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기기 사용자가 주소록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없이 연락처를 찾거나 앨범을 열지 않고 사진을 다룰 수 있는 기술이 상용화를 앞뒀다. 이 소프트웨어(SW)를 적용한 단말기 사용자는 자신과 관계된 인물, 시간, 일정, 장소 데이터를 특정 앱에 의존하지 않고 즉시 가져올 수 있다.
독일 SW업체 '엑스비(ExB) 프티프티(petitpetit, PTPT)'가 그 개발사다. 회사는 자사와 동명의 모바일 데이터 제어 솔루션 'PTPT'를 소개하며 국내 총판 협력사 일도코리아와 함께 우리나라에 진출한다고 14일 밝혔다.
PTPT는 모든 정보를 '사람', '사물', '장소', '시간'이라는 범주로 구분해 다른 앱들이 이를 검색하거나 가져올 수 있게 해주는 프레임워크다. 데이터가 생기면 그 앱과 무관하게 사용자를 그 중심에 놓고 자료간의 관계를 자동으로 맺어준다는 게 개발사측 설명이다. 독자적인 데이터스토리지, 지식처리시스템(KPS), 앱 프레임워크, 터치스크린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포함한다. 기본 UI 디자인은 PTPT를 적용할 단말기 업체들이 원하는대로 교체 가능하다.
PTPT에 포함된 '코파일럿(co-pilot)'은 연관된 데이터에서 가장 알맞은 콘텐츠를 표시해주는 정보처리기술이다. 애플 iOS의 인공지능 기술 '시리'가 코파일럿과 가장 유사한 역할을 한다고 회사측은 언급했다.
라민 아사돌라히 엑스비 PTPT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시리는 웹과 인터넷 등 외부 데이터 위주로 작동하고 반드시 사용자 음성 입력이 필요해 불편한 기술이라면서 코파일럿은 단말기에 저장되는 앱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고 사용자가 제시하는 정보뿐 아니라 단문메시지(SMS) 수신 내용 등에도 반응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 시연을 통해 본 PTPT 기본 프로그램은 윈도8 메트로UI 플랫폼에서처럼 종류가 다른 앱끼리 데이터를 넘겨주고 받는 모습을 보인다. 타이핑 없이 기본 제공되는 터치UI만으로 방대한 데이터를 특정 조건에 맞춰 찾아낼 수 있다.
간단한 예로 수백개 주소록을 검색키 위해 특정 사진을 설정하거나, 시간을 지정하면 그와 관련된 인물의 연락처만 남는다. 사진을 찾을 때 역시 특정 인물, 시간, 장소를 지정해 추려낼 수 있다. 단순히 검색만 하는 게 아니다. 2명의 사람이나 2개의 조직을 선택해 양측에 공통적으로 연관된 데이터와 그렇지 않은 대상을 시각적으로 표현할 수도 있다.
PTPT는 기존 앱들이 저장해온 데이터가 고립돼 있어 활용도가 떨어졌다는 지적에 따라 고안됐다. 모바일기기 사용자들이 앱을 사용하면서 단말기에 쌓아둔 데이터들을 서로 연결해 그 가치를 높여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C++ 언어 기반이라 안드로이드, 바다 등 모바일 운영체제(OS)뿐 아니라 윈도, 리눅스같은 PC 환경에서도 구현할 수 있다. 다만 이를 쓰기 위해 기존 앱이 저장한 데이터를 인식해 읽어내는 과정이 필요하다. 외부에서 접근 가능한 파일 형식은 PTPT가 알아차릴 수 있다. 모바일 환경에서 정보가 보호되는 앱의 데이터를 읽어내려면 회사가 제공하는 개발자용 SW개발도구(SDK)를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사돌라히 CEO는 PTPT는 사용자가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느냐'는 생각에 따라 정보를 활용하는 시나리오를 효율화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며 (모바일 기기를 생산하는) OEM 제조사 대부분을 잠재 고객으로 설정하고 대만, 중국 등 아시아 시장에서 큰 성장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회사는 올초 태블릿용 PTPT를 선보인 바 있다. 이미 정형화된 PC와 스마트폰 단말기 UI보다 차별화가 쉬운 태블릿 영역에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현재 태블릿용 PTPT는 베타버전으로 테스트를 거치고 있다. 비밀유지계약(NDA)아래 우리나라, 중국, 대만 주요 제조사들과 계약체결을 위해 논의중이라고 회사측은 언급했다.
이날 회사가 새로 선보인 것은 스마트폰용 PTPT 시제품이다. 스마트폰용 PTPT는 다음달 중순, 크리스마스 전에 PC와의 데이터동기화 기능을 품고 나올 예정이다. PC용 버전은 내년 선보일 계획이다.
▲ 태블릿 PTPT 솔루션 시연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