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비게이션이 클라우드와 만나면…

일반입력 :2011/06/23 11:05    수정: 2011/06/23 19:10

남혜현 기자

새로 생긴 도로나 시설물이 지도에 반영되는 데는 최소 1~2달이 걸려요. 이마저도 소비자들이 일일이 PC에서 다운로드 받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죠. 일부 소비자들은 지도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고선 길안내가 엉망이라고 불평하기도 합니다. 이런 문제를 없애는 덴 클라우드가 최적이에요.

클라우드 바람이 하드웨어 업계서도 화두다.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의 이야기가 아니다. 내비게이션 업계서도 클라우드가 사용 편의성 개선 방안으로 논의되고 있다. 일부 업체선 이미 연내 클라우드 도입을 목표로 서비스 준비에 한창이다.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파인디지털 사옥에서 이 회사 내비게이션 개발을 총괄하는 김병수 이사를 만났다. 김 이사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하면 사용자들이 항상 최신 데이터베이스와 애플리케이션, 실시간 교통정보를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 설명했다.

그런데 내비게이션에서 클라우드라니, 시기 상조 아닐까?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같은 모바일 기기서도 클라우드 도입 논의는 이제 막 시작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내비게이션에서 인터넷 속도가 느리다면, 운전 중 위험을 초래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마저 든다.

이같은 질문에 김 이사는 길안내야 말로 실시간 정보가 가장 필요한 부분이라며 통신사서 제공하는 통신망 상황에 맞춰 서비스를 제공하면 데이터 전송 속도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 강조했다.

■클라우드 도입, ROI 따져보자

사용 편의성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이 내비 업계의 오래된 숙제입니다. 여기에 교통 정보 품질을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도 문제죠.

그가 내비게이션 연내 도입을 강조하는 이유는 교통정보 시스템 품질 만족도 때문이기도 하다. 국내서 교통정보 업데이트를 위해 운영되는 수집 차량은 2만여대 정도. 생각보다 많은 숫자는 아니다. 제대로 수집하려면 비용이 커 민간기업에서 과감히 투자하기는 어렵다. 교통정보 품질이 만족스럽지 않은 이유다.

김 이사는 교통 정보 수집 대상 차량을 늘리는 대신, 클라우드 컴퓨팅을 도입하면 이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최신 데이터베이스를 내비게이션과 동기화 시키는 방법을 선택하겠다는 것이라 언급했다.

투자대비수익률(ROI)를 따져보면 지금 내비 업계서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하는 것이 절대 손해는 아니라는 말이다.

파인디지털은 연내 교통정보 데이터 베이스나 길안내 같이 부분적인 서비스를 클라우드로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김 이사는 교통정보 데이터 베이스 구축을 위해 월 1억원, 길안내 서비스에 월 2억원의 경비가 들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클라우드의 목표 자체가 다양한 기기에서 개인의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니만큼, 내비게이션 화면도 여기에 추가시키겠다는 전략도 밝혀다. 네이버 클라우드의 콘텐츠와 구글 클라우드의 일정관리 및 메일 서비스 등을 파인디지털 내비게이션에서 활용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네이버 N드라이브만 하더라도 차를 제외한 모든 스크린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유일하게 비어있는 자동차를 이 N스크린 영역에 포함시킨 다는 게 기본 목표라고 덧붙였다.

■네트워크, 스마트폰 테더링으로 해결될까?

문제는 네트워크다. 아무리 좋은 클라우드 서비스라도 온라인에 잘 연결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국내서도 스마트폰 사용자가 1천만명을 넘어서며 가장 문제가 됐던 부분이 네트워크 연결 불안정이었다.

김 이사는 이에 대해 전면적인 클라우드 도입은 아니다라며 스마트폰 테더링으로 일부 데이터를 전송할 것이라고 말한다.

데이터 전송 방식은 스마트폰에 테더링 하는 방식을 택했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해 별도 모뎀을 설치하는 대신 개인 사용자들의 스마트폰 데이터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파인디지털이 테더링 모델을 선택한 것은, 사용자들에 별도 요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란 설명이다. 무제한 요금제나 와이파이존 등을 이용하면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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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 경우, 완전한 클라우드 서비스라 부르기엔 무리가 있다. 현재 3G 망에서 데이터를 불러오는 데는 속도 이슈가 있을 뿐더러, 용량 문제도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궁극적으로 완전한 클라우드 서비스는 서버에 모든 데이터가 존재해야 하지만 아직 그럴 상황은 아닌것 같다며 현재 파인디지털이 준비하는 서비스는 기본적인 내비 지도 정보는 단말에, 그 외에 정보 서비스는 서버에 저장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