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컴 "전자출판에서 승부 걸겠다"

일반입력 :2011/02/25 08:24

다국적 기업에서 산전수전 다겪은 이홍구 대표와 한글과컴퓨터의 만남은 어떤 결과로 이어질까? 한컴이 주변의 까칠한 시선을 떨쳐내고 명예를 회복하는 것은 가능한 일일까?

지난해말 한국HP, 델코리아 출신인 이홍구 대표가 한컴 지휘봉을 잡았을때 부정적인 시선도 만만치 않았다. 경영자 한사람이 바뀐다고 기업이 하루아침에 달라지겠느냐는 것이다. 이홍구 대표로선 냉정한 심판대위에 섰다고 할 수 있겠다.

이런 가운데 이홍구 대표는 오피스 시장에서 전선을 넓혀 전자출판 솔루션을 영역을 확대하는 것을 강조해 주목된다.

이홍구 대표는 미래 성장동력은 디지털 콘텐츠 솔루션이라며 오피스 제품군을 통해 쌓아온 내부 기술 역량을 갖고 얼마든지 이 분야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전자책을 포함한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 확산에 따라 전자책 수요가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전자책 단말기나 태블릿 사용자들이 많이 늘었어요. 출장 다니면서 보면 공항 로비에서도 종종 눈에 띄죠. 아직 업계는 걸음마 단계지만 시장 자체는 빠르게 움직일 겁니다. 전자책 시장으로 사용자들도 움직이고 콘텐츠 디지털화가 대세가 될 것이라고 봅니다.

회사는 최근 아동용 동화책 '구름빵'을 아이폰용 전자책 애플리케이션으로 내놓기도 했다. 구름빵 전자책 개발에 한컴이 만든 툴이 쓰였다.

(구름빵 출시가) 한컴이 전자책 콘텐츠 사업에 주력하겠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한컴이 보유한 디지털 콘텐츠 솔루션을 제휴 업체들과 함께 발전시키기 위한 시범사업 차원이죠. 초점은 콘텐츠 사업이 아닙니다.

전자책 사업을 하겠다면서 정작 콘텐츠를 팔지 않겠다고 한다. 한컴은 출판이 아니라 이를 위한 콘텐츠 제작 솔루션 사업을 펼칠 계획이라는 설명이다.

전자책 콘텐츠를 생성하고 제작하는 '솔루션 프로바이더' 역할을 하겠다는 겁니다. 한컴의 자체 기술로 인터랙티브한 디지털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을 보여준 겁니다.

이 대표가 언급한 '인터랙티브한 콘텐츠'라면 오프라인 잡지를 아이패드용 전자책으로 만든 '와이어드'를 예로 들 수 있다. 아이패드용 와이어드는 어도비 전자책 솔루션 '디지털 퍼블리싱 스위트(DPS)'로 제작됐다.

한컴 역시 DPS같은 디지털 출판 솔루션을 만들어 내놓겠다는 얘기로 들린다. 문서를 중심으로 다루는 오피스 솔루션과 관계가 아주 없지는 않지만 기존 한컴의 목표 시장과 수요 고객이 상당히 달라지는 결과가 예상된다.

물론 수익구조가 바뀌면 궁극적으로 사업 내용도 상당한 변화가 생깁니다. 디지털콘텐츠 사업과, 기존 주력해온 오피스 사업, 앞으로 강화해 나갈 모바일 분야 모두 제품, 지역에 관한 사업구조를 탈바꿈시키겠죠.

한컴은 이미 올해 사업 목표와 전략을 공개하며 기존과 다른 수익구조를 가져갈 뜻을 밝혔다. 한글 단품 판매에서 오피스 패키지 판매 중심으로 이행하는 한편 모바일을 데스크톱보다 더 많이 키우고 국내 사업보다 해외 매출을 더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이 대표는 또 기업들이 많은 애플리케이션을 자사 인프라에 두고 있는데, 외부에서 접속하기 위한 솔루션 수요가 급증해 대세를 이룰 것으로 본다며 이에 대응하는 것 역시 미래 핵심 동력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디지털 콘텐츠 사업과 함께 갈 또다른 축은 모바일과 클라우드라는 얘기다.

그는 한컴의 전사적 변화가 개발조직과 제품, 기술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투명성을 갖춘 내실 경영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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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이 아직도 한컴의 투명경영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계신데, 이해합니다. 그간 우여곡절이 많아 부정적인 인식이 남아 있는 것은 사실이죠. 제가 전문 경영인으로 한컴에 온 만큼 이제 재무적인 투명성을 갖추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모든 의사결정에도 책임을 질 겁니다.

이 대표는 한컴과 직접 관련이 없는 사업에 투자하거나 진출하는 일은 지양할 것이라며 무수익자산도 회수해 연말에는 최우수 재무구조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