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코닥이 이겼다.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이어 애플도 코닥 기술력에 두 손 들었다. 누가 코닥을 한 물 갔다고 했던가.
요점은 이렇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스마트폰에 각종 디지털 기술을 탑재하고 보니, 관련 특허 중 적잖은 부분의 주인이 코닥이었던 것. 삼성전자는 엄청난 돈을 들여 코닥과 합의했으며, 애플은 법정 싸움 끝에 패했다.
■실패로 끝난 애플의 맞불작전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애플이 코닥 필름으로 유명한 ‘이스트만 코닥’과의 특허권 침해 소송에서 패소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코닥의 디지털카메라 기술이 애플의 특허권을 침해하지 않았다고 평결했다. 이번 평결은 6명의 ITC 위원들이 최종 검토하며, 특허권 침해가 인정될 경우 관련 제품 수입 금지가 가능하다. 로저 판사는 “코닥은 애플의 어떤 특허권도 침해하지 않았다”며 “구체적 평결 이유는 기업 정보 보호 차원에서 공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공격은 코닥이 먼저 했다. 앞서 애플과 리서치인모션(RIM)이 자사 특허권을 침해했다는 소송을 제기했고, 애플은 맞소송에 벌였다가 패한 것이다.
문제가 된 기술은 흔히 쓰이는 이미지 미리보기. 말 그대로 촬영한 사진을 작은 크기로 미리 보여주는 것인데 대부분의 디지털카메라에 탑재됐다. 더 구체적으로는 미리보기를 하면서 전원과 메모리 용량을 줄인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코닥 특허 산더미…누가 떨고 있나?
이 기술 특허권의 주인이 바로 코닥이다. 10년 전인 지난 2001년 취득한 특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이 특허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각각 5억5천만달러(약 6천억원)와 4억1천400만달러(약 4천500억원)를 코닥에 넘기기로 지난 2009년 합의했다.
때문에 애플과 RIM 역시 합쳐서 10억달러(약 1조1천억원)를 코닥에 내놔야 한다는 것이 코닥 경영진들이 만든 시나리오며, 이번 승소로 현실화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대한 전체 판결은 내달 나올 예정이다.
안토니오 페레즈 코닥 최고경영자(CEO)는 “평결 내용이 매우 바람직하다”며 “10억달러의 새 수익으로 주주들에게 보답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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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소송은 시작일 뿐. 코닥은 디지털사진 기술과 관련해 1천개 이상의 특허를 출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늘날의 첨단 디지털카메라 기능 대부분이 이 기술들을 기반으로 구현됐다. 코닥의 대박 수익이 예상되는 이유다.
코닥 법무팀은 이미 애플을 비롯한 이른바 스마트 강자들이 자사 어떤 기술을 침해했는지 속속 파악 중이다. 단순 아날로그 필름 회사라는 설명은 이제 어색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