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카메라 시장의 이슈는 단연 '하이브리드'였다. 파나소닉과 올림푸스가 내부 거울을 없애고 렌즈를 교환할 수 있는 신개념 미러리스 카메라를 선보이며 시장을 파고들자 뒤이어 삼성전자, 소니 등 주요 카메라 업체들도 잇달아 관련 제품을 내놨다.
분위기는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22일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올해 역시 미러리스 신제품이 대거 선보이며 바람을 이어간다. 특히 처음 DSLR시장에 진입하는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 전략도 첨예해질 전망이다.
다나와 관계자는 지난해 미러리스 제품군 판매량이 보급형 DSLR에 육박할 정도로 성장했다며 가볍고 쓰기 편한 DSLR을 찾는 소비자들이 주로 미러리스를 구매한다고 말했다.
주요 카메라 업체들은 올해 미러리스 제품군 라인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올림푸스는 상반기 디자인과 성능을 개선한 미러리스 신제품을 출시하며 시장을 공략한다. 캐논과 니콘 역시 공식발표는 없었지만, 미러리스 신제품 개발 중에 있으며 연내 국내 출시할 것이란 소문이 힘을 얻고 있다.
■미러리스는 똑딱이? DSLR?
미러리스를 바라보는 업체들의 시선이 엇갈린다는 부분도 지난해와 유사하다. 주력제품에 따라 업체들은 미러리스를 '보급형 DSLR', 혹은 '하이엔드 콤팩트 디카'로 양분한다. 사양과 성능에 대한 평가도 서로 다르다.
시장 규모를 판단하는 판매량 조사결과에서도 미러리스는 때때로 DSLR이기도, 콤팩트 디카이기도 하다. 일부 쇼핑몰에서는 미러리스가 아예 '하이브리드'라는 품목으로 따로 자리를 차지하기도 한다. 소비자 입장에선 내가 DSLR을 사는 것인지, 콤팩트 디카를 사는 것인지 헷갈릴 법 하다.
'서로 다른 시선'은 여전히 미러리스라는 개념이 제대로 자리잡지 못했음을 뜻한다. 시장은 이미 보급형 DSLR만큼 커졌고 시장 참여자도 늘어나는데 제품에 대한 기본 합의는 없다는 것이다.
예컨대, 23일 후지필름이 발표한 'X100'의 경우 내부 거울을 없애고 일반 DSLR과 같은 APS-C CMOS 이미지센서를 썼다는 점에선 일반적으로 인식하는 '미러리스'와 같다. 그러나 이 제품은 렌즈교환이 불가능한 단렌즈다. 시장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미러리스'와는 거리가 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미러리스 카메라에 대한 정확한 정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업체마다 마케팅 전략에 따라 미러리스나 하이브리드라는 용어로 가져다 쓰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마케팅 용어 현혹말고, 사양 철저히 살펴야
업체들은 저마다 주력 제품에 따른 마케팅의 일환으로 '미러리스'를 사용한다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불편한 일이다. 단순히 '미러리스'라는 이름만 듣고 제품을 구매할 경우 낭패를 볼 수 있어서다.
이 때문에 업계 전문가들은 처음 카메라를 구입할 경우 필요와 사양을 잘 따져서 구매하도록 조언한다. DSLR 카메라 입문자들이 비교적 저렴한 가격과 가벼운 무게 등으로 부담없이 미러리스를 구입한다는 것을 고려할 때, 내부 CCD나 렌즈 교환 여부 등 기본적인 사양들을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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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 제품 가격도 하나의 고려 요소가 된다. 지금까지 출시된 미러리스 제품들이 대체로 80만원에서 130만원 사이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도 제품 구입 예산에 반영할 부분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러리스라는 제품군이 앞으로도 이와 비슷한 가격대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더 낮아지면 콤팩트 카메라와 더 비싸지면 DSLR과 가격대가 겹치기 때문이다.
다나와 관계자는 미러리스가 하나의 세그먼트를 구축할만큼 판매량이나 인지도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그러나 판매되는 제품들이 제각각 사양이 다른 만큼 실제로 카메라를 구입하려면 마케팅 용어보다는 실제 사양을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