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거나 나쁘거나…어쨌든 '드래곤볼Z' 신작

일반입력 :2011/11/01 15:52    수정: 2011/11/01 15:56

김동현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큰 기대를 샀던 ‘드래곤볼Z: 얼티밋 천하제일’이 최근 정식 출시됐다. 플레이스테이션3(PS3)용으로 출시된 이 액션 게임은 ‘스파킹’ 시리즈로 잘 알려진 격투 형태의 드래곤볼Z 게임 시리즈의 최신작이다.

본지에서 보도한 것처럼 드래곤볼Z: 얼티밋 천하제일은 사실상 드래곤볼Z 게임 시리즈의 최종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루토와 윈피스 등 현세대에서 주목 받는 작품의 게임화만으로도 충분히 바쁘기 때문이다.(물론 판매량 영향도 있다)

개발사 스파이크에서는 그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드래곤볼Z 게임의 화려한 부분을 최대한 부각 시킨 게임 성을 꺼내 들었다. 시각적인 화려함은 물론 문제가 되던 복잡한 조작을 최소화 시켜 진입 방벽을 대폭 낮췄다.

그동안 스파킹 시리즈는 다소 어려운 조작성 때문에 마니아들을 위한 게임으로 불려왔다. 워낙 게임의 속도감이 높다보니 웬만한 격투 게임 저리 가라할 정도의 빠른 손놀림을 필요로 했으며, 복잡한 기술과 반격, 회피, 가드 등 복잡한 구성의 공방도 단점이 됐다.

물론 팬들 입장에서는 정말 드래곤볼Z를 직접 연출하는 것처럼 시원한 게임 성을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그 정도의 난이도는 감수할 수 있겠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이 부분이 큰 벽으로 인식돼 왔다. 드래곤볼Z 게임은 어렵다는 느낌이 확고해진 것이다.

드래곤볼Z: 얼티밋 천하제일은 이런 이용자들의 생각을 넘어서기 위해 진입장벽을 대폭 낮췄다. 복잡한 입력을 줄이고 버튼 한 두 개로 대부분의 액션을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공방은 단순하면서도 복불복 개념을 더해 풍부한 선택사항을 만들어냈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복잡한 입력 중 어떤 입력을 통해 회피가 이루어지고 여기서 다시 다수의 공방이 생기는 형태였다면 드래곤볼Z: 얼티밋 천하제일은 순간적인 선택에 맞춰 가위바위보처럼 진행된다. 레버를 좌우로 움직이거나 버튼을 하나 선택하면 끝이다.

공격을 하는 상태에서는 그냥 방향과 해당 버튼만 연타하면 끝이다. 단 4번의 입력만으로 약 20~30히트 이상의 공격을 성공 시킬 수 있다. 방어는 선택 이후 연타, 그리고 타이밍 입력을 하면 된다. 그러면 여러 공격을 피한 후 멋진 반격을 연출할 수 있다.

슈퍼어택과 얼티밋 어택으로 불리는 필살기는 오른쪽 아날로그 스틱으로 사용한다. 기와 영혼 게이지가 모인 상태에서 위나 아래로 입력하면 된다. 위는 장거리, 아래는 근접 형태의 슈퍼어택으로 구분되며, R3 버튼인 아날로그 스틱 누르기를 입력하면 얼티밋 어택이다.

이 부분에서는 공격자보다 방어를 하는 입장을 좀 더 살렸다. 연출 사이에 어떤 입력을 하는가에 따라 그냥 가드, 회피, 반격으로 나눠진다. 이때 게이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회피 후 슈퍼어택을 남발하는 기존 상황은 벌어지지 않는다.

슈퍼어택은 계왕권이나 에네르기파 등 주연 캐릭터가 가진 다수의 필살기로 구성돼 있으며, 얼티밋 어택은 흔히 초필살기로 불리는 끝내기 기술이다. 슈퍼어택도 뛰어난 연출을 보여주지만 얼티밋 어택은 주변 배경을 모두 날려버릴 정도로 멋지다.

시리즈 최종 게임답게 스토리 모드는 손오공 아버지인 버독과 프리자의 대결부터 마인부우, GT 및 극장판 캐릭터들의 대결도 나온다. 기대를 샀던 GT 부분은 2명밖에 나오지 않아서 다소 빈약한 것이 아닌가라는 느낌이 들지만 전체적으로는 풍성한 편이다.

실시간 영상과 애니메이션이 더해진 스토리 모드는 최대한 원작과 흡사한 느낌이 들도록 구성돼 있기 때문에 보는 맛은 좋다. 그리고 스토리에 따라 전투 도중 캐릭터가 바뀌거나 멋진 이벤트신이 더해져 원작의 상황과 거의 비슷한 상태에서 전투를 즐길 수 있다.

추가적인 모드도 인상적이다. 바로 히어로 모드가 그것. 이 모드는 드래곤볼Z 세계 속에 자신만의 오리지널 캐릭터를 만들어서 다양한 이벤트를 체험하고 강력한 적들과 싸워 승리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자신의 스타일에 맞춰 다양하게 성장 시킬 수 있는 점이 매력이다.

이곳에서는 이벤트에 따라 다양한 커스텀 아이템을 얻을 수 있으며, 스토리 모드에서 만날 수 없던 요소들이 존재한다. 물론 초반에는 만들 수 있는 캐릭터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스토리 모드를 완료해 커스텀 아이템을 얻고 난 후 즐기는 것이 좋다.

이 외에도 온라인 배틀 모드도 존재하고, 2대2 팀 배틀도 있기 때문에 격투 게임으로써의 볼륨은 좋은 편이다. 캐릭터는 변신까지 포함 약 70명 정도가 등장한다. 퓨전부터 초사이언 변신 등은 당연히 존재한다. 퓨전은 모션이 재미있기 때문에 꼭 해보는 길 추천한다.

하지만 이 게임의 재미는 다소 부족한 편이다. 러시 기술들은 대부분 동일한 모션을 사용하며, 공격 당하는 연출도 거의 동일해 몇 시간 즐기면 볼거리가 부족해진다. 특히 운을 요구하는 특정 전투 상황은 실력으로 승부하는 격투 게임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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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슈퍼어택이나 얼티밋 어택은 캐릭터 고유의 연출로 보는 재미가 있지만 전투 자체가 가진 자유분방함이 줄어든 점은 아쉽다. 여기에 지루한 대형 보스와의 전투는 원작 특유의 재미를 살리겠다는 개발사의 의도와는 많이 벗어난 것 같아 더욱 아쉽다.

그래도 팬들에게 이 게임은 충분히 재미있다. 아마 그동안 높은 진입 장벽 때문에 드래곤볼Z 게임 시리즈를 멀리해 왔다면 드래곤볼Z: 얼티밋 천하제일을 선택해 보는 것은 어떨까. 그동안 느끼지 못한 드래곤볼Z의 멋진 격투를 마음껏 체험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