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보안업체, 북미 시장서 '영토확장' 시동

일반입력 :2011/08/19 10:02

김희연 기자

보안업계가 북미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북미 시장은 전세계적으로 가장 큰 소프트웨어 시장이다. 국내 보안업체들은 이 시장에서 도약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는 판단에 영토확장을 선언하고 나섰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북미 보안 시장은 대형 글로벌 기업들이 포진하고 있어 치열한 경쟁 구도가 형성돼 있다. 그러나 글로벌 기업들은 독립적 보안 기술이 아닌 기업용 정보시스템 측면에서 접근하기 때문에 기능이나 활용도 측면에서 제대로 된 보안 기능을 구현하지 못한다는 평가다. 연동 대상이 되는 시스템 종류도 제한적이다.

이 때문에 국내 보안업계는 커스터마이징에 뛰어나다는 장점을 북미 시장에 강조한다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으로 기대하고 있다.

물론 국내 보안업체들이 북미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바로 브랜드 인지도다. IT업체들의 기술 신뢰성을 결정짓는 것이 브랜드 인지도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브랜드 인지도를 구축하는 것이 급선무다.

■도전에 나선 토종기업들...이제 시작

북미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선 업체는 파수닷컴, 이스트소프트, 지란지교소프트다. 이 중에서도 가장 오랜시간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곳은 파수닷컴. 파수닷컴은 지난 2005년부터 꾸준히 시장 진입 시도해왔다. 그러나 브랜드 인지도 등의 장벽으로 아직은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한 상태다.

그러나 파수닷컴은 올해 해외 매출 목표를 총 매출의 10% 이상으로 잡았다. 이미 북미와 일본을 중심으로 해외시장에서 활발한 영업을 진행 중이다. 부족했던 브랜드 인지도 확대를 위해 현지 애널리스트와 꾸준히 시장 진입을 시도하고 있으며, 올 하반기 파트너사를 대상으로 한 지역별 컨퍼런스도 계획 중에 있다.

특히 파수닷컴의 주종목인 문서보안(DRM) 분야는 북미 시장이 절반(50.02%) 가량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파수닷컴은 북미 문서보안 시장 현안에 부합하기만 한다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다.

파수닷컴 측은 해외 경쟁사들이 주로 채택하고 있는 임베디드나 플러그인 방식이 아닌 클라이언트 기술에 토대를 둔 오버라이딩 기술을 적용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높은 보안성과 폭넓은 애플리케이션 지원이 가능해 북미시장의 관심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미 해외 게임시장에 진출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이스트소프트도 올해 7월 알약 미국법인을 설립하며 북미시장 진출 대열에 합류했다. 현지 법인설립은 자사 제품의 현지화와 안정성에 힘을 싣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이스트소프트가 북미시장에 선보이는 알약은 국내와 같이 개인용과 기업용으로 공급한다. 특히 국내 무료 백신으로 시장진입에 성공한 노하우를 살려 초반에는 무료배포를 통해 먼저 알약의 인지도를 쌓아나갈 계획이다. 이스트소프트는 인지도 구축 이 후 본격 유료 및 기업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또한 온라인과 오프라인 소프트웨어 유통업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시장에 진입한다는 전략이다.

김장중 이스트소프트 대표는 “국내서도 알약에 대한 제품 안정성이나 악성코드 대응력은 충분히 검증받았다고 생각한다”면서 “알약은 멀티엔진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해 이제는 글로벌 환경에서의 악성코드 대응력을 높여 경쟁력을 높여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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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란지교소프트는 보안제품이 아닌 소프트웨어로 북미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자체 조사결과 모바일 기기 종류와 데이터 증가로 북미시장에 데이터 관리에 대한 수요가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이를 통해 모바일 문서 탐색과 보안을 함께 접목한 ‘다이렉트리더’ 탐색기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이며 조심스럽게 북미시장을 노크했다.

오치영 지란지교소프트 대표는 “북미시장은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경쟁하고 있는 거대 경쟁시장인 만큼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면서 “먼저 시장의 기반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한국과 일본에서의 시장 노하우를 바탕으로 북미시장 안착을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