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와 다음이 맞붙었다. 스마트폰 무료통화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의 통화 품질을 두고 양측이 엇갈린 주장을 펼치고 있는 것.
20일 다음커뮤니케이션에 따르면 자체 테스트 결과 4만5천원 스마트폰 요금제에서 마이피플의 무료통화(m-VoIP)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며 19일자로 SK텔레콤과 KT에 해명을 요구하는 공식 질의서를 제출했다.
다음 관계자는 “올 초부터 4만5천원 요금제를 쓰는 고객들의 불만이 많이 접수됐다”며 “계속 같은 불만이 접수 돼 자체적으로 통화품질 테스트를 진행했고 이를 토대로 질의서를 보냈다”고 말했다.
이에, SK텔레콤과 KT는 강력하게 부인하고 나섰다. 앱 간의 통화품질 차별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는 전형적인 노이즈 마케팅”이라며 “앱 간 통화품질 차별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반박했다.
현재 통신사는 월 5만5천원 이상 요금제에서만 일정량의 m-VoIP를 허용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앱 별로 통화 품질을 컨트롤 할 기술도 없다”며 “현재 4만5천원제 요금제에서는 원칙적으로 m-VoIP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KT 역시 마찬가지다. KT 관계자는 “스카이프든 마이피플이든 동일한 정책을 가져가고 있다”며 “통화 품질과 관련해서는 지역, 데이터 망, 앱 자체 등 다양한 원인에 따라서 여러 가지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다음의 문제제기에 대해 노이즈 마케팅이 아니냐는 시각이 우세하다. 과거 통신사의 카카오톡 차단 루머와 마찬가지의 상황을 연출해 마이피플을 이슈화 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아울러 다음이 방통위의 m-VoIP 전담반에 참여하고 있음에도 시작부터 물타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전담반 내부에서 논의해야 할 내용을 외부에 여과 없이 흘리면서 여론몰이를 조장한다는 것이다.
한 통신업체 관계자는 “m-VoIP는 월 5만5천원 이상 요금제에서만 일정량 사용 가능한데, 4만5천원 요금제에서의 통화품질을 들고 나온 것 자체가 일종의 물타기”라며 “다음이 방통위가 꾸린 m-VoIP 전담반에서 진정성을 갖고 논의에 임할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m-VoIP에 관련해서는 방통위가 막 교통정리에 나선 참이다. 방통위는 지난 15일 m-VoIP 전담반을 구성해 정책 검토에 착수했다. 전담반에서는 망 중립성, 국내외 m-VoIP 서비스 현황과 분류, m-VoIP 서비스별 역무구분, All-IP 망 진화에 따른 m-VoIP 정책방향 등 다양한 측면을 검토할 예정이다.
전담반에는 방통위와 KT·SK텔레콤·LG유플러스 등 통신사, 다음·카카오톡 등 콘텐츠사, KISDI, ETRI 등 연구기관 등이 참여한다.
다음이 진행한 테스트는 4만5천원, 5만5천원 등 모든 요금제에서의 통화품질 테스트다. 다음은 m-VoIP 앱에서 전화를 건 후 최소 2분 이상 연결돼야 정상적으로 통화가 되는 것으로 판단했다. 대상은 마이피플, 올리브폰, 스카이프, 바이버 등 총 4종(국산 2종, 외산 2종)이다.
테스트 결과 5만5천원 요금제에서는 문제없었지만, 4만5천원 요금제에서 마이피플의 통화 성공률은 채 10%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다음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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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다음은 같은 요금제에서 올리브폰, 스카이프, 바이버 등은 제대로 작동했다고 주장했다. 올리브폰, 스카이프, 바이버는 4만5천원, 5만5천원 요금제에 상관없이 모두 90% 이상의 통화 성공률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다음 관계자는 “10%도 안 된다는 것은 통신으로서의 의미가 없는 것”이라며 “내부적으로는 마이피플에만 통화품질 차별이 가해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해 해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