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팬택, 스마트 날을 세우다

[창간기획]스마트폰-태블릿 최강 한국 노린다

일반입력 :2011/05/25 10:27    수정: 2011/06/21 10:59

김태정 기자

‘스티브 잡스의 마법, 애플의 세계 IT 강타...’

새삼스럽고 익숙하지만 여전히 인기를 보장하는 뉴스다. 애플은 극찬 받을 자격이 충분하고 그 반대 진영에서도 고개를 끄덕인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내세워 시가 총액 세계 2위에 올라선 애플. 스스로 만든 ‘스마트’ 무대에 경쟁자들을 몰아넣고 1등 노릇까지 거침없다.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쉽게 상상할 수 없었던 장면이다.

그렇다면 한국 기업들의 수준, 위치, 역량은? 이 역시 식상하지만 살펴볼 이유가 충분하다. 반성하고 변하려하고, 독기를 품은 이들은 나름대로 파장을 일으켜왔다. 마이크로스프트(MS)가 만든 판도 이렇게 깨졌다.

지디넷코리아는 창간 11주년(미국 20주년) 기획의 일환으로 한국 기업들의 몰라보게 달라진 스마트 시장 경쟁력을 시리즈로 점검한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조언, 채찍질을 기대한다.

■노키아-RIM 지쳤다, 삼성은?

우선, 애플의 견제구가 없다는 목소리가 크지만 한 곳을 꼽으라면 주저 없이 삼성전자다. 한국 기업이어서 띄운다는 80년대식 ‘립 서비스’가 아니라 글로벌 조사 기관들의 데이터가 제시한 결과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시장서 스마트폰 2천520만대(국내 300만대)를 팔았다. 세계 4위의 기록이다.

판매량보다 눈에 띄는 것이 성장세. 2천520만대 중 2천만대 이상을 하반기에 팔았다. 단순 계산으로 500만대에서 2천만대로 반년 만에 뛰어오른 것이다. 신종균 무선사업부장(사장)이 제시한 올해 목표 판매량은 6천만대다. 신 사장은 “다양한 가격대 제품을 만들어 세계 스마트폰 시장 지분을 확대할 것”이라며 “이전보다 더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겠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다른 강호들은 슬럼프에 빠졌다. 사실상의 조연이다. 노키아가 지난해 스마트폰 판매량 1억30만대로 1위를 기록했지만 커진 판에 비해 결코 만족할만한 결과가 아니라고 스스로도 인정한다.

휴대폰 1위 신화를 쓴 요르마 올릴라 노키아 회장이 스마트폰 부진 책임을 지고 내년에 퇴임하며, 올리페카 칼라스부오는 이미 지난해 9월 CEO 자리서 물러났다.

산 넘어 산이라고 올 1분기 스마트폰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14.5% 떨어진 24.3%(2천420만대)에 머물렀다.

블랙베리로 시장을 재패한 리서치인모션(RIM)은 2위 자리를 애플에 뺏기며 내리막길임을 증명했다. 지난해 전체 판매량 4천750만대로 2위를 유지했으나 올 1분기 1천390만대를 기록, 애플(1천870만대)에 밀렸다.

다크호스로 불린 대만 HTC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삼성전자에 밀려 5위에 턱걸이했고, 모토로라와 소니에릭슨 등은 그 밖이다.

결국, 내리막길 신화 노키아와 RIM, 아직은 생산 전력이 부족한 HTC를 제외하면 애플과 삼성전자의 판이다. 이것이 현 주소다.

■LG전자-팬택, 부활 신호탄

LG전자와 팬택의 전력도 만만치 않다. 후발주자라는 위기감이 상당히 줄어들었고 에이스 제품들이 제 역할을 하는 모습이다.

LG전자는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 기준으로 1분기 41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출하), 모토로라와 함께 6위에 올랐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이 무려 1071%에 이른다. 지난해까지 LG전자를 눌렀던 소니에릭슨, 후지쯔, 샤프, 팜 등은 큰 발전이 없었기에 더 주목되는 부분이다. LG전자가 스마트폰 관련 사업부를 만든 때는 지난 2009년 말. 옵티머스 시리즈를 내세워 단기간에 성장했다. 올해 판매량 목표 3천만대 이상 달성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팬택은 대기업 대비 출하량은 적지만 상당 수준의 기술력을 증명했다. 최근 미국 AT&T가 애플을 비롯한 타 휴대폰 제조사 대신 제1 파트너로 선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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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스마트폰 판매량 목표는 1천800만대. 경쟁사 대비 10분의 1 수준인 1천900여명 연구 인력들을 감안하면 상당한 포부다. 하반기에는 태블릿 시장까지 진입해 애플과 경쟁할 계획이다.

박병엽 팬택 부회장은 “그동안 애플이 스마트폰 문화를 만들어 왔다면 이제는 새로운 제품이 문화를 주도할 것”이라며 “아이폰 등에 맞설 제품들로 붙어보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