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큐브테크 "무료 출판 솔루션, 답 아니다"

일반입력 :2011/09/01 14:04    수정: 2011/09/01 16:39

남혜현 기자

어도비 인디자인이 무료 정책으로 시장을 흐리고 있다.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를 따로 사는 것보다 인다지인을 번들로 포함한 크리에이티브 스위트(CS)를 통채로 사는게 더 싸다. 고의적 전략이다. 그런데 기술지원이나 관리 비용 등을 따져 봤을 때 오히려 유료인 쿽이 장기적으로 더 저렴하다. 써 본 사람은 안다.

인쇄출판 솔루션으로 알려졌던 '쿽'이 전자출판으로 재도약한다. 애플 매킨토시와 윈도PC 모두에서 종이와 전자출판 솔루션을 함께 제공하는 '쿽X프레스9'을 1일 국내 출시했다. 유료 프로그램이지만 전자출판서 활용할 수 있는 무료 서체 300종 제공 등 소비자 유인책을 갖췄다.

쿽 신제품 출시에 앞서 지난 30일 경기 성남에 위치한 다우기술 사옥에서 이원경 인큐브테크 대표를 만났다. 그는 이 자리에서 출판사들이 처음엔 무료인 인디자인에 관심을 갖지만 교육이나 기술지원에 어려움을 겪는다며 멀리 봤을 때 가격 이슈는 출판솔루션에서 큰 문제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출판 시장에서 덩치를 키우고 있는 어도비에 대한 경계가 묻어나는 발언이다. 최근 솔루션 시장 판세는 쿽에 그리 유리한 상황은 아니다. 인디자인에 비해 쿽 사용자가 더 많지만 다수가 구버전을 이용하고 있다. 쿽이 전자출판 기능을 강화한 신제품을 내놨지만 시장 반응이 어떨지는 두고봐야 한다.이 대표는 쿽을 사용하는 군소업체들이 신버전으로 갈아타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 이라면서도 그러나 비용적 어려움보다는 사실, 구버전만으로 충분한 산출물을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그는 쿽이 낙관할 수 있는 이유를 최근 컴퓨팅과 출판 환경 변화에서 찾았다. PC 사용 주기와 기능 변화 등으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도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는 것이다. 쿽이 출판물을 만들어내는 생산성 도구인 만큼, 총비용(TCO)를 고려해 솔루션을 선택해야 후회가 적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초기 구매 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군소출판사에는 사용 시간을 기반으로 요금을 부과하는 지불방식도 검토중에 있다고 밝혔다. 솔루션 자체를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만큼 사용한 후 그만큼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일정 기간 사용기한을 부여하는 방법으로 이미 다수 기업에서 도입하고 있는 방식이다.

출판사들이 낯설어하는 전자출판 기능을 강화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특히 쿽으로 제작된 기존 문서들을 전자책화하는데 우선 순위를 두고 솔루션을 개선했다는 것이다. 출판 전문가를 위한 '앱 스튜디오' 등 솔루션으로 전자책 애플리케이션 제작 편의성을 강화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다만 인큐브테크는 향후 쿽에만 무게중심을 두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자체 기술로 제작한 전자출판 플랫폼 성장에 앞으로 더 큰 힘을 쏟겠다는 전략이다. 이동통신사 KT가 운영하는 올레쿡북에 인큐브테크의 솔루션이 이용됐다.

인큐브테크가 자체 전자출판 솔루션을 갖고 있는만큼, 쿽과 충돌하는 부분이 없지 않을까. 이에 대해서 그는 쿽과 인큐브테크 솔루션은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라고 강조한다.

그는 쿽의 유일한 개발 협력사가 인큐브테크이며 쿽의 아시아버전 개발에 협력해왔다며 쿽과 인큐브테크 솔루션은 서로 지향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에 사용자 기반 확대측면에 도움이 될 것이라 말했다.

전자책 미래에 대해서도 낙관했다. 국내 인터넷 도입기, 네스케이프에서 일하면서 '웹의 성장'을 직감했던 때와 지금이 아주 비슷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당시 사람들은 인터넷의 성장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봤다. 그렇지만 20년이 지난 지금은 웹을 빼놓고는 삶 자체가 불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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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전자책은 단순한 패션이 아니라 패러다임쉬프트라며 앞으로 출판시장은 지금까지는 전혀 다룬 툴이 짜여질 것이고 게임의 룰도 바뀔 것이라 내다봤다.

그는 이어 이런 상황에서 국내외 양질의 콘텐츠 소스를 확보해 전자책이나 앱으로 만들어 전세계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내야 할 것이라며 국내 한류 엔터테인먼트와 연계한 산업 전개, 해외 유명 업체와 제휴 등으로 전세계에 통할 소프트웨어로 인정 받겠다고 비전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