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KT 회장이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재차 나타냈다. 정부의 통신료 인하 압박과 맞물려 주목된다.
이 회장은 26일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KTF 합병 2주년 간담회를 열고 “(데이터를)막 쓰면 본인은 좋을지 몰라도 남들은 피해를 입는다”고 강조했다.
■“통신사 회장이라 하는 말 아니라...”
이는 일부 이용자들의 막대한 데이터 씀씀이 때문에 다른 이들이 피해를 본다는 뜻이다. 통신망이 방대한 데이터 이용량을 소화하지 못하면서 통화 끊김과 모바일 인터넷 전송속도 저하 등이 심각한 수준이다.
이 회장은 “수돗물이나 전력과 같이 통신 네트워크 자원은 비싸고 유한하다”며 “비싼 자원에 대해서는 수요를 관리하는 정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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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 같은 생각은 개인적으로 통신사 사장이 아니라 경제학을 공부하고 정부에 있었던(정통부 장관) 경험에서 나온 것”이라며 “투자에 집중하면 젊은이들의 일자리도 크게 늘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이달 초 무제한 요금제 폐지에 대한 논란이 일자 “국가 전체의 이익을 생각하면 폐지 주장이 맞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라고 언급했었다.
■물이 물고기를 힘들게?
사회적 통신료 인하 압박에 대해서도 다소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미 내릴 만큼 내렸기에 힘들다는 뜻을 피력했다.
이 회장은 “기업은 물고기, 국민은 물인데 물이 물고기를 배격하면 어찌하느냐”며 “물이 하라면 물고기가 따르겠지만 그것이 진정 국가에 이익이 될지는 다시 생각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언론에 대해서는 “국민들에게 정확한 실상, 곧 KT가 잘해온 부분을 전달해달라”며 “우리 내부에서는 과거 격론을 거쳐 데이터 요금을 크게 깎는 결단을 내렸었다”고 말했다.
지난 2009년 말 KT는 아이폰 도입과 함께 무선 데이터 요율을 기존 대비 88%(패킷당 2.01원 → 0.25원) 내렸고, 이를 스마트 혁명의 계기라고 자부해왔다. 통신료가 결코 비싸지 않다는 근거로 종종 내세워 온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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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간담회에 동석한 표현명 KT 개인고객부문 사장도 “스마트 혁명은 KT가 데이터 요금을 내리면서 시작됐다”며 “클라우드 컴퓨팅과 차세대 망 등에 막대한 투자가 들어갈 시점임을 감안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방송통신위원회는 내주 쯤 통신료 인하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내용은 ▲월 문자 50건 무료(1천원 인하 효과) ▲음성+문자+데이터 조절 모듈형 스마트폰 요금제 ▲청소년과 노인 가입비 절반 인하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