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삼성과 LG, 더 싸워야 된다

기자수첩입력 :2011/03/10 15:56    수정: 2011/03/10 17:01

봉성창 기자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독 갈등이나 논쟁을 싫어하는 경향이 강하다. 가령 '국론분열'이라는 말이 대표적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각계각층의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너무 당연한데, 이를 '국론분열'이라는 말을 내세워 그 싹을 자르려 한다. 왕권국가가 아닌 다음에야 국론이라는게 있을리 없다.요즘 불거지고 있는 3D TV 논쟁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두 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셔터글라스(SG)와 필름패턴편광(FPR) 방식으로 맞붙었다. 왜 국내 기업끼리 힘을 합치지 않고 싸우냐는 지적도 있지만 이들은 이미 국가의 테두리를 벗어난 글로벌 기업이다. 각자 개발한 기술을 알리려는 행위는 너무 당연하다.물론 정답이 없는 것을 가지고 계속 서로 맞다고 주장한다면 그것은 불필요한 소모적인 논쟁이 될 수도 있다. 가령 태블릿은 10인치냐 7인치냐 하는 논쟁 같은 경우가 그렇다. 개인의 호불호에 따라 정답이 달라지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10인치가 필요한 사람도 있고 7인치가 필요한 사람도 있다. 그래서 이는 취향의 문제다.그러나 3D TV 기술 우위 논란은 이와 조금 다르다. 어떤 기술이 3D를 표현해내는데 보다 적합한 지 충분히 가릴 수 있는 사안이다. 어느 쪽이 화면 겹침과 깜박거림이 덜한지, 뛰어난 해상도와 밝기를 가지고 있는지, 보다 편하고 온가족이 시청할 수 있는 시야각을 가지고 있는지 가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특히 3D TV가 200만원이 훌쩍넘는 고가라는 점에서 더욱 가려져야 하는 부분이다. 한번 사면 최소 수년을 써야되는 제품이라서 더욱 그렇다. 소비자에게는 소비를 촉진시킬수 있는 정확한 정보가 필요하다.나아가 여전히 활성화되지 않고 있는 3D TV 산업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여전히 3D TV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과 인식 부족은 심각한 수준이다. 볼만한 콘텐츠가 없는 점도 문제지만 그에 앞서 3D 기술 자체를 과도기적인 것으로 본다. 섣불리 구입하기 보다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그렇기에 결론을 내줘야 한다.물론 어떤 결론이 나느냐에 따라 지는 기업이 적잖은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건전한 경쟁 활동으로 나온 결과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자존심만 접는다면 얼마든지 격차를 따라잡을 기술력을 가진 기업들이다.두 기업이 가진 기술의 장단점이 대동소이하다는 이유로 승부가 판가름 되지 않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는 소비자들에게 제품 구매시 참고할 수 있는 결론이기에 의미가 있다. 결과야 어찌됐든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잔뜩 자극시켜 놓고 이제 와서 유야무야 넘어가면 안된다당부하고 싶은 것은 이러한 논쟁의 과정에서 서로의 감정을 상하게 할 정도의 지나친 비난과 비신사적인 행위는 자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서로 주장하고자 하는 본질을 왜곡시키는 결과를 낳는다.싸우면서 크는 것은 애들 뿐 만은 아니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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