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과 금융의 융합은 거대한 이해관계자들로 인해 조정이 어렵다. 마치 KT가 아이폰을 도입할 때와 같다.”
이석채 KT 회장은 24일 광화문 사옥 올레스퀘어에서 열린 BC카드와의 공동 간담회에서 통신과 금융융합의 애로사항을 이같이 표현했다.
“KT의 ICT 역량을 바탕으로 프로세싱 비용을 낮춰 중소상인의 수수료 역차별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기술적 준비는 갖췄지만 이것이 기술문제로만 해결될 수 없다. 아이폰을 도입할 때처럼 거대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고 이러한 이해관계조정이 쉽지 않다.”
KT는 BC카드와 함께 온·오프라인을 통합한 개방형 결제인프라를 카드사와 중소상인에 제공함으로써 약 9천억원의 비용절감이 가능하다고 판단한다.연간 카드사와 가맹점이 지출하는 ▲자금조달, 대금·채권회수비용(7조원) ▲가맹점 모집(2천억원) ▲카드발급(3천억원) ▲거래승인 매출처리(1조원) ▲결제단말 구입(2조원) 등의 비용 중 통신·금융융합으로 약 9천억원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체 카드계약 가맹점은 1천773만 점포에 이르지만 이중 매출발생 가맹점은 150만 점포에 불과하다. 중복돼 있다는 것이다. 중복계약을 최소화하고 6천700만장에 달하는 플라스틱 카드를 모바일 카드로 전환하면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뿐만 아니다. 최근 사회 이슈화 된 중소상인의 카드수수료 역차별도 클라우드 등 ICT 기술을 활용해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 이 회장의 설명이다.
“스마트 단말과 클라우드를 이용해 여러 건의 소액결제를 모아 일정금액 이상이 되면 묶어서 처리하면 수수료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재래시장에 모바일 카드와 전자상품권 등 결제수단을 확대하면 마케팅 효과도 누릴 수 있다.”
KT와 BC카드는 우리나라 스마트폰의 확산 추세를 감안하면 1~2년 내에 이 같은 모바일 결제 시장이 급속도로 퍼져나갈 것으로 예상한다.
“재래시장의 결제시스템 현대화와 시스템 구축 추진은 1차 시범단지를 시작으로 단계적 확대를 꾀하고 있다. KT의 IT인프라와 BC카드의 프로세싱을 결합하면 값싸고 효율적인 시스템 구축이 가능하다. 사회적 분위기는 무르익었다. 내년 초에는 본격적인 모바일 결제시장이 열릴 것이다.”
이를 위해 KT와 BC카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함께 모바일 카드 국내표준 만들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 연말까지 이를 마무리하고 내년 초부터는 명동에 시범존을 만들고 시험서비스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했던 모바일 카드 발급 역시 기존 가입자의 전환 발급으로 확대했다. 현재 KT와 BC카드는 신한카드, 삼성카드, 우리카드와 함께 기존 카드 전환에 필요한 작업을 추진 중이다. 이것이 마무리되면 마스터와 비자 중심의 시장을 국내 플랫폼으로 전환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 양사의 설명이다.
“통신과 금융의 융합은 초기시장이다. KT와 BC카드가 융합플랫폼을 만들고 있고 이것이 완성되면 로열티를 줄일 수 있다. 모바일 영토 확장도 가능하다. 현재 한·중·일 3개국이 호환 가능한 시장을 만들기 위해 논의 중이다.”
관련기사
- 카드수수료 인하 해법은…‘IT·금융’ 융합2011.10.24
- 무산된 '메인프레임의 귀환'...BC카드 차세대 포기2011.10.24
- KT, BC카드 인수 왜?2011.10.24
- KT, "BC카드 인수 자회사서 검토중"2011.10.24
때문에 이 회장은 KT와 BC카드가 만드는 비즈니스는 카드사들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고 프로세싱과 인프라를 카드사에 제공하는 협력적 관계임을 강조한다.
이석채 회장은 “국내표준과 상호호환을 할 수 있는 방안을 글로벌 플레이어와 논의하고 있고 초기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한국을 계기로 글로벌 진출을 꾀하려는 것”이라며 “ 아이폰 도입 때처럼 쉽지 않은 과제지만 그 때처럼 또 뚫어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