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태블릿 '킨들파이어'가 HTML5 기반 전자책 형식을 지원한다. 웹표준 기술을 끌어안은 '킨들 포맷 8(KF8)'을 통해 복잡한 조판과 시각 효과를 선보일 전망이다. 장기적으로는 회사가 이미 선보인 웹 관련 기술과 제품을 이어붙여 콘텐츠 유통영역을 넓히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를 보도한 미국 씨넷 등 외신들은 지난 21일 웹기술에 기반한 KF8 형식이 만화책이나 아동용 도서에 적합할 것이라며, 아마존이 HTML5 표준 영역과 미래 출판 기술의 만남을 주선했다고 평했다. 킨들파이어는 아마존이 처음 선보이는 태블릿 기기로 다음달 15일(현지시간) 판매를 시작한다.
■HTML5 지원 초점…'음성-영상' 아직
KF8란 명칭은 다음달 출시될 킨들파이어 단말기가 전자책을 표시할 때 쓰게 될 새 전자책 파일 포맷을 가리킨다. 수십가지 HTML 태그와 CSS 속성을 지원해 글꼴, 조판, 디자인, 여백 등을 구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가운데 영상과 음성 재생을 위한 HTML5 기술은 빠졌다. 다만 향후 멀티미디어 기능이 추가되지 않으리란 법은 없을 것이라고 외신들은 지적했다.
아마존은 KF8이 기존 킨들 단말기의 전자책 형식 '모비7'을 대체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비7이 지원하지 않았던 고정 레이아웃, 중첩 테이블, 콜아웃, 사이드바, 스케이러블 벡터 그래픽(SVG) 등 150가지 요소를 더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멀티미디어 지원이 들어가지 않았지만 CSS 기술이 그래픽 요소를 둘러싸고 흐르는 텍스트를 설정하거나 3D애니메이션을 그려내는 등 동적인 시각 효과를 낼 수 있다.
회사는 기존 단말기가 성공을 거둬온 고정된 텍스트 중심의 전자책과 다른 영역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씨넷은 아마존이 태블릿 단말기에서 시각효과와 그래픽 요소에 초점을 맞춘 만화책 콘텐츠 사용권을 라이선스하고 있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킨들파이어-아이패드, 클라우드 리더로 통하나
아마존은 또 KF8에 웹기술을 채택함으로써 지난 8월 선보인 웹기반 전자책 리더 애플리케이션 '킨들 클라우드 리더'가 지원하는 것과 같은 콘텐츠도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킨들 단말기에 올라가는 전자책 콘텐츠들을 웹에서도 유통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킨들 클라우드 리더는 PC용 브라우저 크롬, 사파리와 아이패드 iOS4 이상에 들어간 사파리 모바일 브라우저를 공식 지원한다. 이를 통해 아이패드에서 애플 아이북스가 아닌 아마존 전자책 콘텐츠를 서비스할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아마존 콘텐츠에 걸려 있는 디지털저작권관리(DRM) 제약을 어떻게 풀어낼 것인지 관건이다.
기존 브라우저로 쓸 수 있는 웹앱 리더뿐 아니라 킨들파이어에 올라가는 '실크' 브라우저도 아마존 클라우드와 연결돼 있다는 점에 외신들은 주목하는 모양새다. 실크에 탑재된 렌더링 엔진 '웹킷'은 구글 크롬과 애플 사파리 브라우저도 쓰고 있는 오픈소스 기술이다. 웹킷이 발전해나갈수록 킨들파이어 KF8포맷도 HTML5와 CSS3 등 최신 웹표준 지원 기능과 구현 성능을 개선시킬 여지도 는다.
■자바스크립트까지 지원한다면…?
KF8는 HTML과 CSS를 보여줄 수 있지만 자바스크립트를 지원하지 않는다. 자바스크립트는 고정된 웹콘텐츠에 프로그래밍을 통해 사용자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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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넷은 현시점에 아마존의 계획에 양방향 전자책 콘텐츠를 구현하기 위한 잠재성을 풀어나갈 뜻이 없어 보인다면서도 앞으로 '확실히 가능성있는 방향'이라고 내다봤다. 킨들파이어가 아이패드처럼 앱 형태의 전자책을 보여주는 것도 아마존의 '노림수'인지 주목된다.
아마존은 출판업체들이 KF8 형식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개발툴을 아직 공개하지 않았지만 곧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는 기존 HTML, XHTML, e펍(ePub) 형식 파일에서 킨들용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킨들젠2'와 출판업체들이 실물 단말기에 올라간 자사 콘텐츠 형상을 미리 볼 수 있도록 해주는 '킨들프리뷰어2'가 포함될 것이라고 씨넷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