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만들려는 수요는 늘어가지만 막상 시도해 보면 만만찮더란 얘기가 많다. 일반인들은 필요한 기술과 지식을 얻지 못해 막연해하고 기업은 의뢰비용이나 개발 인력을 구하지 못해 막힌다. 구글이 내놓은 안드로이드용 앱제작툴 '앱 인벤터'는 별 소용 없다. 다양한 휴대폰 환경에 적용을 못하고, 기능적으로 함량 미달인 결과물이 너무 많다는 평가다.
이들은 단순히 앱을 만들어 팔기 원하는 게 아니다. 기업들은 사용자들에게 자사 제품, 서비스에 다가오기 쉽도록 유도할 필요를 느껴서다. '나만의 앱'을 만들어보려는 개인 사용자들도 이 추세를 가속화한다. 모바일 공간에서도 앱을 만들어 소통과 자기 표현, 정보 공유를 하려는 바람이 커진 탓이다. 이렇게 앱을 원해도 실제 만들거나 의뢰할 비용이 부족한 이들에게, 모바일 서비스업체 캠든소프트가 최근 국내서 정식 출시한 웹기반 앱 제작툴 '앱쿠커'가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이유다.
지난 25일 서울 논현동의 캠든소프트 사무실을 찾았다. 박경훈 대표로부터 국내 앱쿠커 서비스와 관련한 기술 및 시장 현황과 향후 개발방향, 사업 포부를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앱쿠커 서비스가 쉬운 사용자 환경을 제공하면서도 구글 앱 인벤터보다 기능적으로 다양한 앱을 제작할 수 있고 관리하기도 편리하다고 설명했다. 개인에게 쉬운 기술일 뿐 아니라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 절감을 실현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앱쿠커는 ('개발툴'이라기보다는) 앱 에디터, 앱 제작도구죠. 프로그래밍 몰라도 앱을 만들 수 있게 해보자는 게 초기 목표였어요. 예전부터 프로그래머를 위한 앱 개발툴은 많았는데 일반인을 위한 기술이 거의 없었으니까요. 익숙해지면 사용자가 직접 프로젝트 관리부터 배포까지 맡아 쓸 수 있거든요. 결과물 품질로 따지면 구글 앱 인벤터보다 나을 거예요. 일회성으로 만들어서 일정 기간동안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한 '컨퍼런스 소개 앱'같은 용도에 잘 맞죠. 기능이 단순한 앱 수요가 많을 때 경쟁력이 큰 서비스예요.
캠든소프트는 최근 앱쿠커 2.0 기반으로 국내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베타 서비스 동안 확보한 국내 회원이 3천명. 베타 기간중 만든 앱 100건 정도가 내부에서 '등록심사'를 기다린다. 우선 안드로이드앱 10여개가 곧 배포된다. 구글은 앱 등록 심사가 따로 없어 소요기간이 짧고, 아이폰용은 회사측에서 먼저 검토한 뒤 애플 측이 검수를 하기때문에 좀 더 걸린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한편 당초 2월로 예고한 국내 서비스 일정이 늦어진 까닭을 묻자 '기능 개선'과 '서비스 안정화' 때문이었다고 답했다.
영국때와 다르게, 서비스 소개를 접한 사용자들이 기대를 많이 할 것 같았어요. 신경 많이 썼죠. 1.0 버전(영국)과 2.0 버전(국내)이 좀 달라요. 2.0 버전에는 사용자가 앱 제작을 빨리 할 수 있도록 돕는 '템플릿'을 추가하고, 앱 관리 시스템에 업데이트 기능도 넣었죠. 그래서 앱스토어에 등록된 앱도 재심사 없이 기능과 구성을 바꿀 수 있어요. 버스, 지하철 노선 앱처럼 내부 데이터베이스(DB)를 이용하는 데이터 관리 방식을 응용했죠.
박 대표는 '크라잉넛' 앱을 예로 들었다. 앱 초기 화면에서 '가수 프로필'과 '앨범 소개' 등 항목이 있다면, 새 앨범이 나올 때 그 내용을 고쳐 넣어야 한다. 앱쿠커 2.0의 업데이트 기능을 쓰면 재심사 없이 앨범 탭과 소개란에 최신 앨범 소개를 넣을 수 있다는 게 요지다.
수시로 등록한 앱을 고칠 수 있다는 점은 제품 데이터나 행사 일정을 반영해야 할 기업들이 환영할 요소다. 주수입원인 기업들의 입맛에 맞추는 게 중요한 목표이기도 하다. 이용 대상은 기업과 개인 사용자를 모두 겨냥했지만 엄밀히 말하면 회사가 B2B와 B2C 시장에서 기대하는 내용이 다르다. 기업 시장에선 실질적인 매출을 얻고, 개인 사용자 기반은 앱에 들어가는 광고 기능을 통한 서비스 홍보가 주 역할이다.
주수입은 기업들에게 받는 서버 호스팅 비용, 앱 등록 사전심사 비용, 앱스토어 세팅비용이고요. 개인 사용자 앱에 포함되는 광고 수익도 있어요. 1회성인 앱제작 세팅비는 (개당) 아이폰용 99만원, 안드로이드용 69만원이고 유지관리에 필요한 서버 호스팅비가 월2만9천원이죠. 때마다 상위버전 지원과 재등록 처리를 해야 하는 버전 업그레이드 비용도 포함돼 있습니다. 일반인에겐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앱 결과물에 광고를 넣어요. 영국서 만들어진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앱 250개 가운데 상위 10%에 해당하는 25개로 수익을 얻기도 했죠. 그래도 매출보다는 서비스를 홍보하는 효과가 큽니다. 광고로 앱쿠커 플랫폼을 알았다는 사용자가 많아요.
박 대표는 또 기업들이 앱쿠커를 쓰면서 앱 개발비용을 줄이는 것처럼 서비스하는 우리 쪽도 많은 관리 인력을 투입하지 않고 대부분 자동화된 서비스로 개발해 놨기 때문에 리소스가 절약된다고 덧붙였다.
사업이 잘 될수록 회사도 사용 기업도 '윈윈'한다는 얘기다. 이런 점을 해외 기업들이 먼저 인정했다. 초기 서비스를 내놨던 영국에서는 현지 삼성의 눈에 띄어 업무협약도 진행중이라 한다.
영국에선 지난해 10월부터였죠. 서비스하다 보니 현지 삼성이 투자를 제안했어요. 앱쿠커에 바다 플랫폼을 지원해달라는 내용의 업무협약도 포함됐죠. 당초 생각한 후속 지원 플랫폼은 윈도폰7이었는데 어쨌든, 나중에라도 회사 자본이나 여력에 따라 확대할 수 있습니다. 아직 국내 기업과는 접촉하지 않았고요.
그런데 앱쿠커 서비스가 비전문가에게 앱 제작 진입장벽을 낮췄음을 긍정하더라도 기업이 원하는 고급기능은 부족해 보인다는 지적도 있다. 박 대표는 이를 부정하지 않는다. 그런 만큼 서비스가 발전해 나갈 여지는 오히려 많다는 것이다.
지금 기업들은 차별화된 앱을 만들고 싶어하죠. 그에 비해 앱쿠커에서 제공하는 템플릿은 제한돼 있고요. 앞으로 디자인을 '풀커스터마이징'할 수 있게 만들 겁니다. 기본 템플릿도 더 많이 넣고요. 사용자 요구를 따라가야죠. 아직 서비스한지 1년도 안 됐으니 더 지켜봐주시면 좋겠어요.
그는 단말기 내장 장치를 제어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기술적인 측면으로도 강화해 나갈 생각이다.
지금은 장치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못 쓰는데요. 스마트폰 내장 카메라, GPS, 가속도계 등을 다루는 API 지원은 내년쯤에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기능적으로 '앱인벤터'를 넘어서는 거죠. 사용자가 상상한 모든 앱을 쉽게 만들 수 있을 겁니다.
우선 단기 업데이트 계획은 앱쿠커 3.0 버전 서비스를 3개월 안에 내놓는다는 것이다. 더 많은 템플릿을 제공하고 완전히 새로운 앱 디자인을 꾸밀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게 회사측 목표다. 사용자들이 서비스를 더 쉽게 쓸 수 있도록하는 '활용 가이드' 서적도 곧 나온다. 실제 제작 사례를 중심으로 만들기 요령을 짚어 주는 도우미 성격이다. 서비스 3.0 버전 시작과 책 출간 시점을 맞출 계획이다.
박 대표는 서비스를 업데이트 하려면 개발자를 더 뽑아야 한다며 지금 사무실 전체 인력 12명가운데 개발자가 7명, 나머지는 영업, 기획, 마케팅 담당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주 인력인 개발자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모양이다. 출퇴근 시간은 탄력적이다. 내부에서 준비중인 업무평가시스템을 다 갖추면 시간, 장소 제한도 없어질 예정. 이같은 배려에는 박 대표 자신이 개발자 출신이라는 점도 작용했다. 영국에서 초기 서비스를 개발한 멤버 5명에도 그가 포함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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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표는 당시 디자인, 기획, 개발 등 역할 구분도 없이 서로 빈 역할을 메꿔가며 일했다면서 예전 생각이 나서 지금도 개발하는 게 더 즐거운데, 요즘은 매일 (경영 관련) 문서 작업만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만큼 국내 서비스 상황은 역할 분담이 안정됐다는 얘기다. 요즘 박 대표는 경영 안정화에 집중하고 있다.
당장은 자본 안정화가 필요한 시점이라 상황을 지켜보는 중예요. 그 동안 서비스를 먼저 성공시켜서 회사 인지도를 높여 둬야죠. 개발자들에게 자신이 공들인 플랫폼에서 수많은 앱이 탄생할 것이라는 가능성을 보여 주고 싶어요. 그럼 유능한 사람들을 모을 수 있겠죠. '인재상'이요? 자기목소리가 뚜렷해 남의 의견에도 희석되지 않는 성향을 갖췄으면 해요. 회사에 '올인'하는 게 아니라 회사를 자기 성취를 위한 발판으로 기대하는 사람, 보여주기 위해서 앉아 있는 시간을 채우는 게 아니라 성과를 내기 위해 일하는 사람을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