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두 거인, 애플과 삼성전자가 드디어 특허침해를 두고 정면충돌했다. 전체 휴대폰 시장에서 스마트폰의 비중이 급격히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들 양사의 격돌은 그야말로 전 세계 IT업계의 최대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소송은 반도체 부품 공급 등 삼성에 의존도가 높은 애플이 특허분쟁을 빌미로 그 의존도를 줄이려는 의도가 기저에 깔린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4억8천만대로 전체 휴대폰 시장의 30%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에 따라 노키아, 삼성전자, 애플, 림(RIM),LG전자, HTC 등 주요 휴대폰 제조사들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각사는 제품 자체의 경쟁력 확보 경쟁 외에도 특허분쟁을 통해 상대방의 기를 꺾는 전략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이번에 애플이 삼성을 타깃으로 한 특허소송은 '아이폰 경쟁상대'로 떠오르고 있는 삼성 갤럭시 시리즈를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애플은 지금까지 노키아와 HTC 등과 대형 특허소송을 벌여왔다. 특히 스마트폰의 특성상 한정된 화면 위에서 효율적으로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기 위해 저마다 비슷한 사용자환경(UI)를 적용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각 제조사들은 조금이라도 차이점을 두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일례로 아이폰 초기화면에서 '잠금해제'를 위해 오른쪽으로 화살표를 미는 방식에도 특허가 있다. A사가 오른쪽으로 끝까지 밀면 대기화면으로 간다면, B사는 오른쪽으로 끝까지 민 다음 손가락을 떼는 순간 대기화면으로 넘어가는 등의 차이를 두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그 차이점을 느끼지 못하지만 기술적으로는 엄연히 다르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해 갤럭시 등 안드로이드폰 출시에 앞서 특허 담당자와 해당 개발팀이 참여해 특허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해 운영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책을 마련해 운영해 왔다.
국내 휴대폰 제조사의 한 관계자는 만약을 대비해 국내 제조사들은 스마트폰 특허TFT를 구성해 특허분쟁에 대비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경우 스마트폰과 관련해 수천개의 특허가 있고 이 중 분쟁 가능성이 있는 500여개에 대해 집중 관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19일 삼성전자는 애플의 소송에 대해 어느정도 예견된 일로 맞소송을 할 것이며 특허침해를 하지 않았으니 자신있다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또한 소송은 하더라도 양사의 비즈니스(애플에 부품공급 등)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애플의 특허소송에도 이처럼 자신감을 내비치는 것은 바로 양사간 '교차라이선스(특허 공유)'가 있기 때문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미국 시장에서 휴대폰 관련한 통신 표준 특허를 갖고 있으며, 어떤 업체도 이를 피해가기는 힘들 것이라고 귀뜸했다. 즉 각 제조사가 암묵적으로 서로의 특허를 침해하기 때문에 이를 법적 분쟁으로 확대하는 것을 자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애플이 공식적으로 도발(?)을 해왔기 때문에 삼성 역시 맞소송을 걸겠다는 입장이다. 더 나아가 삼성은 통신 표준으로 맞소송을 하면 재미 있는 싸움이 전개될 것이라는 여유도 내비쳤다.
현재 스마트폰 특허분쟁에서 애플이 가장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다. 아이폰으로 시장을 선점했고 다양한 컨셉트 특허까지 포함하면 1천여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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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KTB투자증권 최성제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미국 시장에서 특허 등록 건수로 2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분쟁시 교차라이선스를 십분 활용할 수 있어 별 문제가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소송은 특허분쟁이라기 보다 자사 제품의 부품의 상당수를 삼성전자에서 공급 받고 있는 애플이 그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수순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