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를 받기만 하는데도, 웬 휴대폰 요금이 이렇게 비싸?”
서울에 사는 올해 68세 K씨. 퇴직한 지 4년이 지났지만 지인·친구들과 유일한 소통수단이라 휴대폰을 없애지 못했다. 65세부터는 실버요금제 가입이 가능해 기본료가 줄어들었지만 수신 용도로 쓰는 휴대폰의 통신비는 여전히 아깝다.
K씨처럼 일정 수입이 사라진 노년층을 중심으로 선불요금제와 반값요금제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이달 한국케이블텔레콤(KCT)이 내놓은 ‘티플러스(tplus)’와 최근 이마트 휴대폰으로 유명세를 탄 프리텔레콤의 서비스가 대표적이다.■반값요금제 인기, 왜?
한국케이블텔레콤의 경우 서비스 개시 한 달째인 30일 현재 선불서비스와 후불서비스를 포함한 티플러스 가입자는 1만8천명에 이른다. 기존 이동통신3사 대비 낮은 브랜드 인지도와 유통망을 감안하면 이 같은 가입자 증가세는 이례적이다.
프리텔레콤도 전국 127개 이마트 지점에 1천대를 내놓아 현재는 재고가 바닥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반값요금제가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가계통신비 부담 때문이다. 수입이 없는 노년층에게는 더욱 절실하다. 이통3사 대비 기본료가 반값이고 요금도 20~30% 싸다.
특히, 한국케이블텔레콤은 내년 3월까지 후불서비스의 월 5천500원 기본료마저 면제해 주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소위 통신판 노예계약이라는 약정기간과 가입비도 없다. 통신료도 기존 이통사보다 23~56%까지 싸다. 반값요금제로 불리는 이유다.
한국케이블텔레콤의 티플러스 요금제는 휴대폰을 주로 받는 용도로 사용하는 노년층에 더욱 유용하다. 통화나 메시지(SMS)를 많이 사용하는 경우 통신료를 더욱 절감할 수 있다.
■편의점에서 휴대폰 산다
반값 이동전화 서비스가 반짝 유행에 그치지는 않을 전망이다. 정부가 내년 4월부터 이동전화 재판매사업자(MVNO)의 번호이동을 허용하고, 5월부터는 가입자인증모듈(USIM)의 교체만으로 손쉽게 이통사를 바꿀 수 있는 블랙리스트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존에 사용 중인 휴대폰을 교체하거나 새 휴대폰을 구매하지 않아도 다른 이통사로 넘어가는 것이 수월해진다. 앞서 K씨처럼 기본료에 대한 부담이 있는 경우라면 기존 이통사를 해지하고 재판매사업자의 USIM을 구입해 갈아 끼우는 것만으로 통신비를 아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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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케이블텔레콤의 경우 12월부터 서울지역을 시작으로 전국 편의점에서 USIM 카드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올 연말까지 3만 가입자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장윤식 한국케이블텔레콤 사장은 “연말까지 현재 확보된 50개 대리점과 1천개의 판매점을 각각 100개, 3천개까지 확대할 것”이라며 “내년 4월 MVNO에게 번호이동이 허용되고 블랙리스트 제도가 도입되면 MVNO의 반값요금제는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