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효→공정경쟁 시대…2.1GHz 주인은

일반입력 :2011/06/17 14:55    수정: 2011/06/18 15:40

지난 3월 스마트폰 보급대수가 1천만대를 넘어서면서 무선에서도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인 ‘모바일 브로드밴드’에 요구가 날로 커지고 있다.

학계에서는 내년 말까지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가 3천100만명, 무선데이터 트래픽은 4만7천TB(테라바이트)로 올해보다 8.7배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아울러, 올 하반기 LTE(Long Term Evolution)망이 본격 구축돼 상용서비스가 개시되면 내년 말에는 LTE 가입자가 867만명, 전체 무선데이터 트래픽의 47% 수준인 2만2천542TB를 LTE망이 소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해외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미국의 AT&T는 최근 3년간 무선 데이터가 50배, 독일 O2는 18배, 호주 텔스트라는 8개월마다 2배씩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방송통신위원회는 모바일 브로드밴드를 열어갈 ‘LTE 시대’를 대비해, 이달 말까지 경매제를 통한 2.1GHz 등의 주파수 할당공고를 예정하고 있다.■2.1GHz LTE 용도 할당 유력

이처럼 데이터가 폭증하면서 이통3사는 망의 셀분할에 의한 망용량 확충에 나서고 있지만 이것마저도 한계를 보이고 있다. 주파수 확보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때문에 주파수를 확보하기 위한 이통3사의 물밑 경쟁은 첩보전을 방불케 한다. 특히 2.1GHz 주파수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 일각에서는 과당경쟁에 따른 ‘승자의 저주’도 우려하고 있다.

일단 방통위는 2.1GHz 주파수 할당에 있어서 LTE 용도로 사용할 사업자를 우선 고려한다는 계획이다. 한 상임위원은 “주파수 할당공고에 용도를 LTE로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2.1GHz를 WCDMA 서비스의 용량 증설에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SK텔레콤과 KT보다는, LTE 올인 전략을 펴고 있는 LG유플러스가 전략적 우위에 있는 것으로 점치고 있다.

더욱이 3세대 IMT-2000을 포기한 LG유플러스는 4세대 LTE 만큼은 앞서 나가겠다며, LTE에만 내년까지 1조2천500억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측은 “2.1GHz 주파수 대역을 할당하는 것이 가장 투자 유발 효과가 크다”며 “SK텔레콤과 KT는 2.1GHz를 확보하면 대규모 투자 없이 WCDMA 용량 증설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며 “우리에게 할당하는 것이 LTE 투자 확대를 촉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공정경쟁이 미칠 영향은

옛 정보통신부에서 방통위로 넘어오면서 그동안 통신경쟁 촉진을 위해 적용됐던 비대칭규제인 유효경쟁정책이 단계적으로 폐지되고 공정경쟁으로 무게추가 기울고 있다.

때문에 지난 2010-2011 유무선 상호접속료 산정에서도 통신 후발사업자들은 과거처럼 유효정책의 혜택을 누릴 수 없었다.

이와 같이 통신정책의 초점이 공정경쟁에 맞춰지면서 경쟁 활성화에 따른 소비자 편익 증가와 경쟁 환경 조성을 위해서라도, 주파수 정책 역시 동일한 잣대가 적용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2.1GHz를 보유하지 않은 LG유플러스에게 주파수를 할당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2.1GHz 주파수의 120MHz 대역 중 SK텔레콤이 60MHz, KT가 40MHz를 보유하고 있고, LG유플러스는 보유량이 없다. 때문에 지난해 휴대폰 시장에서 SK텔레콤과 KT가 갤럭시S와 아이폰으로 경쟁할 때 LG유플러스는 먼 산만 쳐다봐야 했다.

한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경쟁이 활성화 되도록 만드는 것만큼 소비자에게 편익을 줄 수 있는 정책은 없다”며 “공정경쟁의 틀 안에서 스마트폰 초기 시장이 형성됐다면 최근 불거진 요금인하 요구가 발생하기 전에 소비자들이 그 혜택을 먼저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SK텔레콤 측은 “이동통신용으로 쓸 수 있는 주파수는 SK텔레콤 90MHz, KT 80MHz, LG유플러스 40MHz 대역만큼 보유하고 있다”며 “가입자 수를 고려하면 SK텔레콤에게 주파수를 할당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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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측도 “주파수 부족은 SK텔레콤이 2.1GHz의 주파수 우월성을 갖고 무제한 요금제를 도입하며 촉발된 일”이라며 “영국의 경우처럼 총량제나 사업자 당 제한폭을 두고 경쟁상황을 평가해 주파수를 분배해야 한다”며 확보 대역 대비 3G 가입자가 가장 많은 KT에게 분배해 줄 것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 측은 “이통3사가 동일한 주파수 대역을 쓰게 되면 단말기 호환으로 연간 마케팅 비용을 1조8천억원 줄일 수 있다”며 “이 같은 마케팅비 감소 효과는 요금인하 등 소비자의 편익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