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이 출시를 앞둔 차세대 서버 프로세서 T4의 코어 라이선스를 T3의 2배로 책정했다. 이전 모델인 T3보다 CPU 코어를 절반으로 줄인 T4에 SW라이선스 인하를 바랬던 업계의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
지난 6일 오라클은 자사 홈페이지의 코어 폼팩터 라이선스 테이블을 변경했다. 이에 따르면, 오라클 T4의 라이선스는 코어당 0.5이다. 작년 출시된 T3의 라이선스는 코어당 0.25이다.
T4는 8코어 64멀티스레드 프로세서로 올 연말 출시를 앞두고 있다. 16코어였던 T3보다 코어수를 절반으로 줄이면서 동일한 64 멀티쓰레드를 지원하는 게 특징이다. 오라클은 T4를 다음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오픈월드 2011에서 일반에 공개할 계획이다.
지난 8월 오라클은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열린 핫칩스 23 컨퍼런스에서 T4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소개한 바 있다. 이 칩은 S3라 불리는 새로운 코어 디자인에 기반했다. S3는 수년전 썬마이크로시스템즈에 의해 개발됐던 가상화기술(VT)의 새로운 이름이다. T4의 클럭속도는 2.5GHz에서 3GHz로 예상된다.
그동안 CPU 제조사는 클럭속도 증가가 한계에 도달하자 코어수를 늘려 멀티스레드를 지원하는 방법으로 성능을 높여왔다. 지난해 9월 출시된 T3는 첫번째 16코어 서버 프로세서로서 주목받았지만 1년 만에 절반으로 다시 줄어든 것이다.
CPU의 코어 수가 많아지면 여러 워크로드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웹, 온라인 트랜잭션 등 저용량의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하나의 서버로 처리할 수 있다.
반면, 대형 DB와 ERP 애플리케이션 등은 단일스레드 성능을 중요하게 여긴다. 하나의 코어가 한 번에 많은 데이터량을 실시간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멀티스레드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 실제로 T3는 정작 오라클DB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판을 얻었다.
T4는 하드코드된 이전 모델과 달리 ‘크리티컬 스레드 API’라 불리는 기술을 사용한다. 특정한 중요 애플리케이션이 한 코어의 자원 모두를 점유할 수 있도록 해, 싱글스레드 성능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실제 TPC-C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T4는 T3와 동일한 성능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오라클의 라이선스 정책이다. 오라클은 DB라이선스를 CPU 코어수에 따라 책정한다. 16코어 T3 프로세서를 탑재한 8소켓 서버와 오라클DB를 사용하면 128코어에 대한 SW라이선스를 지불해야 한다.
각 코어 폼팩터당 라이선스는 서버 제품에 따라 차등적으로 매겨지는데, T3는 코어당 0.25, 스팍64-VII+는 0.5 등이었다. IBM이나 HP와 같은 경쟁사 서버의 경우 코어당 1.0이다.
만약 이 정책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T4의 라이선스는 0.1 수준으로 떨어져야 한다. 8코어 64쓰레드 칩을 8개만 사용해도 T3와 동일한 성능을 발휘한다면, T3의 절반에 해당하는 라이선스를 지불해도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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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작년 T3 출시 후 라이선스를 T2의 절반인 0.25로 라이선스를 인하했던 오라클의 행보는 T4에도 기대를 걸게 했다. IBM, HP 등 서버 경쟁사들을 위협하는 강력한 무기가 SW라이선스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라클은 SW 매출의 하락을 그냥 두지 않았다. T4 공개 한 달을 앞두고, T4의 라이선스를 2배로 책정함로써 전과 다를 바 없는 비용을 부담하게 만들었다. 남은 문제는 하드웨어의 가격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