 꽁모)를 구매한 뒤 조립만 해서 시장에 유통시키는 식으로 형성된다. 며칠 전 여자친구에게 아이패드와 비슷한 모양의 제품을 선물해 화제가 됐던 중국 대학생 역시 블랙마켓을 통해 부품을 조달했다.
중국 내 유통사들이 만든 태블릿은 삼성이나 애플사가 출시하는 태블릿에 비해 물량은 적은 대신 종류가 수 백 개에 이른다. 유통사만 80개~90개에 달한다고 업계관계자는 설명했다. ‘박리다매’로 장사해야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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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에서는 지난 25일 시스템반도체 산업에서 중국시장의 중요성을 인식해 선전시위원회와 정보통신 및 시스템반도체(SoC) 산업 발전을 위한 포괄적 업무협력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정보통신 및 SoC 관련 공동 연구개발센터를 운영하면서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센터는 중국 완제품 기업과 국내 팹리스 기업이 공동으로 PCB에 시스템반도체를 장착한 반제품인 SoC플랫폼을 개발하며 이를 중국 기업이 주로 구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련업계는 중국 내 비즈니스에서 힘을 얻기 위해 공동R&D는 물론 시장개척을 위한 적극적인 후방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