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사들, 사이버 망명길로 내몰리나

일반입력 :2011/03/28 10:56    수정: 2011/03/28 19:52

전하나 기자

한국 게임사들 홍콩이나 일본이나 버진아일랜드로 본사 옮겨야 할 듯 합니다

최근 우리나라의 게임규제 강화 분위기가 규제 역차별을 초래해 국내 게임산업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일고 있다.

트위터 등 주요 SNS를 이용하는 누리꾼들 사이에선 산업을 규제하려는 정부에 맞서 해외에 본사나 서버를 이전해 '규제 폭탄'을 피하자는 이른바 '사이버 망명론'이 제기되는 실정이다.

한 누리꾼은 실명제도 국내 업체만 대상, 게임 중독 기금도 국내 업체만 대상, 저작권 단속도 국내업체만 대상, 가장 큰 경쟁 상대는 한국 정부라는 의견을 올렸다. 다른 누리꾼은 한국 문화 산업의 가장 큰 적은 한국 그자체라고 비판했다.

현재 자정부터 새벽6시까지 청소년의 게임 이용을 차단하는 셧다운제는 4월 국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며, 게임업계 수익을 걷어 여성가족부 산하 총 2천억원의 기금을 조성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청소년보호법 일부 개정안은 국회에 최종 발의된 상태다.

여성부가 셧다운제에 이어 업계로부터 게임중독예방부담금을 강제로 징수하려고 하자 처음부터 청소년 보호가 아닌 재원 확보를 위해 산업 규제 주도권을 쥐었다는 의혹도 눈덩이처럼 불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법안이 일괄적으로 게임사 매출액을 기준으로 규정하고 있어 기업간 형평성에 대한 논란도 일고 있다. 한 누리꾼은 앱스토어에서 발생하는 매출만으로 회사 45명 가족이 함께 지내고 있다며 본사를 해외로 옮겨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지는 말아주세요라고 토로했다.

규제 역차별에 대한 걱정도 있다. 모게임사 대표는 조세성 기금을 걷겠다고 하면 게임산업도 담배나 주류산업과 같이 어느 정도 시장 진입 장벽을 만들어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국내 산업을 일부러 죽이려는 것이 아니라면 자본주의 사회의 합리적인 기준점에 맞춰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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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것만이 해결책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이 유해물로 지정된다면, 우리나라는 공공연한 유해물 수출국이 되는 것이라며 자국에서 갖은 규제법으로 옥죄는 산업은 바깥에 나가도 흠 잡히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사이버 망명은 최후의 보루라며 이같은 움직임이 당장 파급력을 갖진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국내 산업의 위축을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