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마트들이 잇달아 IT제품을 미끼 상품으로 내놓으면서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제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보다는 오로지 ‘저가’라는 점만 부각한 결과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롯데마트 '통큰넷북'을 시작으로 TV, 모니터 등 잇달아 최저가를 내세운 제품들이 출시돼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지만 매번 개운치 않은 뒷마무리로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 25일 불거진 홈플러스의 ‘착한LED모니터’ 과장 광고 논란이다. 당초 스피커가 탑재됐다고 알려졌지만 실제 제품에서는 그렇지 않아 소비자들로부터 항의가 빗발쳤다. 결국 홈플러스는 환불을 결정했다.
이외에도 대부분 대형유통 매장에서 선보인 '통큰' 혹은 '착한' 제품들은 실제로는 저렴하지 않은 정상 가격이었을 뿐만 아니라 교묘하게 제품 사양을 낮춰 소비자들에게 혼란만 가중시킨다는 평가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이같은 미끼상품을 두고 “제품 사양과 제조업체의 경쟁력을 고려하면 저가 제품으로 보기 힘들다”며 “제품 성능보다 가격만 크게 부각된 소위 미끼상품”이라고 지적했다.
■통큰? 착한? 싼게 비지떡
지난해 12월 롯데마트가 중소 PC업체 모뉴엘과 공동기획으로 29만8천원에 내놓은 통근넷북은 초저가 넷북으로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통큰치킨에 이은 기획상품이라 판매 시작 당일 마트 개점과 함께 모두 팔리는 진기록을 낳았다.
하지만 상세한 사양이 알려지자 결코 저가 제품이 아니라는 지적이 일었다. 이 제품은 넷북에 주로 쓰이는 인텔 아톰 N450 CPU보다 한단계 낮은 사양의 인텔 D410을 채택했다.
인텔은 이 CPU를 초소형 데스크톱PC를 겨냥해 제조했기 때문에 소모 전력이 높아 휴대성이 강조되는 넷북에 배터리 지속시간이 짧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해당 CPU의 가격 자체가 일반 넷북에 사용되는 CPU에 비해 저렴하다. 결국 가격파괴라는 홍보도 적절치 못한 셈이다.
한술 더떠 롯데마트는 매장 내 직원이 소프트웨어를 불법으로 설치해주다 적발돼 곤욕을 치루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소프트웨어저작협회는 롯데마트에 공식 해명을 요구하며 거세게 반발했다.
이후 롯데마트는 지난 2월 29만 9천원에 ‘통큰TV’를 선보였다. 롯데마트는 타사 동급제품과 비교해 40% 이상 저렴한 특가상품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실제 이 제품은 TV가 아닌 HDTV 수신기능이 탑재된 24인치 모니터였고 대기업 제품과 가격면에서도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과장 허위 광고, 소비자가 직접 꼼꼼히 따져야
상황이 이렇게 되자 업계에서는 ‘저가’만을 내세운 대형마트의 홍보와 광고에 소비자의 올바른 판단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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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총판 관계자는 “(대형마트가 내놓았던 미끼상품들은)소비자들이 잘 아는 브랜드가 아니다”라면서 “초특가라는 홍보문구로 인해 소비자들이 경쟁적으로 구매하지만 제조업체가 검증된 것도 아니고 사후지원(AS) 인프라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가전유통업체 한 관계자는 “미끼상품 본질을 파악해야 한다”며 “한정 수량을 판매하지만 제조업체 기술력이나 소비자 후생을 생각한다면 딱 그 가격에 맞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가 직접 구매를 앞두고 판단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