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에 부는 2세대 신드롬, 그 내막은?

일반입력 :2011/05/14 08:45    수정: 2011/05/15 08:55

봉성창 기자

아이패드2, 갤럭시S2, 2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올해 출시된 이들 세 제품은 공통점이 있다. 바로 각자 분야에서 혁신을 이룬 제품의 후속작이라는 사실이다.

'형 만한 아우 없다'라거나 '전작을 능가하는 후속작은 없다'와 같은 식상한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IT업계에서 후속작이 전작을 능가하지 못한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영화라면 몰라도 기술은 언제나 더 나은 방향으로 진화하기 때문이다.

물론 소비자들이 받아들이는 충격의 크고 작음에는 차이가 있다. 아이패드가 최초 등장했을 때의 충격과 비교하면 아이패드2는 아무래도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패러다임이 변화시킨 첫 제품의 등장은 언제나 신선한 충격이다. 그러나 실제 스마트한 소비 형태는 바로 이 두 번째 제품을 노리는 것이 좋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는 IT제품의 불확실한 측면에 기인한다.

■ 아이패드2, 아이패드를 뛰어넘다

아이패드가 처음 등장했을 당시 업계에서는 반신반의 했다. 화면만 커진 아이폰과 다를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680g에 달하는 무게와 9.7인치의 화면 크기는 언제 어디서나 휴대하기에는 다소 부담이 됐다. 경쟁사에서는 이보다 좀 더 작은 7인치 크기의 태블릿으로 맞불을 놓기도 했다.

물론 애플은 보란듯이 아이패드를 성공시켰다. 그렇다고 해서 아이패드가 완벽한 제품은 결코 아니었다. 휴대성은 그렇다 치더라도 소비자들은 과연 이것을 어디다 써야 할지 막막했다. e북을 보기 위해서라면 '킨들'과 같은 전용 e북리더가 훨씬 효율적이다. 동영상은 다양한 코덱을 지원하는 5인치 크기의 PMP가 용량이나 휴대성 면에서 훨씬 뛰어나다. iOS 특유의 장점은 이미 아이폰으로도 얼마든지 누릴 수 있다. 동일한 버전의 OS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패드2 역시 이러한 지적에서 여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듀얼코어 기반 A5 칩셋 탑재로 속도는 훨씬 빨라졌고 무게와 두께가 크게 줄었다. 그러나 기능상으로 보면 카메라 장착 여부를 제외하면 아이패드1과 큰 차이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패드2를 구입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이제서야 소비자들이 태블릿을 가지고 무엇을 해야할지 깨닫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애플 역시 마찬가지다.

그 결과 아이패드2는 콘텐츠를 소비하는 용도를 넘어 생산하는 다양한 기능이 탑재됐다. 음악작곡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인 '개러지밴드'를 비롯해 영화 편집 앱 '아이무비' 등이 그것이다. 이밖에도 문서편집 앱 '페이지'나 스프레드시트 작성 앱 '넘버스', 프리젠테이션용 앱 '키노트' 등도 아이패드2의 용도를 더욱 명확히 해준다.

■하드웨어만 좋다고? 너무 좋아서 OK! - 갤럭시S2

'옴니아' 파문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이지만 '갤럭시S'의 후속작 '갤럭시S2'는 편견 없이 제품 자체만 보면 세계 최고 수준의 스마트폰이라는 말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무엇보다 안드로이드OS 기반 스마트폰 중에서 갤럭시S가 가진 위상은 대단하다. 하드웨어를 썩 잘 만드는 삼성전자가 구글의 야심작인 안드로이드OS를 탑재하고 나왔다는 점에서 최고의 궁합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 후속작인 갤럭시S2 역시 전작에 비해 개선된 부분이 상당하다. 우선 화면 크기가 4.3인치로 보다 커지고, 안드로이드 2.3 버전인 진저브레드가 탑재됐다.

여기에 1.2Ghz로 작동하는 듀얼코어 CPU가 탑재됐을 뿐 아니라 두께도 8.9mm로 더욱 얇아졌다. 슈퍼아몰레드플러스 디스플레이를 통해 화면도 보다 선명해지고 통신속도도 HDPA+ 21Mbps의 탑재로 훨씬 원활해졌다. 후면 카메라도 800만화소로 디지털카메라와 대등한 수준이다.

물론 이러한 발전 중에 사전적 의미의 '혁신'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더시 말해 갤럭시S 이용자가 무리하게 통신사 약정을 깨면서까지 갤럭시S2를 구매해야할 동기는 부족하다는 이야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갤럭시S2의 최대 매력은 모든 면에서 나아졌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갤럭시S2는 더욱 완벽해졌다. 과거 '전지전능'을 말한 삼성전자가 지금은 이로 인해 곤혹에 빠져있지만 이러한 갤럭시S2는 현존하는 스마트폰 가장 강력한 하드웨어 성능을 자랑한다.

갤럭시S에게 있어 아이폰은 여전히 버거운 경쟁상대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절묘한 궁합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아이폰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삼성전자는 제조상의 강점을 최대한 발휘하는 방법 밖에 없다.

과거 갤럭시S의 하드웨어 성능이 아이폰4를 압도한다고 말하기는 어려웠지만 갤럭시S2는 오히려 자신의 강점을 더욱 공고히 했다. 이를 본 애플이 아이폰5를 어떤 모습으로 내놓을지도 더욱 기대되는 부분이다.

■저사양PC가 왜 필요해? - 2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인텔도 올해 초 후속작을 내놨다. 전작인 i시리즈 코어 프로세서의 2세대 버전이다. 1세대에 비해 나아진 점을 간단하게 말하면 연산속도가 빨라지고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능이 결합된 정도다.

실제로 1세대와 2세대의 차이점은 꽤 많지만 실제로 대부분 소비자가 느끼기에는 '그냥 빨라졌다'라고 표현하는 편이 좀 더 명확하다. 그렇기에 1세대를 구입한 사람이 2세대의 성능을 체감하기 위해 추가로 투자를 하기에는 다소 고민스러운 부분이 있다.

그러나 그 이전 모델을 가진 사람이라면 2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는 탁월한 선택이다. 투자한 비용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큰 폭의 성능 향상을 체감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인텔은 2세대로 오면서 게임을 하는데 꼭 그래픽카드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는 말을 당당히 할 수 있게 됐다. 그만큼 2세대에 내장된 그래픽 처리 성능이 좋아졌다는 이야기다.

무엇보다 2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의 존재 가치는 인텔이 고성능 CPU가 왜 필요한지에 대해 소비자들에게 명확한 답을 내려줬다는 데 있다. 가령 대부분 전문가들은 자신의 용도에 맞게 PC를 구입하라고 조언한다. 고작 인터넷이나 영화 정도 볼거면 결코 값비싼 부품이 필요 없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제 이러한 충고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상황이 됐다. 인터넷이나 하고 영화를 보려면 이제 굳이 PC가 필요하지 않다. 간단한 게임 역시 마찬가지다. 바로 스마트폰이 있고 태블릿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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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PC의 용도는 이러한 디지털 디바이스에 맞게 동영상을 인코딩하고 또한 디지털 카메라나 캠코더로 찍은 콘텐츠를 편집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또한 굳이 PC에서 게임을 즐기겠다면 고성능 게임이 보다 알맞다. 최신 온라인게임이나 해외 PC게임이 갈수록 PC자원을 최대한 활용한 고사양으로 개발되고 있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이렇듯 혁신을 이룬 제품의 후속작은 명확한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 이는 개발사가 만드는 것이 아니다. 바로 1세대를 사용해본 소비자들이 만들어낸 방향성이다. 이것이 더해졌을 때 제품은 보다 완벽해진다. 1세대 보다는 2세대를 노려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