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로봇 수출 거침이 없다

일반입력 :2011/01/25 18:27    수정: 2011/01/26 15:34

송주영 기자

국내 로봇 수출이 알제리, 미국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 업체가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국내 수술용 로봇의 국산화도 이뤄질 전망이다. 지식경제부가 지난 9년 동안 7천500억원을 투입해 로봇 연구개발 추진한 성과다.

25일 지경부는 한국산업기술평가원과 공동으로 진행한 로봇 기술개발 결과물을 발표하며 그동안 수천억원 투자에도 불구하고 로봇 연구개발 부족하다는 지적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해는 그동안의 연구개발 성과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만큼 풍성한 성과를 거뒀다. 국내 로봇이 세계 무대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다.

감시경계로봇 알제리 수출

삼성테크윈은 지경부 스마트 프로젝트 일환으로 개발한 감시경계로봇을 지난해 5월 알제리로 수출했다. 도로교통용으로 제작된 이 로봇의 수출 규모는 약 550억원이다. 알제리 정부는 현재 수도인 알제시 도심 주요 도로에만 감시경계로봇을 적용하고 있다. 향후 타 분야에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대한민국 간판 휴머노이드 로봇인 KAIST ‘휴보’의 수출계약도 최근 미국내 카네기멜론대, 미시간 공대 등 6개 대학, 싱가폴 국책연구기관인 I2R(Institute for Infocomm Research)에 각각 6대, 2대로 총 8대가 성사됐다. 휴보 무게는 45kg으로 동급 휴머노이드 중 가장 가벼운 것으로 평가받았다. 유연하고 빠른 상체운동, 달리기 등이 가능하며 개량된 5개 손가락은 독립적으로 움직여 임의 형상 물체를 집을 수 있다.

지경부는 이번 휴보 수출 성사를 통해 일본 아시모 등 선진국 휴머노이드 제품들과의 본격 경쟁에 나서게 됐다고 강조했다. 연구용 휴머노이드 시장, 표준화 선점에 한걸음 앞서는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경부 프론티어 사업 일환으로 개발된 KIST 영어교사 보조로봇도 작년 타임지 50대 발명품에 선정되는 성과를 얻었다. 지난달부터 대구 21개 초등학교에서 시범 운용되고 있다. ■ 복강경 수술로봇 국산화

국내 의료기기 해외 수입의존도는 지난 2009년 기준 65.8%에 이르렀다. 고가 장비인 수술로봇 역시 아직 미국 인튜이티브서지컬 제품인 ‘다빈치’가 국내 시장 점유율 100%를 차지하고 있는 형편이다.

특정 외국기업의 독점은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로봇수술 고비용 논란의 원인으로도 작용하고 있어 국산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국내 이턴은 지난 2007년부터 미국 퍼듀대와 지경부 국제공동기술개발사업을 추진해 최근 복강경 수술로봇 개발에 성공했다.

복강경 수술로봇은 절제부터 봉합까지 전 작업의 프로그램화된 처리가 필요한 어려운 기술이다. 이턴은 원천기술을 보유한 미국과의 효과적 공조를 통해 단기간에 개발했다. 이턴은 임상시험, 품목허가 취득후 내년 하반기부터는 수술로봇 사업을 본격 시작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현재의 독점적 수술로봇 시장에 경쟁 체제가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09년부터 지식경제부 스마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된 로보닥 프로젝트도 우수 연구진의 협업을 통해 시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이 프로젝트는 큐렉소, 현대중공업, 삼성서울병원 등이 공동으로 진행했다. 이미 임상시험을 완료했고 상반기 중으로 미국 CTC사와 공급계약을 추진할 예정이다. 지경부는 로보닥 프로젝트가 인공관절 수술로봇 분야 세계 시장 확대의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유리창 로봇, CES 히트상품 등극

최근 일심글로발이 광역선도산업육성사업을 통해 개발한 유리창 청소로봇도 지난 라스베이거스 가전쇼(CES)에서 호평을 받았다. 일심글로발은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프랑스 ‘로보폴리스’, 독일 ‘유로보츠’ 등과 3만3천여대, 약 800만달러(한화 약 90억원)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그간 단순 제조용 기계로 인식된 산업용 로봇도 첨단화됐다. 현대중공업 컨소시엄은 2004년부터 ‘로봇산업원천기술개발사업’ 일환으로 165kg와 200kg급 수직 다관절 로봇, 6~8세대 LCD 글라스 핸들링 로봇 개발에 성공했다.

현대중공업 컨소시엄은 작년 한해만 자동차 용접, LCD 글라스, 패널 운반용으로 현대차, LG디스플레이 등에 수직 다관절 로봇 3천여대를 판매해 2천억원 규모 매출을 올렸다.

지경부에 따르면 로봇이 다양해지면서 범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기술 수요가 높아지고 있으며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로봇 앱스토어’도 등장했다. 2007년부터 로봇연구조합 컨소시엄은 ‘로봇산업원천기술개발사업’을 통해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시뮬레이션을 통한 로봇 콘텐츠 개발까지 가능한 로봇 소프트웨어 통합 플랫폼 시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로봇 컨소시엄은 제작년과 작년에 각각 일본 AIST, 유럽연합 BRICS 등 관련 연구소와 협력 MOU도 체결해 글로벌 로봇 앱스토어 구축을 추진했다.

■지경부, RT부품기술로 선진국 도약

지경부는 그동안 기술개발 성과를 바탕으로 전략적 기술개발을 통해 우리 로봇기술이 2018년까지 세계 선도국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속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지난달 위기관리대책회의에 상정해 발표된 ‘서비스로봇 산업 발전 전략’에 따라 RT 융합 상용화 제품과 로봇 핵심 부품․SoC 개발에 중점을 두고, 약 200억원의 신규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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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아직 국내에 뚜렷한 로봇 응용제품이 부족해 급성장 중인 글로벌 로봇 시장 선점을 위한 전략제품 개발이 시급하고, 구동기, 센서 등 로봇 핵심부품의 해외의존도도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지경부는 작년 10월부터 산․학․연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로봇 R&D 과제 기획위원회를 운영해 총 14개의 금년도 R&D 신규 기획 대상과제를 잠정 발굴한 바 있으며 오는 4월경 ‘2011년 로봇 R&D 추진계획’ 발표시 최종 지원 과제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후 주관기관을 공모방식을 통해 선정할 계획이다.