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과같이 OF THE END, 세기말 좀비 액션 게임

일반입력 :2011/06/15 10:32

김동현

아쿠자의 비정한 이야기를 거대 환락가 카무로쵸를 배경으로 보여준 세가의 인기 게임 ‘용과같이’ 시리즈는 호쾌한 액션과 함께 남자의 혼을 자극하는 재미요소로 일본 내에서 큰 인기를 누렸다. 이런 ‘용과같이’ 시리즈의 최신작이 최근 출시됐다.

바로 ‘용과같이 OF THE END’가 그것이다. 이 게임은 기존에 야쿠자 분위기를 살린 액션 게임에서 벗어나 성장 요소를 가미한 슈팅 게임으로 변경됐다. 기존 시리즈에 등장했던 도지마의 용 ‘키류’부터 4인의 주인공 이야기를 옴니버스식으로 만날 수 있다.

플레이스테이션3(PS3) 독점으로 출시된 이 게임은 월래 지난 3월 출시를 예정하고 있었으나 갑작스럽게 터진 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6월로 출시가 연기됐다. 기존 시리즈처럼 야쿠자 내용을 다뤘다면 괜찮겠지만 하필 좀비 바이러스로 인한 멸망을 다뤘다는 점이 화근이었다.

■갑작스러운 노선 변경, 무슨 일이 생긴거야?

사실 ‘용과같이’ 시리즈가 세기말이라는 황당한 주제로 나올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특히 좀비 바이러스로 인한 멸망 속에서 분전하는 야쿠자라는 설정은 처음에 접했을 당시에는 신선하다기 보다는 이상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용과같이’ 시리즈의 나고시 토시히로는 극한의 상황에서 펼쳐지는 색다른 액션을 만들고 싶었다는 생각으로 인해 이번 작품을 구상하게 됐다고 밝혔다. 당시 좀비 게임이 쏟아지는 분위기였지만 동양의 정서에 어울리는 좀비 게임은 없었기 때문에 이 같은 게임을 기획하게 됐다는 것이다.

덕분에 주인공 ‘키류’가 생활하는 환락가 카무로쵸는 좀비들로 가득한 세상이 됐으며, 얼굴만 봐도 으르렁 거리는 다수의 인물들은 생존을 위해, 그리고 이번 좀비 바이러스 사건을 일으킨 장본인을 찾기 위해 싸우게 된다.

■‘용과같이’를 기초로 한 색다른 게임

이번 게임 ‘용과같이 OF THE END’의 가장 큰 특징은 원작이 가졌던 특징을 고스란히 살리면서도 전혀 다른 색다른 게임성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액션 어드벤처 개념이 강했던 전작과 달리 이번 게임은 시원한 슈팅 플레이를 즐기도록 해 놨다.

이용자들은 다소 어려웠던 전작과 달리 한층 쉬워진 게임성으로 ‘용과같이’ 세계관을 만날 수 있게 됐다. 게임 진행은 간단한 조작만으로도 빠른 진행이 가능하고 원작의 특징인 다양한 미니 게임들도 그대로 재현돼 어느 하나 부족함이 없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기본 게임은 슈팅이다. 다소 조작감이 어색하긴 하지만 익숙해지면 나름대로 쉽게 진행할 수 있다. 이용자는 어떤 목표를 받고 정해진 구역까지 좀비를 소탕하면서 이동하면 된다. 그곳에서 목적을 달성하면 특정 보스가 등장하거나 다음 스테이지를 진행되는 방식이다. 스테이지마다 ‘용과같이’ 특유의 압도적인 실시간 영상 연출이 더해져 눈길을 사로잡는다.

4명의 주인공이 모두 모인 이후에는 부가적인 모드를 접할 수 있다. 바로 환락가 카부로쵸에 있는 다양한 부대시설이 그것. 이곳에서는 도박 또는 다트 등 20여개의 미니 게임을 하거나 돈을 내고 예쁜 호스티스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넘치는 미니 게임, 좀비들은 언제 소탕하실 생각?

그러다 보니 이 게임은 어느 정도 익숙해진 이후에는 미니 게임들만 찾아다녀도 웬만한 다른 게임 못지않은 재미를 얻을 수 있을 정도다. 미니게임은 회복, 오락, 도박, 카지노, 어뮤즈먼트, 취미 등으로 나눠지고 골프부터 온천탁구까지 매우 다양하게 구성됐다.

룸싸롱을 기초로 하고 있는 회복계는 그야말로 쉬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호스티스 여성과 함께 술을 마시거나 데이트를 즐길 수 있고 마사지 등을 받는 것이 가능하다. 이곳에서 호스티스 여성과 친해지면 다른 공간에서 데이트를 할 수 있고 필요에 따라 온천여행을 떠날 수도 있다.

오락계는 다트, 당구, 골프, 볼링, 노래방 그리고 온천탁구가 있다. 다트와 당구, 골프는 실제 게임을 하듯 즐길 수 있는 요소이고 노래방의 경우는 리듬 게임이다. 필요한 버튼을 차례대로 누르면 ‘키류’의 허스키 보이스를 마음껏 즐길 수 있게 된다. 온천탁구는 호스티스와 함께오면 즐길 수 있는 요소다. 특히 남성이 좋아하는 보너스 신이 이곳에서 대거 나온다.

도박계와 카지노는 말 그대로 도박을 즐기는 곳이다. 자신이 얼마의 돈을 걸고 내기를 하면 결과에 따라 엄청난 수익을 얻기도 한다. 카지노는 흔히 알려진 요소들이지만 도박의 경우는 일본에 알려진 ‘친치로린’이나 ‘오이쵸카부’ ‘코이코이’ 등 색다른 도박이 존재한다.

‘클럽세가’와 동일한 모습을 하고 있는 어뮤즈먼트 스팟 공간은 3개의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이 게임들의 중독성이 상당하고 결과에 따라 다양한 보너스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인기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취미는 장기나 마작, 파칭코, 배팅, 낚시 등이다.

■메인과 서브 스토리를 모두 클리어, 완벽에 도전

‘용과같이 OF THE END’의 중심 스토리는 좀비 바이러스가 퍼져버린 카무로쵸에서 납치된 하루카를 구하기 위한 ‘키류’ 일행의 분투를 다루고 있다. 하루카는 ‘키류’가 사랑했던 ‘유미’의 딸로 기존 시리즈에 꾸준히 등장했다. 팬들에게는 100억엔 소녀로 알려져 있다.

게임은 4명의 주인공 중 아키야마, 마지마, 고다, 키류 순으로 진행되며, 각각 메인과 서브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메인을 모두 클리어하면 다음 캐릭터의 장으로 넘어가게 된다. 서브 스토리는 아이템이나 성장에 필요한 요소를 얻기 위해 하게 되는 부분이지만 꼭 해야 하는 건 아니다.

메인 스토리 진행 도중에는 프리타임이 생기는데 이때마다 이용자는 자신의 무기를 개조하거나 아이템 등을 구입, 되팔 수 있다. 이 요소는 게임 내에서 사용되는 돈을 구하기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필히 알아둬야 하는 부분이다.

전투 부분은 주변 사물을 들고 싸우는 근접 액션부터 무기에 따라 달라지는 슈팅 방식에 다라 매우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 ‘키류’의 경우는 대물저격총을 주무기로 쓰며, 마지마는 샷건, 아키야마는 쌍권총, 고다는 게를링건이다. 정해진 무기 외에도 다른 무기를 쓸 수 있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교체해가면서 쓰는 것이 필요하다.

조작성은 다소 논란이 있을만한 부분이다. 흔히 우리에게 익숙한 방식이 아닌 꼭 ‘바이오하자드4’ 같은 조작이다. 물론 이동하면서 사격이 가능하지만 멈춰서 조준하고 이동시에는 정면 사격밖에 안되게 한 점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조작성은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좀 걸린다.

게임 내에는 일반적인 좀비 외에도 거대한 보스 좀비가 등장하는데 후반에는 쏟아지듯이 나오기 때문에 자신의 캐릭터 성장을 필히 완료해야 한다. 난이도 부분은 3단계로 조절할 수 있기에 만약 조작으로 인해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이용자라면 낮춰서 하도록 하자. 난이도로 인한 손해는 없다.

이 같은 요소를 지닌 ‘용과같이 OF THE END’의 단점은 딱 하나가 있다. 바로 현지화다. 언어가 일본어로 되어 있기 때문에 게임 내 탄탄하게 구성된 요소를 일본어를 모른다면 전혀 즐길 수 없다. 게임 진행 자체가 간편해서 엔딩까지는 갈 수 있지만 위에서 언급한 수많은 요소들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건 아쉬운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