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發 쇄신 나비효과, 어디까지?

일반입력 :2011/06/16 12:33    수정: 2011/06/16 13:04

봉성창 기자

올해 6월은 삼성에게 잔인한 달로 기록될 전망이다. 삼성테크윈에서 시작된 인적 쇄신 바람이 급기야 그룹 중추로 확산됐다. 때 아닌 인사 조치에 삼성 전체가 숨죽이고 있다.

삼성 안팍에서는 이러한 인사 조치가 단지 예고편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8일 삼성테크윈 오창석 사장 사의 발표 때 이인용 삼성 커뮤니케이션 부사장은 다음달 대대적인 인사쇄신이 있을 것이라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라고 못박았다.

그러나 불과 일주일만에 삼성 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장과 인사지원팀장이 교체됐다. 허언을 잘 하지 않는 이 부사장의 성격은 둘째치고 줄곧 연말이나 연초에 인사를 단행한 삼성의 인사 스타일과도 맞지 않는다. 그만큼 급했다는 이야기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9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삼성그룹 전체에 부정부패가 퍼져 있는 것 같다”며 “요새 바짝 이 문제를 챙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단순히 삼성테크윈 문제에 따른 문책성 인사로 보기 힘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무엇보다 경영진단팀장과 인사지원팀장은 그룹 쇄신의 양대 축이라는 점에서 향후 대대적인 인적 개편이 예상된다. 당장 일본으로 출장을 떠난 이건희 회장이 귀국하는 다음주부터 대대적인 사정 바람이 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새로 임명된 정금용 인사지원팀장과 정현호 경영진단팀장은 조만간 본격적인 실무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감사팀은 추가적인 인력 보강도 예정돼 있다. 각 계열사의 경영 실태를 진단하고 그에 걸맞는 인사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이 부사장은 “각 계열사는 사장 책임하에 감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삼성 임원 관계자는 “분위기가 분위기인 만큼 지금은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그간 업무에서 혹시 모르는 과실이 있었는지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무선에도 이와 같은 위기의식이 감지된다. 가벼운 식사 미팅까지도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고심한다는 후문이다. 한 관계자는 “결혼식과 같은 경조사 소식을 협력사에 알리지 않는다거나 혹은 오더라도 축의금이나 화환을 보내지 말라고 단단히 일러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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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삼성의 이러한 쇄신 분위기가 내년 총선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정치자금 문제에 휘말리지 않도록 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시각이다.

삼성은 공식적으로 내달 인사개편은 없다고 못박고 있다. 올해 초 진행된 정기 임원인사가 불과 6개월 밖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삼성 커뮤니케이션팀 관계자는 “미래전략실 두 팀장의 인사는 삼성테크윈 내부 부정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으로 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