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P, 'SRM 집중' 위해 틈새업체 인수도

일반입력 :2011/11/15 12:00    수정: 2011/11/29 08:21

기업용 소프트웨어(SW) 전문기업 SAP코리아가 전사적 자원 관리(ERP) 시장을 넘어 공급사관계관리(SRM) 부문의 비전을 강화하고 있다. 포화 상태인 대기업ERP 영역 이후 성장 잠재성이 큰 분야로 주목한 모양새다. 틈새시장에 초점을 맞춘 국내 기업들에 비해 전문인력과 연구개발 투입규모가 훨씬 앞서고, 유망 업체를 인수합병해 그 역량을 SAP의 것으로 만드는 노력도 추진중이라고 밝혀 눈길을 끈다.

SAP는 지난 9월 크로스게이트를 인수하기 전부터 틈새사업자로 분류되는 A2i(2004년)와 프릭션리스커머스(2006년), 관련 모듈을 갖고 있었던 비즈니스오브젝트(2007) 등을 인수해 SRM 역량을 키워왔다. 회사 성향상 특정분야 업체 인수에 초점을 맞춘 것은 이례적이다. 기존 자사 역량과 이질적이었던 모바일과 데이터베이스(DB)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사이베이스를 사들인 것처럼 SRM 솔루션을 광범위하게 확장시키려는 의도로 읽힌다.

강점인 자사 ERP 시스템을 기간계로 채택한 기업들이 목표고객에 많기 때문에 완벽한 통합을 차별화 요소로 내걸었다. SAP ERP 사용 기업이 SRM을 추가로 도입시 자원효율성과 표준화된 운영에 이점을 보인다는 얘기다.

회사는 SRM을 'ERP로 촉발된 프로세스 혁신의 마지막 연결고리'로 제시한다. 대다수 기업 입장에서 협력 네트워크를 투명하게 운영, 공정하게 관리하면서 글로벌 선진 프로세스를 갖출 수 있다는 메시지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SRM 아직 '중구난방'

과거 SRM은 여러 협력사간 관계를 관리하는 제조업체 요구에 대응키 위해 나왔다. 발주, 응답, 이상유무, 반응과 결과보고 등을 관리하는 것이다. 국내 시장에는 최근까지도 업체 평가, 운영쪽에 치중된 모듈이라는 인식이 박혀 있다. '구매SCM'이라는 표현도 있는데 이는 외부에서 사용 기업으로 들여오는 영역을 관리하는 '인바운드' 성격을 부각시킨 것이다. 지난 2005~2006년부터 삼성전자 프로젝트로 유행한 명칭으로 알려졌다.

이에 SAP측은 우선 수치를 객관화하고 외부정보를 반영, 적용하는 방향으로 공정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14일 SAP코리아 라인오브비즈니스(LoB) 솔루션 조달부문 총괄담당 권순영 부장은 이전 SRM하면 업체를 평가하는 용도로만 여겼는데 이제 역할과 범위가 운영과 업체간 협업을 조율하는 쪽으로 늘었다며 그 평가 방식이 기업내부용 인재관리(HR)와 비슷하지만 외부 시장, 유력 기관 데이터를 가져와 공정성을 높여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업계를 리드하는 기업들은 '매출과 이익 극대화'라는 뚜렷한 목표를 인식하고 대규모 전략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는 구매부문이 기업 지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제조사에 두드러진 경향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성숙도 맞춰 간다

SAP는 전략산업, 전자조립과 자동차와 소비재 분야 등 영역별 특화 솔루션을 통해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활동 분야를 다양화할 계획도 제시했다. 물론 국내보다 흐름이 빠른 해외의 경우다. 월정액 사용료 기반 '온디맨드'서비스로도 준비중이지만 국내 출시는 미지수다.

해외서는 프로세스 혁신뿐 아니라 ERP와 SRM을 함께 도입하는 경우도 있다. ERP 영역을 확장한 개념으로 도입 초기부터 SRM을 포함해두는 게 일반적이다. 또 신규 솔루션 개발과 고도화 기술도 출시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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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부장은 국내 시장은 지난 몇년간 SRM 솔루션에 대한 정의가 명확치 않았고 성숙도 측면에서도 해외와 격차를 보일 것이라 예상된다며 SAP는 오랫동안 공급망관리(SCM)의 '구매' 관련 지원을 해왔기 때문에 SRM 영역을 크게 잡고 있는데 타사의 범위가 좁거나 중점적인 성격이 다른 경우도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국내 시장에서 SRM에 대한 기대가 주로 업무자동화, 구매담당자 편의성을 바라본다고 진단했다. SAP코리아 역시 국내 수요에 맞춰 솔루션 공급을 주력하며 더 규모가 큰 전략과제를 이끌어내겠다는 접근법을 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