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 아몰레드 vs 레티나 정면승부

일반입력 :2011/06/17 08:35    수정: 2011/06/17 08:37

송주영 기자

지난해 9월 삼성전자가 디스플레이의 미래를 주제로 언론사 대상 설명회하는 자리에서 슈퍼아몰레드와 레티나디스플레이를 비교하는 질문이 쏟아졌다. 지난해 하반기 디스플레이 업계를 뜨겁게 달궜던 최대 화두였기 때문이다.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아이폰4, 갤럭시S는 서로 다른 디스플레이를 강점으로 내세우며 각자 시장 공략에 들어갔다. 백라이트가 있고 없고, 해상도가 높고 낮고 양 디스플레이의 장단점은 있었지만 모두 고사양의 디스플레이다.

17일 관련업계는 내년 태블릿 시장에서 레티나디스플레이와 슈퍼아몰레드가 또 다시 한판 승부를 벌일 가능성을 제기한다. 아이패드3 레티나디스플레이 탑재와 함께 내년 출시될 갤럭시탭 차기 버전에는 AMOLED가 적용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 vs 애플, 디스플레이 차별화 전략

설명회 강연을 맡은 석준형 삼성전자 고문의 답은 “그놈이 그놈”이었다. 양 디스플레이의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는 설명이었다. LCD를 개선해 시야각을 높이고 높은 해상도를 구현한 레티나 디스플레이, 백라이트가 필요 없다는 슈퍼아몰레드.

두 개의 다른 종류의 디스플레이가 각기 다른 장점이 있고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던 만큼 그 해 가을 인터넷에서는 논란이 있었다. 내년에는 이같은 논란이 태블릿 시장으로 옮겨갈 전망이다. 스마트폰 시장 용호상박인 애플 ,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의 차별점이었던 디스플레이를 태블릿으로 옮겨 적용할 것이라는 추측이 꾸준히 제기된다.

이같은 추정을 가능하게 하는 배경에는 AMOLED 패널 물량 확대가 있다. 관련업계는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가 내년 상반기까지 A2 공장 생산 물량을 5.5세대 기판 기준 으로 3.75배 늘어난 월 9만장 수준까지 늘릴 것으로 전망한다.

■AMOLED 물량 확대로 태블릿 적용 숨통 트여?

물량이 늘어나면 삼성전자 갤럭시탭 AMOLED 적용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SMD는 지난달 4세대를 뛰어넘은 5.5세대 공장 가동에 들어갔다.

현재 생산 물량은 월 2만4천장. 3인치 패널 기준으로 1천만개를 생산할 수 있다. 그동안 AMOLED 패널이 부족해 제품 공급이 어려웠다던 갤럭시S 수급에도 한층 숨통이 트였지만 아직은 스마트폰에 적용하기도 빠듯하다고 관련업계는 보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4세대 공장에서 생산되는 물량을 포함해 월 3인치 기준 1천300개 물량이면 갤럭시S 물량 대기도 버거운 수준”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 물량이 좀 더 늘어나면 갤럭시탭 태블릿에도 AMOLED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다. SMD A2 추가 투자를 염두에 둔 추정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1분기 실적발표에서 올해는 AMOLED 패널 적용될 태블릿 출시는 없다고 단언했다. 올해 SMD 투자 상황을 봤을 때도 태블릿 AMOLED 적용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내년에는 달라진다. 3단계에 걸친 A2 투자가 끝날 시점이면 갤럭시S에 적용하고도 남을 수준으로 물량이 늘어나 갤럭시탭에도 여유있게 AMOLED 패널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갤럭시탭에 AMOLED 적용 가능성은 태블릿 제품 사업을 하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를 이끌고 있는 신종균 사장이 햅틱 아몰레드폰 출시를 주도한 인물이라는 점에서도 유추할 수 있다. 햅틱 아몰레드폰은 삼성전자 AMOLED 휴대폰 시대를 연 제품이다. 신 사장은 지난해 갤럭시탭 출시 언론행사에서도 AMOLED 우수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문제는 해상도. 태블릿은 화면 크기가 커지면서 해상도 차이도 더 극명하게 드러날 수밖에 없다. 관련업계에는 최근 SMD 내 해상도 개선 작업도 활발하다고 전했다.

■아이패드3 레티나 적용 전망 꾸준히 나와

삼성전자에게 AMOLED가 있다면 애플에게는 고해상도 LCD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있다. 아이패드3에는 300ppi(인치 당 픽셀) 이상 고해상도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적용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다. 정황도 여기저기서 포착된다.

씨넷은 최근 아이패드3에 적용될 iOS5가 레티나급 고해상도를 지원할만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iOS5용 소프트웨어 개발 킷(SDK)는 2048×1536 해상도를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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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아이패드 해상도는 1024×768. 아이패드3에는 2배의 선명한 해상도로 망막으로 인지할 수 없는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적용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아이패드3에 적용될 레티나 디스플레이 공급업체는 LG디스플레이, 삼성전자, 샤프 등으로 다양할 것이라는 업계 관측도 나온다. 샤프가 최근 카메야마 공장을 중소형 공정으로 전환하고 LTPS 기술을 적용하는 이유 중에는 애플 아이패드3가 있다는 추정도 나왔다.

아이패드3 레티나 디스플레이, 갤럭시탭 AMOLED 적용에 대한 추정이 쏟아진다. 지난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한동안 논란이 됐던 디스플레이 논쟁. 내년쯤에는 태블릿 시장에서도 재현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