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패널의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의 현물거래가격이 1kg당 30달러 수준까지 떨어지고 있는데도 주요 폴리실리콘 제조업체들의 설비투자는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시장조사업체인 솔라앤에너지에 따르면 내년에는 상위 10개 기업들의 공급량만으로도 전 세계 폴리실리콘 수요를 충당할 수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솔라앤에너지는 “폴리실리콘이 이미 공급과잉에 이르렀음에도 주요업체들의 공격적인 증설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야말로 사생결단식 대결을 의미하는 이른바 '치킨게임'식 설비증설 상황이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15일(현지시간) 업계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폴리실리콘 가격이 킬로그램(kg)당 30달러 이하로 떨어졌으며, 25달러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9일(현지시간) 태양광 시장조사업체인 PV인사이트가 발표한 킬로그램당 34달러 보다도 11%가 하락한 가격이다. 국내 최대 폴리실리콘 공급업체인 OCI(대표 백우석)는 지난 4월 발표한대로 내년 제4공장 건설(연산 2만톤), 제5공장 건설(연산 2만4천톤)을 포함해 2013년 말까지 총 8만6천톤 규모의 폴리실리콘 생산량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은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화학(대표 김반석)은 지난 4월부터 폴리실리콘 산업 진출을 준비했으나 지난달 3분기 실적발표 뒤 김반석 LG화학 부회장은 “폴리실리콘 등 신사업은 큰 투자가 필요한 만큼 현금보유고를 늘리고, 장비투자는 보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독일 바커, 중국 LDK솔라, 미국 헴록·칼리솔라 등 글로벌 태양광 업체들은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솔라앤에너지에 따르면 바커는 지난달부터 9억 유로를 투자해 추가로 연간 1만5천톤 규모의 폴리실리콘 생산공장을 가동한다고 발표했다. 이 기업의 현재 생산량은 연간 3만3천톤 규모다.
LDK솔라 역시 3만톤 규모의 생산설비 투자계획을 밝힌 바 있다. LDK는 내후년 말까지 총 5만5천톤의 생산량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헴록은 내년부터 미국 테네시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하면 생산용량이 1만톤 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회사는 미시간에 3만6천톤 규모의 생산시설을 확보하고 있다. 칼리솔라는 지난 9월 미국 미시시피에 1만6천톤 규모의 폴리실리콘 생산공장을 추가 건설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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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이 폴리실리콘 가격하락과 수요부진에도 주요 기업들의 투자가 계속되는 이유에 대해 업계관계자는 “오히려 폴리실리콘 업계 상위 1·2위를 다투는 이들 업체에게는 지금 상황이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태양광 패널 수요부진에 따라 후발업체들이 진출하기를 꺼리는 시점에서 가격은 낮더라도 생산량을 늘려 시장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OCI관계자는 “OCI·바커·헴록 등 3사가 시장점유율 13%~15% 사이를 오가면서 업계 1위를 놓고 다투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