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세계 반도체 2위 하이닉스 인수에 단독 참여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하이닉스를 품에 안기로 결정한 만큼 시너지를 본격 고민해야 할 때이다.
우선, 하이닉스의 주종목이 메모리가 아닌 시스템 반도체로 옮겨질 가능성이 크다. SK텔레콤이 휴대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 경쟁력을 갖추겠다면 시스템 반도체가 필수적인데, 하이닉스는 메모리에 주력해 온 기업이다.
하이닉스 시스템 반도체 강화에 대한 SK텔레콤 경영진의 예고는 이미 나왔다.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은 지난 8월 임시주주총회서 “하이닉스의 역량을 잘 알지만 메모리에 사업이 너무 편중됐다”며 “통신사업과 연계성이 높은 부분(시스템 반도체) 사업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메모리는 다품종 소량 생산인데 시장과 고객을 잘 아는 기업이 잘 할수 있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따라 하이닉스 내부서 시스템 반도체 부문에 힘이 더해지고, 다른 쪽은 다소 투자가 보수적이 될 전망을 배제할 수 없다.
문제는 SK텔레콤이 제조업 경험이 거의 없다는 것. 글로벌 경제 상황에 따라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초고도 산업 반도체를 어떻게 이끌어갈지 고민이 크다.
이에 따라 기존 하이닉스 경영진 대부분이 자리를 지킨다 혹은, 최고경영자만 남고 재무나 인사는 SK그룹 출신이 배치된다는 시나리오들이 계속해서 나온다.
SK그룹 관계자는 “하이닉스 경영진들이 반도체 세계 2위 회사를 키운 만큼 전문성은 뛰어나다”며 “SK그룹의 경영 노하우를 더해 회사를 키워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 기업 규모 성장도 관전 포인트다. 하이닉스 인수에 최종 성공하면 SK브로드밴드(유선)과 SK플래닛(모바일 플랫폼), 하이닉스(반도체)까지 이어지는 초대형 ICT 기업으로 변신한다. SK그룹 위상 역시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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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SK텔레콤과 하이닉스 간 시너지 발생 여부가 아직 불투명고, 검찰수사 등 악재가 겹쳤다는 부분도 주목할 부분이다. SK텔레콤 이사들 간 하이닉스 인수를 놓고 의견이 크게 엇갈렸던 이유다.
이와 함께 4세대 이동통신 전국 확대에 수조원을 투입한 가운데 통신료 인하 압박으로 인한 영업이익 저하가 이어지는 추세도 SK텔레콤에게 큰 부담 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