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종편 위해 주파수 용도변경까지?

일반입력 :2011/10/26 15:48    수정: 2011/10/27 11:39

정현정 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케이블이 사용하는 아날로그 주파수 대역 중 음악방송대역을 종합유선방송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기술기준을 개정할 예정이다.

종합편성채널 개국을 앞두고 한정된 아날로그 채널 편성에 대해 업계 안팎에서 문제가 불거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방통위는 지난 19일 ‘유선방송국설비 등에 관한 기술기준 일부 개정안’ 공고를 내고 내달 8일까지 방통위 홈페이지에서 전자공청회를 진행 중이다.

방통위는 “활용도가 적은 음악방송대역(88MHz~108MHz) 대역 20MHz 대역폭 주파수를 종합유선방송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용도를 복수로 지정하기 위해 유선방송국설비 등에 관한 기술기준 일부를 개정하려고 한다”고 개정이유를 밝혔다.

음악방송대역은 과거 다방이나 상점 등과 계약을 맺고 음악방송을 서비스 하던 채널을 말한다. 최근에는 음원이 디지털화되고 사업자가 자체적으로 음원을 수급하기도 용이해지면서 그 수요가 줄어 음악방송 사업자들은 거의 사라진 상태다. 해당 주파수도 유휴대역으로 비어있다.

때문에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은 아날로그 채널 대역의 포화를 해소하기 위해 사용하지 않는 음악방송대역을 유선방송대역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해달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현재 SO 별로 운영하는 아날로그 채널은 대략 70개 정도다. 의무채널로 지정된 종합편성 4개 채널과 보도전문 1개 채널이 신규로 들어오면 어쩔 수 없이 ‘방을 빼야하는’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가 나올 수 밖에 없다. 때문에 PP업계에서도 지속적으로 우려를 표명해왔다.

서병호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PP협의회장은 최근 간담회에서 “4개의 종합편성채널 개국으로 힘없는 PP들은 아무 잘못도 없이 터전에서 밀려나야 할 판”이라며 10년 이상 전문성과 다양성으로 사랑받았던 채널들을 시청자가 보고 싶어도 못 보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 추진도 케이블 업계의 수요요청으로 이용률이 저조한 대역을 유용한 용도로 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규제완화 차원에서 이뤄졌다.

개정안이 방통위 상임위원회에서 의결될 경우 현재 케이블 SO가 운용가능한 아날로그 채널도 3개 정도가 늘어나게 된다. 늘어나는 채널은 종편 채널 신규 편성에 따라 편성에서 제외되는 PP들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아날로그에서 개별PP 퇴출을 막을 방안이 생긴 셈이다. 새로 편성되는 PP가 받게되는 채널번호는 95, 96, 97번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이번 기술기준 개정도 케이블 업계의 수요요청으로 이뤄지게 됐다”면서 “기준이 개정되면 SO는 운용채널이 늘어나고 운용 자율성이 확보되는 장점이 있고 PP는 채널 편성에서 제외될 우려를 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방통위의 기술기준 개정 추진이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방통위가 종편의 채널배정을 위해 방통위가 기술고시까지 개정하며 특혜를 제공한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한 케이블 업계 관계자는 “3개 채널 추가 했기때문에 종편이 아날로그 케이블에 진입할 수 있는 거라면 특혜가 맞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사실 이와 상관없이 종편은 들어오게 돼있다”면서 “오히려 이탈에 대한 우려를 줄일 수 있게 된 PP와 주파수 운용이 유연해진 SO입장에서 좋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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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전국적으로 음악유선방송 서비스를 시행 중인 사업자나 같은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는 공동체 라디오 등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방통위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기술기준 개정 절차는 공청회를 거친 후 상임위원회에 보고돼 최종 위원회 의결을 거치면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