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서든어택 재계약 억지 주장…DB이전은?

일반입력 :2011/06/10 13:40    수정: 2011/06/10 17:03

CJ E&M 넷마블이 게임하이와의 서든어택 재계약 협상이 끝났음에도 아직 진행 중이라는 억지 주장을 펼치고 있다. 서든어택 서비스권이 넥슨으로 넘어갈 예정인 가운데 DB이전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을 수 있어 이용자의 불안감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게임하이는 모회사 넥슨과 서든어택 서비스 관련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 게임하이 측은 다음달 11일부터 넥슨을 통해 서든어택 서비스를 재개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CJ넷마블은 게임하이와의 재계약 협상이 끝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대립 중이다.

특히 넷마블은 재계약 협상만 고집하고 DB협상에는 임하지 않고 있다고 알려져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게임하이 측이 DB협의 관련한 업무 협조 메일을 보냈으나 별도 회신은 없었다는 것.

이는 CJ넷마블이 DB이전 시일을 늦추기 위한 의도로 재계약 협상 카드를 꺼냈다는 의혹으로 확대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재계약 협상 지속을 주장하는 것이 일종의 ‘블러핑’으로 보일 수 있어서다.

때문에 시장에선 서든어택 DB이전 문제가 단기간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CJ넷마블 돌발행보, 그룹차원 경영진 물갈이 이유?

최근 CJ넷마블은 서든어택 재계약 관련해 돌발 행보를 보여 빈축을 샀다.

지난달 30일 CJ넷마블은 게임하이와의 재계약 협상을 진행 중임에도 협의 내용 일부를 공개하고, 게임하이의 운영권한 대부분과 서버 접속 권한을 빼앗았다.

이와 관련 남궁훈 전 대표는 서든어택 공식홈페이지에 “계약금 150억원, 기간 5년, 수익배분 70%(게임하이), 넥슨 및 타사와의 공동 퍼블리싱을 제안했다”고 글을 남겼다.

이어 “올해 말 12월까지 6개월 연장해준다면 이용자의 동의와 관련 법률 및 규정에 맞춰 게임 데이터베이스도 이전준다는 제안도 했다”고 밝혀 이용자 DB를 인질로 삼았다는 오해를 스스로 만들었다.

여론이 악화되서일까. 직후 CJ넷마블의 경영진이 대폭 물갈이 됐다. 남궁훈 대표 뿐 아니라 성진일 사업본부장 등의 주요 경영진도 동반 퇴사했다.

도덕적 기업 이미지를 중시하는 CJ그룹에서 게임부문에 불과한 넷마블의 행보를 불편하게 받아들이고 경영진 교체에 직접 관여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영진 물갈이 이후 CJ넷마블 측이 이용자에게 DB 정보를 제공할 의향이 있다고 누차 강조한 것도 이 같은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당시 복수의 전문가는 “CJ넷마블의 입장 변화에 대해 빅5 게임사로의 제자리를 잘 찾았다”며 서든어택 사태가 일단락될 것으로 판단했다.

■CJ넷마블, 서든어택 재계약 협상 지속?…이상 행보

그러나 현재 CJ넷마블은 돌발 행보에 이어 이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신임 경영진으로 새 옷을 입은 CJ넷마블이 게임하이와의 서든어택 재계약 협상은 끝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

때문에 게임하이 측이 넷마블 측에게 재계약 협상 중단을 통보했음에도 억지를 부리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공통된 의견이다. 또 CJ그룹 전체의 이미지가 CJ넷마블의 이상 행보에 또다시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현재 남궁훈 게임부문대표의 공석은 조영기 CJIG 대표가 맡게 됐다. 방준혁 넷마블 창업자는 상임고문으로 전격 복귀했다. 또한 지난해 3월 넷마블을 떠난 뒤 게임개발사 지아이게임즈를 설립한 권영식 대표가 퍼블리싱 부문 상무(본부장)로 활동을 시작했다.

복수의 전문가는 CJ넷마블의 이상 행보에 대해 다양한 분석을 내놓았다. 여러 추론도 나왔다.

우선 CJ넷마블이 경영진 교체 이슈로 인해 발생한 협상 공백기를 핑계로 내세워 협상이 끝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CJ넷마블 측이 의도적으로 재협상 중이라고 강조하면서 게임DB 이전 협의를 늦추고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DB 이전 협의 기간이 길어질 수 록 넷마블이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서든어택에 대한 중요성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서든어택은 넷마블의 총매출에서 약 20% 정도의 비중을 차지한다. 서든어택이 넷마블의 주된 캐시카우(현금창출원)인 셈이다.

앞서 CJ넷마블은 서든어택의 일부 이용자를 경쟁 FPS 게임으로 유입을 시도해 빈축을 산 바 있다. 이미 관련 동영상이 유출돼 비도덕적 기업으로 오랜 시간 낙인찍힐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게임하이 “재계약 끝. 입장 변함없다”

게임하이는 넷마블의 이상 행보에 대응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게임하이 측은 10일 “재계약 협상은 더 이상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넷마블 측이 재계약 협상 시일을 연기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거절했다고 밝혔다. 이날 게임하이는 넥슨과의 서비스 계약을 발표했다.

게임하이가 CJ넷마블에 등을 돌린 것은 괘씸죄가 적용됐다는 얘기도 들린다. 서든어택 운영권한 대부분과 서버 접속 권한 등을 박탈했기 때문이다. 이후 서든어택에는 핵 이용자가 증가하고 서버 다운 등의 문제가 발생하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했다는 것이 게임하이 측의 설명이다.

반면 넷마블 관계자는 “(재계약 결렬 통보를 받았으나) 서든어택 재계약 협상 지속은 신임 경영진의 의지”라며 “갑자기 경영진이 교체되면서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한 책임은 넷마블에 있다. 그러나 기회의 여지는 남아있다고 내부에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게임하이는 “이미 끝난 일이다. 더 이상 재계약 협상은 없다. 이미 넥슨과 퍼블리싱 계약도 체결했다”면서 “시간이 지날 수 록 서든어택 이용자의 불편이 가중되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이용자가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최대한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라고 일축했다.

■서든어택 DB이전 과연 잘 진행될까?

시장과 이용자의 관심은 온통 서든어택 게임DB에 집중돼 있다. CJ넷마블이 이용자에게 게임DB를 제공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지만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란 반응이다. CJ넷마블이 어떤 방식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길게는 수개월까지 DB 이전이 완료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게임하이 측은 서버 복사 등의 물리적 방식을 동원해 DB를 제공받기를 희망할 수 있으나 CJ넷마블은 이를 거절할 수 있다.

이용자 동의하에 필수 정보를 이전하는 방식도 있다. 하지만 CJ넷마블이 리소스를 얼마나 투입하느냐에 따라 시스템 구축 시일이 오래 걸릴 수 있어 최선책은 아니라는 반응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CJ넷마블 측이 게임DB를 엑셀 등의 문서로 제공한다는 시나리오가 남았다. 이럴 경우 게임하이가 자체 시스템을 구축해야하기 때문에 넥슨에서의 서비스 연계성이 떨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여러모로 게임하이와 넥슨이 불리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CJ넷마블이 칼자루를 쥐고 있다는 것. 다음 주부터 이전 작업이 본격화 되야지만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서든어택 이용자의 선택이 우선

그래서일까. 게임하이는 최악의 상황에 미리 대비하고 있다. CJ넷마블이 이전을 승인하더라도 서비스 연계성 부분에서 부정적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CJ넷마블 측이 DB이전을 빌미로 서든어택 동시 서비스를 요구할 수 있어 별도의 자구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미 CJ넷마블의 서든어택 이용자는 자발적으로 DB이전을 시도할 수 있다. 게임하이 측이 선보인 서든어택 인식표 시스템을 통해서다.

사용법도 쉽다. 인식표 시스템은 서든어택 게임 내 기록실에서 F8키를 통해 활성화 시킬 수 있다. 별도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통해 보호되고 워터마크가 자동으로 찍혀 조작도 불가능하다고 알려졌다. 저장된 이미지를 제출하면 자동 분석을 통해 데이터가 복구된다고 게임하이 측은 설명했다.

CJ넷마블 측이 이용자의 PC를 후킹해 키보트 F8키를 막았지만 복원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별도의 안내페이지(www.gamehi.co.kr, www.gamehi.net)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복수의 전문가들은 이번 서든어택 사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우려하면서 이용자 스스로 DB를 보호해야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관련기사

한 업계전문가는 “서든어택 재계약 사태가 DB이전 사태로 변질 수 있어 우려된다. CJ넷마블이 이전 의향을 밝혔지만 방법론적인 부분에서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CJ넷마블이) 서든어택 동시 서비스를 요구하면서 DB이전 협상에는 소극적 대처를 할 수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든어택 이용자는 스스로의 권리를 보호해야할 때로 보인다. 이미 인식표 시스템도 구축된 것으로 안다. 분명한 것은 이용자가 자발적으로 판단해 나서야한다는 점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