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통화 끊김 현상이 급증한 가운데 KT와 SK텔레콤이 서로에 대한 마케팅 공격을 멈춰 주목된다. 주파수 할당과 관련해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속사정이 배경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무선 데이터 폭증으로 인해 휴대폰 콜 드롭(Call Drop, 통화가 끊어지거나 지연되는 현상)이 도심에서도 빈번히 발생 중이다.
이통사마다 그 정도의 차이가 존재하기에 ‘우리가 그나마 낫다’식의 설전이 나올만하지만 당사자들은 의외로(?) 잠잠하다.
KT와 SK텔레콤은 사내에서 이 같은 문제와 관련한 경쟁사 인프라에 대한 언급은 자제하라는 방침이 내려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2.1Ghz ‘황금주파수’ 확보를 위한 전략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이 주파수에 대한 경매를 이르면 상반기 중 진행할 예정인 가운데 나온 눈치 싸움이다.
경쟁사보다 인프라가 부족함을 각인시킨 회사는 주파수 할당에서 일종의 ‘동정표’를 얻을 공산이 크다. 좋은 물건은 가난한 집 먼저 줄 것이라는 식의 논리다.
SK텔레콤 고위 관계자는 “자체 테스트 결과 모 경쟁사의 망 부하가 특히 심각하게 나타났다”며 “이 부분을 알리는 것은 주파수 할당과 관련해 여러 모로 조심스러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KT 역시 SK텔레콤과 치열히 벌여온 공방전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건수’는 많지만 건들지 않겠다는 설명.
SK텔레콤은 3G 대비 질이 떨어진다며 KT의 와이파이를 비판해왔었다. 이른바 ‘삐그덕 덜거덕 와이파이’라는 TV 광고가 대표적인데, KT는 3G가 느리다는 식으로 적극 반박했다.
최근 SK텔레콤이 와이파이를 크게 늘리는 등 돌변한 것에 대해 비판공세를 취하자는 의견이 내부에 나왔으나 별 다른 언급은 없는 KT다.
주파수가 가장 부족한 LG유플러스가 스스로 ‘가난함’을 강조함 역시 이유가 비슷하다. 주파수 할당이 약자에게 유리하다는 판단이 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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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주파수 할당과 관련해 “또 안주면 가난이 대물림 된다”며 “우리는 착하게 농사짓는 농부인데 농사를 지을 땅(주파수)이 없다”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이용자들만 통화끊김으로 인해 불편이 커졌다. 이용경 의원(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최근 통화절단율은 0.55%로 지난 2009년 11월 0.19%에서 3배 이상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