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작업장-백혈병 연관관계 없다”

일반입력 :2011/07/14 16:01    수정: 2011/07/14 16:31

송주영 기자

<기흥=송주영 기자>“과거 삼성전자 반도체 라인에서 근무한 백혈병 발병 노동자와 근무환경은 연관관계가 없다.”

삼성전자가 14일 반도체 근무환경 재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공신력 있는 해외 연구 기관이라는 인바이론까지 초빙해 1년 동안 조사한 결과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는다.

이날 백혈병 발병에 따른 삼성전자 반도체 근무환경 재조사 결과 발표가 기흥사업장에서 열렸다. 지난달 행정법원이 2명의 백혈병 발병 근로자에 대해 백혈병 연관성 유해 여부를 인정한 뒤의 해명 자리다. 이 자리에는 권오현 삼성전자 DS총괄사업부 사장, 스티븐 와쉬번 인바이론 CEO, 등이 참석했다.

인바이론은 이번 연구 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6명의 백혈병 발병자들이 근무했던 작업환경 조사 결과, 방법론 등을 설명했다. 재조사는 지난해 4월 삼성전자가 백혈병 발병과 관련 근무환경을 언론에게 공개한 자리에서 삼성전자가 약속했던 사안이다. 산업안전보건공단이 2차례 걸쳐 유해 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발표한 이후에도 논란이 끊이지 않자 지난해 7월 해외 연구기관인 인바이론을 통해 재조사를 시작했다. 조사는 지난달까지 계속됐다.

조사 대상은 기흥, 온양, 화성 반도체 공장이다. 백혈병 발병 노동자들이 상당수 근무한 기흥 3라인은 기존 공정이 다른 공정으로 전환되면서 대신 유사한 환경의 5라인에 대한 조사가 이뤄졌다.

폴 하퍼 인바이론 연구 총책임자는 “직원들에 대한 노출 평가, 화학물질과 유해한 인자에 대해 각 반도체 라인에 대한 노출 평가를 사용할 수 있는 모든 데이터를 통해 노출과정을 재구성해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조사에는 총 6명의 실제 발병 사례에 대한 연구도 포함됐다. 이들 6명은 발병하자 산재를 신청한 사람들이다. 발병 연관성 조사 결과를 발표한 프레드 볼터 연구원은 “4명에 대해서는 유해 물질에 대한 노출이 전혀 안된 것으로 나타났고 나머지 2명은 노출됐으나 누적노출 추정치가 현저히 낮아 해당암을 발병에 대한 연관성이 낮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가 발표되자 내용에 대한 문제가 즉각 제기됐다. 결과 발표 자리에 참석한 백도명 서울대학교 교수는 “데이터는 없고 주장만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백 교수는 과거 산학협력단으로 삼성전자 위해 환경 조사 연구 책임 업무를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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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교수는 “실제 발병률이 일반적인 것보다 높다는 점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며 “결론을 덮으려고 하는 것 같다. 어느 정도 백혈병이 발생할 수 있는지는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인바이론은 “구체적인 데이터 공개는 삼성전자가 판단할 부분”이라며 “백혈병 등은 전체 인구 대비 아주 희귀한 질병은 아니고 평가한 노출결과를 바탕으로 작업환경의 유해물질 노출과 질병과는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