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터넷전화회사인 스카이프를 85억달러(9조2천억원)에 인수하기로 전격 합의했다.스티브 발머 MS 최고경영자와 토니 베이츠 스카이프 CEO는 10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발표했다.
이에따라 스카이프는 MS의 스카이사업부로 편입되며, 스카이프 최고경영자(CEO) 토니 베이츠는 MS스카이프 사업부(Division)의 사장직을 맡게 된다.이번 매각에는 골드만삭스,JP모건체이스 등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벨기에 룩셈부르크에 본사를 둔 스카이프는 SW기반의 인터넷통신서비스회사로서 스카이프사용자라면 어떤 인터넷기반의 단말기에서든 무료로 음성및 비디오통신을 할 수 있도록 솔루션을 제공한다.
스카이프는 지난 2003년 설립돼 6억6천300만 등록자와 880만 유료 가입자를 두고 있다. 월 평균 사용자가 1억2천400만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스티브 발머, 인터넷 음성·영상 사업에 베팅
이번 MS의 스카이프 인수는 인터넷을 회사 성장을 위한 최대의 전장으로 보아온 스티브 발머 MS최고 경영자(CEO)의 사업 돌파구를 찾기 위한 타개책이자 베팅으로 읽힌다.
무엇보다도 구글이 검색사업,크롬,안드로이드OS로 직접적 타격을 입히고 있고, 애플은 아이폰 OS인 iOS로 MS를 괴롭히고 있다. 게다가 전략적 제휴관계인 페이스북도 사이트 플랫폼화에 따라 경쟁자로 급부상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MS와 스카이프의 결합이 MS제품의 가치를 더욱 높여주게 되리라는 점이다.
이번 인수는 적어도 MS가 스카이프를 자사의 다양한 포트폴리오와 결합시켜 실시간 통신제품에 이를 결합시키면서 시너지를 얻게 해주는 효과를 기대케 하고 있다.
스카이프와 결합 가능한 MS 제품군은 아웃룩, 메신저,핫메일,X박스라이드,그리고 링크까지 망라한다.
발머의 인터넷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관심은 이번 MS의 스카이프 인수가격이 이 회사 36년 역사상 최고의 액수라는 점에서도 드러난다. 지난 2007년 인터넷광고회사 어퀀티브(aQuantive)를 70억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대표적 인터넷전화 기업 스카이프에 대한 관심은 지난 2005년 온라인경매회사 이베이의 26억달러의 현금과 주식 인수로 표출됐다. 하지만 이 회사는 이 무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채 2009년 이 가운데 70%를 27억5천만달러에 매각하고 경영권을 포기했다. 스카이프의 매각 지분 70%의 소유자는 실버레이크파트너스,인덱스벤처,앤드리센호로위츠,캐나다 연금계획이사회 등이 인수했으며 이번 인수로 짭짤한 수익을 챙기게 됐다.
스카이프는 지난 해 8월 기업공개(IPO)를 통해 약 10억달러의 자금확보가 예상됐었으나 10월 들어 시스코 출신인 토이 베이츠 최고경영자(CEO) 취임후 지연됐고, 이번에 MS로의 매각으로 회사의 향배가 판가름 났다.
■“모든 MS솔루션과 스카이프의 결합” 승부수
스티브 발머 MS CEO의 이번 스카이프 인수 배경에는 이 브랜드가 이미 전세계 수백만 사용자들 인터넷기반 통신과 비디오로 연결해 주는 서비스를 해오면서 탄탄한 사용자 기반을 확보해 온 것을 활용하자는 측면이 크다.
MS는 인정받은 인터넷 회사 스카이프의 브랜드네임을 바탕으로 소비자 견인에 한층 힘을 받게 될 전망이다.
이번 인수와 관련해 특히 주목할 점은 MS는 스카이프의 기능을 자사의 모든 제품 솔루션과 결합시키면서 만들어 낼 시너지효과다.
MS는“ 이번에 인수한 스카이프와 자사의 X박스,키넥트게임콘솔,아웃룩이메일 프로그램,윈도스마트폰에 결합시킬 것”이며 “다른 모든 SW도 스카이프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MS는 검색엔진 빙에 엄청난 마케팅 비용 투자와 함께 기술력 향상에 주력해 왔다. 그러나 빙은 미국시장에서 구글의 65%라는 검색시장 점유율에 크게 못미치고 있어 타개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매달 1억7천만명의 사람들이 서비스에 로그인 하는 스카이프와 MS솔루션과의 결합 이후 시너지효과에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
스카이프 사용자는 지난 해에 모두 2천70억분의 음성 및 화상전화를 했기에 이를 어떻게 이용하느냐가 MS인터넷 사업 성공의 관건인 셈이다.
■MS 각 사업부문에 미칠 영향은
스카이프는 무료 음성,비디오 인터넷전화를 하거나 돈을 내고 유선전화 및 비디오전화를 할 수 있도록 해주는 SW및 서비스 회사다. MS는 한마디로 브라우저,PC OS,모바일OS 등 자사가 가진 모든 플랫폼을 접목시켜 시너지를 낼 강력한 무기를 얻게 된 셈이다.
그런 만큼 스카이프는 MS의 모든 분야에서 부진을 만회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기대주로 주목받고 있다.
당장 관심가는 것은 수익성을 과시하고 있는 오피스 사업부를 배경삼아 만드는 링크(Lync)라는 제품과의 결합 시너지효과다. 이 솔루션은 이메일,인스턴트메시징,음성통신을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으로 묶은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스카이프가 이를 지원할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겨합이 스마트폰 OS시장의 부진을 만회하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윈도폰7은 지난해 출시이후 애플의 iOS와 안드로이드에 뒤지고 있는 등 아직까지 5%에 머물며 의미있는 점유율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아이템이다.
물론 MS의 스카이프와 윈도폰 결합은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MS의 윈도폰7 OS 살리기에 절대적 동맹군이 되어야 할 이통사업자들이 이를 배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카이프가 이통사의 높은 전화료를 내지 않고 소비자들에게는 휴대폰에서 값싼 인터넷 전화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MS의 이번 인수로 그동안 취약했던 음성,비디오통신 시장에서 커다란 진전을 일궈낼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스카이프의 영상통화 서비스 기술이 MS 윈도 라이브 메신저 및 MS의 통합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링크와 결합해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얻게 되리란 관측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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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시스코나 구글의 아성인 기업용 텔레컨퍼런싱(원격화상회의)및 협업솔루션 시장에서의 공세적인 행보도 예상해 볼 수 있다. MS의 게임콘솔인 X박스 360과 동작인식 게임기 키넥트에 음성,영상서비스가 접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이번 인수에 대해 약 10억달러 정도 비싸게 샀다고 하는 분석가들도 있다. 하지만 씨넷은 MS가 500억달러를 쟁여놓고 있는 회사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게다가 그정도를 들여서라도 구글과 애플을 이길 수만 있다면 결코 비싼 비용은 아닐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