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업계는 최근 ‘패브릭’이란 단어를 전면에 걸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과 가상화 환경에 꼭 필요한 기술 혹은 아키텍처라는 것이다.
기존 이더넷 네트워크는 다소 경직돼 있었다. 한번 배열한 네트워크는 새로운 시스템 도입과 연결되지 않고, 기존 시스템을 자신의 경계 안에 묶어버렸다. 인프라 확장은 곧 네트워크를 복잡하게 만들었고, 빅뱅식 IT프로젝트를 선택할 수밖에 없게 했다.
패브릭은 이같은 경직성을 없애고, 쉽고 빠르면서, 유연하게 확장할 수 있는 네트워크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시도다. 시스코시스템즈의 유니파이드 패브릭, 브로케이드의 이더넷 패브릭 등이 현재 상용화돼 판매되고 있다.
스토리지 네트워크(SAN) 스위치에서 80% 이상의 점유율을 보여온 브로케이드는 그 어떤 회사보다 패브릭 전략에 적극적이다. 자신들이 패브릭의 원조라는 자신감까지 보인다.
“패브릭이란 스토리지 네트워크(SAN)에서 비롯된 개념입니다. 이를 이더넷 네트워크에 적용한 게 브로케이드죠. SAN의 유연성과 확장성을 이더넷에 적용하자는 겁니다.”
최근 기자와 만난 제럴드 페나폴로 브로케이드 아태지역 전략사업부 지역총괄이사는 패브릭에 대한 브로케이드의 시각을 이같이 요약했다.
SAN 스위치는 기본적으로 스토리지 영역과 서버 영역을 연결하는 역할을 맡는다. ‘서버-SAN스위치-스토리지’ 같은 형태인데, 기본적인 연결선이 끊어지더라도 곧바로 다른 통로로 연결되도록 해 안정성을 확보한다. SAN의 안정성은 이같은 구성 덕분이다. 또한, 스토리지 인프라를 확장할 경우 스위치도 쉽게 확장할 수 있어 이더넷보다 유연성에서 앞선다.
이더넷에 적용된 패브릭은 SAN과 같은 유연성, 확장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특히,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은 수요에 따른 지능적인 네트워크로서 패브릭을 더욱 강조하도록 만든다.
“프라이빗, 퍼블릭, 하이브리드 등 클라우드의 종류를 세가지로 구분가능합니다. 점차적으로 세가지의 경계가 무너질 텐데, 문제는 고객수요 증가에 따른 경계 측정이 쉽지 않다는 것이죠. 클라우드 서비스를 모든 네트워크에서 최적으로 제공하려면 가장 확장가능한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합니다.”
향후 클라우드 컴퓨팅은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시작해 점차 퍼블릭 클라우드를 혼용하는 쪽으로 흐를 전망. 이런 상황에서 애플리케이션과 각종 데이터들을 프라이빗과 퍼블릭 사이에서 분배, 이동해야 한다.
그러나 각 애플리케이션과 데이터는 저마다 다른 조건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과금, 보안, 거버넌스, 서비스수준협약(SLA) 등이 다르다. 프라이빗 환경에서 퍼블릭 환경으로 이동할 경우 각 조건들이 같이 달라져야 한다. 이를 지원하는 게 지능적인 네트워크인 것이다.
“만약 SCM을 프라이빗에서 퍼블릭으로 옮긴다고 가정하면, 애플리케이션을 노출시킬 유저 자체가 달라집니다. 보안, 네트워크 프로파일, 앱 사용시점, 프라이빗 복귀 시점 등을 다 이해해야 하죠. 네트워크 자체가 지능적이고 유연해야 앱을 새로운 목표에게 최대한 빨리 전달하고, 인프라 쪽으로 빨리 옮길 수 있습니다.”
네트워크의 지능을 확보하자는 것은 쉬운 일이다. 그러나 네트워크 인프라가 한 업체가 아닌 여러 업체의 것으로 구성되면 관리하기 복잡해진다. 브로케이드는 이를 위해 오픈 네트워크 파운데이션(ONF)에 참여했다.
ONF 표준은 유연한 네트워크를 정의하기 위한 조직체로 주니퍼와 시스코 같은 네트워크업체와 페이스북, 구글, 브로드컴, EMC, IBM 등 17개 회사에서 참여한다.
기존 네트워크에 들어온 애플리케이션 요청에 대해 라우터를 여러번 거쳐야 하는데, ONF 표준은 가장 빠른 길을 파악해 목표점까지 가도록 한다. 브로케이드가 내세운 클라우드 플렉스 비전의 오픈 플로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때 네트워크에 SLA가 따라갑니다. ONF를 통해 앱과 유저가 누군지, SLA가 무엇인지 다 파악 가능하기 때문이죠. 브로케이드는 이 표준에 맞는 제품 개발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최초의 16G급 SAN 디렉터인 DCX8510이 대표적인 제품이죠,”
패브릭이 이더넷에 적용돼야 하는 이유를 단적으로 든다면 포트 프로비저닝이다. 이더넷 네트워크는 포트수를 프로비저닝하게 되는데, 접속중단 발생 시 대체수단이 없다. 특히, 가상화 환경에서 VM수가 많아질수록 접속중단에 따른 피해는 막대하므로 한계를 뚜렷하게 한다.
원인은 이더넷에서 널리 쓰였던 스패닝 트리 프로토콜이다. 25년전 나온 이 프로토콜은 단순히 디바이스를 연결하는데 완벽했지만, 프로토콜 간 과부하에 약점을 보인다. 확장성도 떨어진다.
“브로케이드 6720 이더넷 패브릭 박스라고 있습니다. 스패닝트리를 트릴(TRILL)로 바꾸는 거죠. 레이어2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기술인 트릴을 통해 스스로 패브릭을 구성할 수 있고, 하나의 패브릭에 1천개 이상 포트를 배치할 수 있어요. SAN처럼 각 네트워크가 혼합돼 연결되니 페일류어 자체가 없습니다. 로스가 없고 10Gbps급 속도에, 이더넷, 패브릭, NAS, ISCSI든 어떤 방식이든 연결할 수 있습니다.”
관리도 포인트. 브로케이드는 BNA라는 독자 SW를 갖고 있다. 이 제품은 IP와 SAN을 통합 관리 및 프로비저닝 할 수 있다. 개방형 지원체제를 지향해 브로케이드 제품 외 경쟁사 제품까지 관리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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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마지막으로 브로케이드의 솔루션 전략의 목표를 네가지로 요약했다. 자신감도 얹었다.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단순성을 추구하는 것, 애플리케이션 최적화, 논스톱 네트워킹, 투자자 보호를 위해 장기적이고 후방 호환을 지원하는 제품개발 등입니다. 고객은 10년 후에도 스케일 가능한 제품을 원합니다. 브로케이드는 고객에게 탄탄한 인프라, 클라우드 레디한 인프라를 제공할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합니다. 이미 어느 회사보다 빨리 제품을 출시했고, 이에 수반되는 적절한 서포트와 지원을 제공할 것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