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매출 10조 달성, 50년 이상 영속하자”
박병엽 팬택 부회장이 회사 창립 20주년을 맞아 직원들에게 제시한 포부다. 특유의 승부 근성과 끈기를 그대로 담았다.
박 부회장은 오는 29일 회사 창립 20주년 기념식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사옥에서 조촐히 열고, 직원들을 독려할 계획이다.
팬택은 지난 1990년 설립 후 최근까지 누적 매출 21조5천억원이라는 대 기록을 세웠다. 2001년 매출 1조원대에 진입, 2005년까지 56%에 이르는 연평균복합성장율(CAGR) 성적을 받았다. 삼성전자가 매출 1조원 달성에 15년, LG전자는 26년이 걸렸다는 점을 감안할 때 팬택의 성적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이와 함께 누적 수출액 104억달러(11조5천11억원), 최근 10년간 연구개발 투자액 2조원 등은 기술 제조 수출 효자라는 타이틀에 걸 맞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1993년 존재했던 5만6천472개의 기업 중 10년 생존율이 고작 25.3%에 지나지 않는다. 더 나아가 300인 이상의 업체로 성장한 기업은 75개(0.13%), 500인 이상으로 성장한 기업은 8개(0.01%) 기업에 불과하다.
대한민국에서 기업을 설립하여 10년 동안 생존하고, 임직원 500인 이상의 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확률이 ‘1만개’의 기업 중에 ‘1’ 이라는 것이다. 팬택이 얼마나 열심히 뛰었는지를 방증하는 통계다.
큰 아픔도 있었다. 외형 성장에 집중한 나머지 지난 2007년 1분기 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갔다. 벤처신화는 한 순간에 무너졌고, 박 부회장은 경영권을 넘기고 백의종군을 시작했다.
이후 전 직원이 힘을 모아 ‘월화수목금금금’ 필사적으로 일했고, 회사는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했다. 기업개선작업 착수 후 14분기 동안 누적 매출액 7조1천668억원, 누적 영업이익 5천111억원, 영업 이익률 7.1%를 기록했다. '역시 박병엽'이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박 부회장은 지난해 애플 아이폰 바람이 불어오자 ‘시리우스’. ‘이자르’, ‘베가’, ‘미라크’ 등을 줄줄이 내놓으며 맞불작전에 나섰다. 삼성전자나 LG전자 등에 비해 턱 없이 부족한 자금과 인력으로 던진 승부수다.
결과는 대 성공. 팬택은 LG전자를 누르고 삼성전자에 이어 국내 스마트폰 판매량 기준 2위에 올랐다. 미국 AT&T는 팬택을 삼성전자와 LG전자 대신 제 1 파트너로 선정하는 등 해외 반응도 뜨겁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연구개발에 과감히 투자한 것이 열매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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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은 이 같은 여세를 몰아 2015년 매출 10조원의 고부가가치 회사로 성장해 50년 이상 영속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박 부회장은 “우리 모두가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는 회사, 최고의 가치를 인정 받는 회사, 국가와 사회와 인류로부터 존경 받는 회사로 거듭나기 위한 팬택호의 주인공은 구성원 여러분이다”며 “최고경영자인 저부터 우리의 꿈을 이루기 위해 더 도전하고 더 치열하고 더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