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1인 출판을 잡아라"

일반입력 :2011/04/12 16:06    수정: 2011/04/13 08:24

남혜현 기자

교보문고가 전자책 변환 솔루션 개발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1인 출판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콘텐츠 부족이 국내 전자책 시장의 최대 걸림돌로 지적되는 가운데 유통업체들이 먼저 작가 및 작품 발굴에 팔을 걷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출판 유통업체들이 전자책 콘텐츠 확보를 위한 방안으로 1인 출판 지원에 나서고 있다. 지니소프트, 북씨, 바로북, 텍스토어(조선일보) 등 중소규모 출판유통업체에 이어 교보문고나 SK텔레콤 등 대규모 유통업체가 현재 1인출판을 지원하거나, 계획 중에 있다. 이에 따라 향후 1인 작가 확보를 두고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출판·유통업체들이 1인출판 지원에 나서는 것과 관련, 교보문고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출판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것이라며 최근들어 학술서 같은 경우 교수들이 직접 출판에 나서는 등 출판과 소비를 동시에 하려는 프로슈머 집단이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인 출판 지원 플랫폼 '급부상'

국내선 1인 출판이 아직까지 생소한 개념이다. 소비자들에 전자책이라는 개념 자체가 익숙해지지 않은 가운데, 스스로 책을 제작하는 '1인 출판'은 더더욱 낯선 단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업계에선 1인 출판이 향후 콘텐츠 다양화에 가장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입을 모은다. 해외에서는 스티븐 코비 같은 유명 작가들이 1인 출판 대열에 들어섰다. 국내서도 장르 문학 작가나 만화가 등 2만여명이 전자책과 웹툰을 통해 저작물을 출판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교보문고가 출판 플랫폼 지원 사업에 뛰어든 것을 두고 업계서는 국내서도 1인 출판이 활성화 될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1인 출판을 지원하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교보문고 같은 대형 업체가 이 시장에 참여하면서 콘텐츠 자가 출판에 나서는 작가들도 많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교보문고는 직접 출판사업을 진행하는 점은 아니라고 선을 긋는다. 교보문고는 전통적인 도서 유통채널인만큼 콘텐츠 확보와 판매의 장으로 자사 플랫폼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교보문고 한 관계자는 1인출판을 지원하지만 임프린팅 회사를 설립하는 방향은 아니고, 출판사와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해당 콘텐츠를 유통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교보문고 외에도 장르 문학을 중심으로 꾸준히 1인 출판을 지원하던 중소규모 업체들도 선전하고 있다.

지니소프트는 현재 1만여 작가 및 독자 회원을 확보한 '유페이퍼'라는 전자책 오픈마켓을 운영 중에 이다. 사이트 내에서 회원들이 e펍 기반으로 전자책을 직접 출판할 수 있게 했다. 이렇게 출판된 저작들은 유페이퍼 내에서 유무료로 독자들에게 판매되고 있다.

북씨의 경우 '빅북'이라는 자체 브랜드를 선보이고 1인 출판사의 콘텐츠를 앱북 형태로 제작하는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을 통해 판매 지원을 병행한다. 일정 수준에 도달하는 콘텐츠의 경우, 앱북 제작 비용 일체를 북씨에서 부담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바로북에서도 1인 출판을 지원한다. 출간을 원하는 작가들이 '아이작가'나 바로북 이메일을 통해 자신의 원고를 송고하면, 작품에 따라 편집장의 교정과 교열을 거쳐 전자책으로 출판되는 시스템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전자책은 바로북이나 제휴서비스를 통해 판매된다.

■1인 출판 플랫폼 늘어나지만…

1인출판을 지원하는 플랫폼이 늘어나면서 전자책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도 늘어나고 있지만 실제 도서를 출간하는 작가들 입장에선 초기시장인만큼 개선해야 할 부분도 눈에 띈다고 지적한다.

출판 플랫폼이 늘어나는 것은 반길만한 일이나, 여러 유통업체를 상대해야 하는 1인 출판사 입장에선 하나의 콘텐츠를 개별 플랫폼에 맞춰 여러번 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1인출판사 '안북'을 설립한 안근찬 작가는 대형출판업체들이 1인출판 지원 플랫폼을 개발해 서비스하는 것은 전자책시장의 활성화와 1인출판 창업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면서도 1인출판사 입장에서는 하나의 콘텐츠를 플랫폼에 맞춰 여러 번 제작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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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전자책이 출간되고 난 후 실제 판매로 이어지기 위한 홍보가 부족하다는 점이 시급한 문제로 지적됐다.

안 작가는 대형출판업체나 유통업체 오픈마켓조차 콘텐츠 부족이나 홍보 시스템 미비에 따른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다며 전자책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플랫폼의 개발과 더불어 지속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