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계륵 블랙베리'를 어이할꼬?

일반입력 :2011/09/05 15:22    수정: 2011/09/06 08:18

김태정 기자

블랙베리 스마트폰으로 유명한 캐나다 리서치인모션(RIM)이 SK텔레콤의 고민으로 떠올랐다. 가입자 유치 효과는 적은데 도와줄 일은 많은 파트너라는 평가다.

그간 블랙베리를 단독 유통하면서 AS 및 각종 서비스 부족에 따른 비판을 전방에서 받아온 SK텔레콤이기에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RIM은 5일 서울 논현동서 간담회를 열고 스마트폰 신작 '블랙베리 볼드 9900'을 오는 19일 SK텔레콤으로 단독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1.2GHz 프로세서와 근거리무선통신(NFC) 결제 기능을 주무기로 내세운 제품이다.

■블랙베리 AS에 SKT 진땀

이에 대한 SK텔레콤의 기대는 크지 않은 편이다. 지난 2009년부터 블랙베리를 팔아왔지만 누적 판매량 10만대를 넘기지 못했다. 애플이나 삼성전자는 물론 HTC를 비롯한 후발주자들에게도 크게 못 미치는 성적이다. 한 때 북미 판매량 1위를 자랑했던 블랙베리 이름 값과는 거리가 멀다.

판매 후에도 문제가 줄줄이 발생했다. RIM은 국내에 AS 센터를 운영하지 않아 생기는 잡음을 SK텔레콤이 그대로 감수한 것. 위탁 형태로 블랙베리 AS를 맡아왔으나 임대폰이나 부품 재고를 홍콩서 받는데 많게는 한 달 이상이 걸려 소비자 불만이 컸다.소비자 입장으로는 RIM보다 접점에서 만나는 SK텔레콤이 비판 대상이었다. 그나마 지난 7월 RIM이 SK네트웍스를 통해 AS 개선에 나서면서 한숨 돌렸다.

이 외에도 RIM은 국내 최대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지원을 지난달에야 시작했고,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 대비 애플리케이션이 부족하다는 문제가 여전히 발목을 잡으면서 두 회사 고민이 컸었다.

카카오톡 문제의 경우 제작사인 '카카오'의 대응이 늦었다는 지적도 나왔지만, RIM이 더 적극적이었어야 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RIM-SKT 멀어졌다?

이런 가운데 두 회사 간 관계도 전만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RIM의 태블릭 야심작 '플레이북' 출시 무산이 대표 사례다.

지난해 말 짐 발실리 RIM 최고경영자(CEO)는 플레이북을 올 초 한국부터 내놓겠다고 밝혔지만 현실화되지 않았다. RIM은 '자체적인 전략상 이유'라고 설명했지만 SK텔레콤이 '거부'까지는 아니어도 출시에 소극적이었던 것은 사실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RIM 임원들의 플레이북 관련 출시 계획은 SK텔레콤과 사전 얘기가 있었던 것이 전혀 아니다며 현 상황에서 플레이북 출시에 큰 욕심은 없다고 말했다.

플레이북은 미국서 OS 오류로 인해 리콜사태가 벌어지는 등 아직은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이와 함께 국내 블랙베리 신제품 출시행사마다 참석했던 SK텔레콤 임원들이 이날에는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것도 갖가지 방향으로 해석되는 모습이다. 블랙베리 신제품 홍보와 관련해 딱히 계획이 없다는 것이 SK텔레콤 측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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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M 역시 말은 아끼면서도 SK텔레콤에 서운할 부분은 적잖다. 주요 공략지인 기업용 오피스 시장에 삼성전자 갤럭시S2를 우선 투입하는 SK텔레콤의 전략이 달가울리 없다. 모든 제품을 SK텔레콤으로만 단독 출시하지만 받아온 지원사격 만족도에는 물음표가 붙었다.

그레고리 웨이드 RIM 동아시아 총괄 사장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로컬 브랜드가 강력한 한국이 어려운 시장인 것은 맞다면서도 기업과 개인 모두를 대상으로 호응도를 올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