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KT “LG사건 남일 아냐”

일반입력 :2011/08/03 13:41    수정: 2011/08/03 16:33

김태정 기자

LG유플러스 휴대폰 먹통 사고에 KT와 SK텔레콤도 불안한 모습이다. 스마트폰 가입자 증가로 인한 네트워크 마비 대란의 현실화 조짐이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무선 데이터 트래픽 증가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나온 이웃집 재앙이 남 일로 보이지 않는 두 회사다.

지난 2일 LG유플러스 무선 데이터망 마비 사태 원인은 ‘트래픽 급증’이다. 이날 오전 몰려 온 무선 트래픽이 평소 대비 5배 이상에 달하면서 기기들이 장애를 일으켰다.

‘트래픽 급증 이유’까지 파고들면 중계기 이상과 외부 해킹 등이 거론되지만 아직 불확실하다. LG유플러스 역시 아직 조사 중인 내용이다. 이유야 어쨌든 LG유플러스 망이 트래픽을 감당하지 못했다.LG유플러스 관계자는 “평소 20~30만 수준이었던 데이터 착신시도가 150만에 육박해 망 자체를 차단할 수밖에 없었다”며 “트래픽 급증 이유는 아직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먹통 사고 전까지 LG유플러스는 분위기가 좋았다. 최근 스마트폰 장사가 잘 돼 가입자 200만명을 돌파했다. 덕분에 올 2분기 데이터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37.5% 늘어난 1천838억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데이터 트래픽도 급증했고, LG유플러스는 인프라를 확충하며 방어에 만전을 기하던 중 사건이 터진 것이다. 트래픽 급증으로 고민하는 다른 KT-SK텔레콤 역시 깜짝 놀란 소식이다.

KT는 아이폰 도입 후 ‘통화 끊김(콜드립)’ 현상으로 고민해왔다. 3G 망이 트래픽을 증가에 따라 품질이 전 보다 떨어진 것이 사실.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망을 확충해도 단기간에 포화돼 고민이다.

이석채 KT 회장은 최근 간담회서 “막대한 투자로 트래픽 수용 규모를 2배 이상 늘렸지만 순식간에 꽉 찼다”며 “서비스 공급량과 수요 간 조절이 필요하다”고 말했었다.

SK텔레콤도 트래픽이 급증에 위기감을 느끼고 각종 방어 전략을 마련 중이다. 혹시나 나올 먹통 사고에 대비에 망을 확충하고, 중계 교환기를 중심으로 트래픽 관리에 어느 때 보다 노력 중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LG유플러스 사건에 우리도 많이 놀라고 긴장했다”며 “트래픽 소화 문제를 놓고 통신 업계 전체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가 지속되고, 카카오톡과 마이피플 등 트래픽을 많이 발생시키는 애플리케이션이 유행하면서 이동통신 3사의 걱정은 더 커졌다. 스마트폰 가입자 모으기에만 급급해 무리하게 시행한 ‘무제한 전략’이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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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4G를 비롯해 차세대 이동통신에 경쟁적으로 투자하면서 노후화 된 기기들을 적잖이 남겨 둔 것도 불안 요소로 꼽힌다.

이동통신사 고위 관계자는 “이미 이동통신망 용량은 한계에 임박해 서울 시내서도 통신 두절이 일상”이라며 “LG유플러스 사건은 무선 인터넷 대란의 전초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