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블랙베리!...2분기 수익 반토막

일반입력 :2011/09/16 11:46    수정: 2011/09/16 14:53

이재구 기자

블랙베리폰으로 스마트폰의 시대를 화려하게 열었던 캐나다의 리서치인모션(RIM림)의 2분기 수익이 반토막 이하로 추락했다. 이유는 물론 림의 이익을 애플 아이폰과 구글 안드로이드폰에게 잠식 당했기 때문이다.

림은 15일(현지시간) 내놓은 2분기 결산결과 3억2천900만달러의 분기 수익을 기록했다. 주당 63센트의 이익이다. 이는 이 회사가 지난해 동기에 기록했던 수익 7억9천700만달러, 주당 1.46달러 수익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부진한 실적이다. 분기 매출도 9% 하락한 42억달러를 기록했다.

아무도 림이 내놓은 플레이북 태블릿이 선전할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림의 2분기 태블릿 실적도 예상보다도 훨씬 더 나빴다. 불투명한 미래전망을 반영하듯 림의 주식은 지난 수개월간 거의 60%나 추락해 있는 상황이다.

■애플과 안드로이드연합군에 밀려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림이 보여준 2분기 실적은 분석가들의 예상 주당 수익과 매출액 88센트, 44억7천만달러에도 못미치는 것이다.

이같은 실적은 한 때 스마트폰을 지배했던 이 회사의 주력품 블랙베리가 애플의 아이폰과 구글의 안드로이드폰에 의해 시장을 잠식당한 때문이다. 림은 1년이상 신제품을 내놓지 못한 채 북미시장에서의 부진을 기존 기업계약과 해외시장의 수요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이같은 회사 미래에 대한 불투명한 전망 때문에 주식은 지난 수개월간 거의 60%나 추락했다. 마이크 워클리 캐너코드 제뉴어티분석가는 “우리가 보기에는 200달러짜리 안드로이드포이 시장점유율을 앗아가는 것 같으며 오래된 블랙베리가 급속히 시장에서 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회사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또다른 요인은 플레이북 태블릿의 약세다.

림은 많은 자원을 투입해 플레이북을 만들었지만 완전히 추진력을 잃어버리고 있다. 림은 이 분기에 당초 예상한 49만대보다 절반 이하로 낮춘 20만대를 출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수치조차도 대리점과 소매점으로 보내진 플레이북의 숫자만을 말해줄 뿐 얼마나 많은 소비자들에게 판매됐는지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블랙베리의 강점이 사라졌다

림은 플레이북 태블릿과 OS인 QNX플랫폼에 많은 기대를 걸어왔지만 비평가들은 시장으로 간 이들 제품이 설익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블랙베리의 강점이었던 고유의 이메일과 캘린더가 없는 플레이북은 커다란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림은 최근에야 일련의 블랙베리 제품군들을 발표했지만 2분기 끝자락에 출시되면서 분기실적에는 별 도움을 주지 못했다. 새로운 블랙베리 제품군의 성공여부에 대한 평가는 다음분기에나 나올 전망이다.

림은 분기중 1억60만대의 블랙베리를 출하했지만 예상을 밑돌았다. 예약자 수요는 전년 동기보다 40% 증가해 7천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당분간 상황은 나아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림은 올해 통틀어 최저 주당 5.25~ 6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지만 6월에 나온 1분기 보고서에서는 이를 낮추었으며 직원을 해고하겠다고 쓰고 있다.

■기업고객이탈...림의 반격 가능할까?

림은 자사의 오래된 OS가 더 이상 애플의 iOS나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대적할 수 없다는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 대반격을 시도하고 있다.

북미시장에서 림은 소비자들이 더 새롭고, 더 반짝거리는 플랫폼에 기반한 단말기들을 선호하게 되면서 시장점유율의 하락을 보아왔다.

림의 핵심 고객층은 화이트컬러층을 가진 거대기업들은 직원들에게 점점더 자신의 휴대폰을 갖도록 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이는 지금까지 대형기업이 업무용으로 블랙베리폰을 지급하던 방식에서 벗어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주고객층의 이탈을 의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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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은 QNX플랫폼에 크게 기대면서 자사의 블랙베리 휴대폰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키려 하고 있다. 하지만 분석가들은 블랙베리에 사용됐던 QNX기반의 휴대폰이 내년까지는 고객들에게 호소력을 가지지 못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워클리는 “림의 작은 QNX 개발팀이 자신들의 플랫폼을 태블릿과 스마트폰에 적극 도입하려는 애플,MS,구글의 개발팀에 대적하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림이 약세로 시작하고 있는 플레이북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그리고 그 이유에 대해 “림이 태블릿 시장을 포기해 버리기에는 너무나도 중요한 시장”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