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삼성 소송]애증 관계 이번에 청산?

일반입력 :2011/04/19 09:28

애플이 제품 디자인을 베꼈다는 이유로 삼성전자에 소송을 제기하면서, 양사 관계가 어떻게 달라질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양사는 스마트기기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도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등 주요 부품 공급자와 수요자라는 이중적 관계를 지속해왔기 때문이다.

애플이 먼저 아이폰 시리즈로 스마트폰 시장을 휩쓸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로 맞섰다. 아이패드로 태블릿 붐을 일으키자 삼성전자는 갤럭시탭으로 응수했다. 양사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단말기 시장에서 각 부품 성능부터 내장 애플리케이션과 지원 서비스까지 열띤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런데 애플 입장에서 삼성은 단말기 경쟁사 이전에 핵심부품을 공급하는 반도체 기업이다. 삼성은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들어가는 프로세서, 디스플레이 패널, 메모리, 배터리 등을 생산한다. 애플 단말기 두뇌에 해당하는 'A4'칩, 메모리용 D램 반도체, 전력관리IC 등이 '삼성제'다. 삼성SDI는 내장 리튬이온 배터리를 공급한다.

현재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단일 부품 물량을 애플만큼 소화할 수 있는 제조사는 흔치 않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많이 팔릴수록 삼성전자 매출도 늘어나는 것이다.

삼성에게 애플은 흔치 않은 '큰손' 고객사다. 지난 3월 삼성전자가 공시한 2010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53억달러(약 5조8천억원)치 부품을 사간 소니에 이어 50억달러치를 사들인 애플이 2위 고객사로 나타났다. 올해는 애플이 소니를 제치고 삼성전자 최대 고객사로 올라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올해 애플에 부품공급 매출로 8조6천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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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초 삼성전자는 미국서 애플에 비메모리 반도체 물량 공급을 4배 늘리기로 합의했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위탁 생산 물량을 반도체 원판 기준으로 월 5천장에서 2만장으로 상향 조정한 것. 이 경우 애플은 국내서 월 4만장을 만드는 삼성전자 AP 생산량 절반을 가져가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다음달부터 애플에 브랜드PC '아이맥'을 만들기 위한 PLS LCD패널을 공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