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부 “국산 애니메이션 KTV 황금 편성 검토”

일반입력 :2011/02/10 17:24    수정: 2011/02/11 07:54

전하나 기자

문화체육관광부(문화부)가 한국정책방송(KTV)에 국산 애니메이션을 정기 편성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국산 애니메이션이 전문 방영 채널 없이 홀대받고 있다는 업계의 연이은 질타에 내놓은 답이다.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문화부) 장관은 10일 열린 2011 콘텐츠 정책 대국민 업무보고회에서 상영 시간 확보 여부를 검토 후 KTV 황금시간대를 국산 애니메이션에 할애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최종일 아이코닉스 대표는 현재 뽀로로가 세계 110여 개국에 수출된 상황이지만, 국내 시청률이 얼마나 나왔는지를 묻는 해외 바이어들의 질문을 받으면 여전히 난감하다며 말문을 뗐다.

국내 시장의 경우 애니메이션에 관한 한, 미디어(방송사)가 절대적 결정권을 쥐고 있다. 인기 있는 해외 애니메이션과 비교할 때 국산 애니메이션은 노출 기회 자체가 거의 없다는 설명이다.

이는 지난해 국감 때도 거론된 사안이다. 당시 한선교 한나라당 의원은 주요 애니메이션 채널이 현행법을 어기고 주시청시간대 해외 애니메이션을 대거 편성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최 대표는 모든 콘텐츠의 성공은 소비자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 창구를 확보한 것에서 시작된다며 애니메이션 채널이 마련돼야 유통이 활성화되고 산업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책적 지원 뿐 아니라 자금 지원에 대한 요구도 이어졌다. 최 대표는 문화부에서 올해 애니메이션 제작 지원 사업에 50억원 정도를 책정하는 것으로 안다며 정부의 절대적 재원이 현실적으로 너무나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김영두 동우애니메이션 대표도 문화부가 주도하는 예산 확보는 한계가 있다며 기획재정부에 최종적으로 예산 승인을 받기 전, 업계로부터 의견 수렴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이재웅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은 진흥원 전체 예산이 토이스토리 제작비인 2천억에도 못미친다며 문화부의 콘텐츠 진흥 사업을 직접 담당하는 입장으로서 업계의 진정성있는 고민에 책임을 느낀다. 업계 바람에 더욱 귀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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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국 장관 역시 올해 예산은 이미 정해졌지만 법 테두리 내에서 바꿀 수 있는 부분 고치고, 내년도 예산 책정 때에도 우선적으로 배분하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날 문화부 주최로 열린 업무 간담회는 올해 주요 정책 발표와 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문화부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해 사업의 우선 순위를 조정하고 관련 제도와 법령 개정을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한 '콘텐츠산업진흥위원회'도 이달중 출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