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MBC·SBS 등 지상파3사가 TV가 아닌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서 실시간 방송 경쟁을 벌이게 됐다. DMB가 없어도 웹이나 애플리케이션 방식으로 실시간 지상파방송 시청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KBS는 지난 3일 PC와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모든 단말기를 통해 KBS 실시간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통합 미디어 플랫폼 ‘K플레이어’를 출시했다.
KBS는 우선 KBS1, KBS2, 클래식FM, 쿨FM, 1라디오, 해피FM, 3라디오, 한민족방송, 24시간 뉴스, KBS 월드 등 10개 채널을 웹사이트(k.kbs.co.kr)와 모바일웹을 통해 제공한다. 지상파방송 중 웹 방식으로 실시간 방송을 제공하기는 처음이다.
이어 이달 중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하고 안드로이드와 iOS 계열 단말기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올 연말 2단계 그랜드오픈에서는 ‘다시보기’ 기능이 추가되며 PC에서 시청하던 방송을 스마트폰으로 이어서 시청할 수 있는 N스크린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 밖에 장애인용 자막방송 등 부가서비스와 문자메시지(SMS) 연동도 계획 중이다.
김진권 KBS 플랫폼개발운영부장은 “K플레이어는 모든 방송사에 열려 있는 오픈디바이스로 시청자 스스로 능동적으로 콘텐츠를 찾아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며 “언제 어디서든 방송을 쉽게 접하게 하겠다는 마음으로 시작된 K플레이어가 앞으로 우리의 방송 생활을 혁신할 것”이라고 밝혔다.
SBS는 기존 파워FM과 러브FM 등 2개 라디오 채널을 제공하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고릴라’를 통해 지난 3월부터 실시간 TV 방송까지 기능을 확대했다.
‘고릴라’에서는 TV와 라디오 등 3개 채널에 대한 편성표 열람과 ‘보는 라디오’ 시청이 가능하고 트위터 연동기능과 자동실행 및 종료예약 기능 등을 제공한다. 신청곡과 사연을 올리는 공간인 공감로그를 통해 TV프로그램을 시청하며 다른 이용자들과 의견도 나눌 수 있도록 했다.
SBS 관계자는 “SBS고릴라 앱은 라디오 청취와 보는라디오 시청에 이어 TV까지 서비스 폭을 넓히며 이용자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DMB보다 높은 화질로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서비스 만족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MBC 역시 스마트폰과 태블릿PC용 뉴미디어 플랫폼 개발을 완료하고 조만간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현재 사내 클로즈드 베타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성급한 출시보다는 충분한 개발기간과 검증을 통해 완성도 높은 서비스를 내놓겠다는 구상이다.
MBC는 지상파 채널 외 계열PP를 아우르는 채널 전략으로 선택의 폭을 넓혔다. 또, 최대 2MB급 HD 고화질방송을 제공하고 채팅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연동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로 시청의 재미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최근 이동통신사, 인터넷 포털, TV제조사 등을 중심으로 한 N스크린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킬러 콘텐츠를 보유한 지상파가 직접 N스크린 플랫폼 경쟁에 가세하면서 시장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지상파가 이처럼 자체적인 뉴미디어 플랫폼 구축에 나선데는 이용자들의 시청패턴이 점차 개인화·모바일화 되면서 N스크린 주도권을 놓칠 경우 이제껏 유지해왔던 우월한 플랫폼 사업자 지위를 유지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깔렸다. 미래전략 차원의 투자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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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광고 등 직접적인 수익원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실시간 채널에 대한 운영 비용 부담은 늘어나는데다 TV시청률은 분산될 수 밖에 없어 내부적으로 ‘제살 깎아먹기’를 하고 있다는 반대 목소리도 나온다. 때문에 당장 N스크린 수익모델 개발 등은 과제로 꼽힌다.
지상파 관계자는 “모든 사람들이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만들어내는 비즈니스 기회에 대해 말하지만 방송은 출판이나 게임과 달리 태블릿PC를 통한 직접적인 수익 모델을 찾기 어렵다”면서 “뾰족한 수익모델을 찾지 못하는 이상 새로운 기획 모색이냐 자기시장 잠식이냐는 여전히 문제로 남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