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야구에 대한 자신의 솔직한 생각을 꺼냈다.
31일 창원시 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엔씨소프트 제9구단 창단 승인 기자간담회’에서 김택진 대표는 제9구단 구단주로 올라오기 까지 자신의 인생에 담긴 야구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김택진 대표는 어릴 때 ‘거인의 별’ 만화를 시작으로 야구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고, MBC 청룡팀을 좋아해 따라다녔던 일, 베이징 올림픽과 월드베이스볼 클래식 등을 보면서 지금까지 야구에 대한 감정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자신을 지금까지 이끈 영웅으로는 최동원 선수를 꼽았다. 최동원 선수가 한국시리즈에서 4승을 이끌어냈을 때는 자신이 우승을 한 것처럼 기뻤다고. 김 대표는 “최동원 선수가 보여준 투지와 멋진 모습은 지금의 내가 성장할 수 있는 힘이 됐다”고 말했다.
야구 구단주에 대한 본격적인 생각은 2009년도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 이후다. 사내 컨퍼런스 중 허구연 위원을 만난 김택진 대표는 게임 업체가 사회에 공헌하기 위한 길을 구단 창단으로 뜻을 굽히게 되고 창단 의향서를 제출하게 됐다.
이후 제9구단 창단은 급물살을 탔다. 창원시의 전폭적인 지원과 함께 김 대표의 확고한 의지는 수많은 장애물을 넘어 31일 창단 승인이라는 최상의 결과물을 냈다. 그야말로 대단한 노력의 결말이다.
김택진 대표는 “야구는 영화처럼 내 마음대로 즐기고 인생을 배울 수 있는 삶의 지혜서다”라고 말했다. 야구가 가진 드라마와 그 속에 있는 여러 가지 작전, 그리고 선수들의 모습에서 항상 많은 것을 배운다는 것이다.
만들고 싶다는 구단의 청사진도 나왔다. 김 대표는 자신이 만들고 싶은 구단은 사회적인 약자나 시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구단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꺼냈다. 다소 힘들 수도 있는 여정이 될 것을 알고 있다고 말한 김택진 대표는 긍정의 힘을 믿고 남은 준비 동안 많은 관심과 의견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아래는 질의응답 전문
Q.엔씨소프트 구단을 끌고 갈 사령탑은 누가 될 것인가? 혹시 생각하고 있는 감독의 자질은?
A.한국 구단 전체를 생각해서 9구단이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이끌 수 있는 분이 감독이 됐으면 한다.
Q.지역 야구팬이나 롯데 야구팬들을 사로잡을 방법 등을 구상하고 있는지?
A.프로야구를 좋아하게 된 것은 최동원 선수와 롯데 구단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대결 구도보다는 롯데 구단에 배워나간다는 생각을 먼저하고 있다. 한국 프로야구를 발전 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 먼저라고 본다. 구단이 창단될 때까지 이 일에 집중하고 정식으로 창단이 될 때까지 소홀히 하지 않겠다. 창원은 엔씨소프트의 고향이다. 창원의 일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그리고 우리는 절대 롯데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지 않다.
Q.혹시 야구 온라인 게임 개발이나 퍼블리싱 등을 할 생각이 있는지?
A.결론부터 말하면 있다. 엔씨소프트가 IT 기업이기 때문에 스포츠와 이들의 결합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한국 프로야구를 디지털 세계에서도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다면 당연히 해야 한다. 9구단을 사랑해주시는 팬들, 그리고 한국 야구를 사랑하는 팬들과의 소통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우린 열린 구단이 돼 변화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Q.이제 창단 승인이 됐지만 아직 구단주 역할로써의 의문점이 많다.
A.이런 걱정은 우리에게 많은 도움이 됐다. 처음보다 더 큰 각오를 할 수 있게 해준 이런 조언 때문에 이 일을 쉽게 보지 않고 있다. 우리가 하는 실수가 없을 수는 없지만 이를 빨리 고쳐나가고 계속 성장해 나가는 구단이 되도록 하겠다. 지켜봐 달라.
Q.게임 업계로써 스포츠에 발을 담군다는 것은 어떤 생각 때문인가?
A.기업의 가장 큰 목표는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우리가 제9구단을 창단하게 된 것은 사회적 책임은 물론 지역사회의 발전을 도모할 생각이다.
Q.최동원 선수를 아까 ‘영웅’이라고 했는데 혹시 사령탑은 코칭스탭을 고려 중인가?
A.창단 과정의 선수단 구성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말씀 드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우리는 이상구 단장이 많은 것을 해줄 것으로 본다. 선수 및 코칭스탭은 차후에 말씀 드리겠다.
Q.한국부터 미국, 일본의 프로야구팀을 가장 롤모델을 삼고 있는 이상적인 구단주가 있는가?
A.너무 많다. 이는 기업을 하면서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다. 30년 동안 우리나라 프로야구를 만들어왔던 구단주부터 선수, 감독분들에게 많은 것을 배우고 감사하고 있다. 이들을 통해 엔씨소프트는 많은 것을 얻고 있다.
Q.엔씨소프트 팀이 언제부터 제대로 된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지?
A.가장 빠른 시일 내 하고 싶지만 선수 수급부터 많은 걸림돌이 있다. 가능하면 2~3년 후에 기존 프로구단과 함께 할 수 있는 경기력 확보가 최우선 과제라고 본다.
Q.엔씨소프트가 2014년 1군 입성을 원하고 있지만 다른 구단들은 좀 더 빨리 들어오길 바란다. 혹시 내년에 들어갈 생각이 있는지?
A.우리도 내년부터 뛰고 싶다. 하지만 현실은 쉽지가 않다. 우리 입장에서는 일단 빨리 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이는 우리의 노력 외에도 다른 구단들의 지원도 필요하다. 우리가 들어가서 야구가 재미가 없어졌다는 이야기는 안 듣도록 준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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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엠블렘과 마스코트 등은 언제쯤 보여줄 생각인가?
A.정확하게는 4월11일 경 공모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사회에서 생각하는 가장 적절한 엠블렘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